[한국수의인물사전 76] 탁월한 광견병·돼지열병 연구 업적 `이현수`

등록 : 2020.10.22 16:49:11   수정 : 2020.10.22 16:49:13 데일리벳 관리자

한국수의인물사전 76. 이현수(李鉉洙, 1918~1985). 일본 기타사토연구소 근무, 한국행 귀국선에서 콜레라 방역, 가축위생연구소 세균과장·병독과장·소장직무대리.

호는 융격(隆格)이고 1918년 6월 13일 경상남도 사천군 용현면에서 출생하였다. 부모가 일찍 일본으로 건너갔기에 소학교, 고등소학교를 일본에서 다녔다.

도쿄수의학교를 졸업(1938. 3. 27.)한 후 일본 기타사토[北里]연구소에서 근무(1938. 4. 5.~1943. 9. 30.)하던 중 일본군에 징집(1943. 10. 26.~1945. 9. 30.)되어 남방 전선 지역에 있는 베트남 사이공연구소에 배치됐다가 해방을 맞았다.

기타사토연구소(창립자 北里紫三郞)는 기타사토재단이 운영하는 일본 유수의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였다. 일본수의사회연구소는 일본수의사회가 경영하는 연구소였다. 기타사토연구소는 민수용으로 돼지열병 예방약과 혈청, 돈단독 예방약을 생산해 판매하였다. 그러나 축사 시설과 인력이 많았던 관계로 전쟁 중에는 군납용 예방약과 혈청(탄저, 광견병 예방약 및 면역혈청 등)을 제조하여 일본수의사회연구소에 납품하면 거기서 이를 육군성에 납품하였다. 그래서 기타사토연구소의 연구원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수의사회연구소 직원을 겸하였다.

해방을 사이공연구소에서 맞아서 연합군의 지시에 따라 가족이 있는 일본이 아닌 한국행 귀국선을 타고 왔다. 당시 귀국선의 지휘관은 김정렬(나중에 공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 역임)이었고 그는 분대장 중 한 사람이었다. 배가 부산에 가까워질 무렵 콜레라가 발생하여 혼란과 공포에 휩싸였다. 남방에서 콜레라 방역 경험이 있었던 그는 김정렬에게 ‘엄격한 통제와 격리’, ‘개인별 식기와 수저 사용’, ‘생수 및 생식 엄금’을 건의하여 콜레라가 수습되었다. 과단성과 통솔력 있는 지휘관과 방역 경험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진주공립농림학교(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유(현재의 정교사, 1946. 6. 20.~1947. 4. 30.)를 거쳐 국립가축위생연구소(부산)로 자리를 옮겼다. 본소 세균과에서 근무하던 중 가축위생연구소 안양지소 계역과장(전시에는 지소도 본소에 있었음)을 겸하기도 하였으며 전시연합대학에서 수학하여 1954년 3월 28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세균과장(1958. 4.~1961. 9.), 병독과장(1961. 10.~1967. 4.), 세균과장(1967. 4.~1976. 7.)을 거치며 소장직무대리까지 하였으나 소장에 오르지는 못하여 그와 가까운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였다. 「축우의 미야가와넬라(Miyagawanella) 병에 관한 연구」로 일본 아자부[麻布] 수의과대학 대학원에서 수의학 박사(1972. 9.) 학위를 받았다.

가축위생연구소에서 30년 동안 광견병과 돼지열병에 관한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남겼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자녀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였다. 가끔 귀국하면 고향인 진주와 가축위생연구소를 꼭 들렀는데 그때마다 절친한 친구인 김영한, 형성해를 만나 우정을 나누었다. 당시에는 숙박 시설이 여의치 않기도 했거니와 친구 집에 머물면서 오랜 교분과 정담을 나누었다.

한번은 가축위생연구소를 방문했다가 “요즘은 예산 부족으로 외국 학술 잡지 구독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는 내가 연구소를 방문한 기념으로 조그마한 선물을 하고 가겠다.”며 외국 잡지 2종의 연간 구독료를 기증하였다. 그가 얼마나 연구소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1985년 11월 10일 미국 필라델피아 자택에서 67년 5개월의 생애를 마쳤다.

영원한 친구 김영한은 자신의 회고록 『축산과 함께 걸어온 50년』에서 다음의 글을 남겼다.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을 거요. 당신이 걸어간 평범하고도 성실했던 한 수의사의 인생과 인품을 이 나라의 많은 수의사들은 오래오래 기억할 겁니다.” 글쓴이_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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