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의 건강검진, 고래 부검’ 체계화 위해 수의사들 모였다

대한수의사회 고래질병특위 출범..수족관 수의사에 실험실 검사 전문가도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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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류의 부검·연구를 체계화하기 위해 수의사들이 모였다.

대한수의사회 고래질병특별위원회(위원장 이영란)가 25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위촉식을 겸한 첫 회의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특위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고래류에 대해 부검을 포함한 수의학적 연구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해양포유류에 전문성을 갖춘 수의사를 늘려 향후 가칭 고래수의사회가 출범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

2020년 제주 한림항에서 진행된 참고래 부검 현장.
이 때도 별도의 시설이 없어 항구 옆 천막에서 부검이 진행됐다.
(사진 : 이영란)

고래질병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영란 수의사는 고래연구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세계자연기금 한국 해양보전팀장을 거쳐 현재 해양보전시민단체 플랜오션의 대표를 맡고 있다.

현직에서 해양포유류들을 돌보고 있는 송승빈(거제씨월드), 홍원희(한화아쿠아플라넷) 수의사도 특위에 참여했다.

특위의 첫 번째 목표는 고래류에 대한 부검연구 체계화다. 상괭이보전컨퍼런스를 열어 학술을 교류하거나 해양포유류에 대한 연구과제가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고래류에 대한 부검연구 기반은 열악하다. 인력은 물론 부검 장소를 섭외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특위에는 직접 고래류를 돌보거나 부검할 수 있는 수의사 인력 외에도 세균, 바이러스, 병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임상병리나 CT촬영 등을 돕기 위해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진료진도 이름을 올렸다.

부검 및 육안검사 뿐만 아니라 미생물·조직병리·임상병리·영상의학적 진단으로 부검연구를 체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영란 위원장은 “해양포유류 부검·연구에 전문적인 역량을 향상시키고, 고래류에 관심 있는 수의사들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고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단순히 식용 혹은 사육전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해양 생태계를 연구하기 위한 핵심종으로서 고래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기존의 생태학적 연구 외에도 고래가 걸리는 질병을 수의학적으로 연구하면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가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영란 위원장은 “고래류, 해양생태계 관련 법·정책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관심있는 수의사 분들의 참여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5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고래질병특위 1차 회의
(사진 : 대한수의사회)

대한수의사회 고래질병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영란(플랜오션) 위원 김선민·김수종(충북대), 이상원·이동훈(건국대), 이성빈·이영민(서울대), 송승빈(거제씨월드), 홍원희(한화아쿠아플라넷), 신경인·박정훈(웨스턴동물의료센터), 김동후(고강동물병원)

‘해양생태계의 건강검진, 고래 부검’ 체계화 위해 수의사들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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