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 `약사회, 처방대상 확대 악질적 방해‥동물만 고통`

'코로나19에 날치기 주장? 음모론자 떠올라'..동물의료체계 확립에 협조하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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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동물용 항생제, 반려동물 백신을 포함한 처방대상 동물약 확대 지정에 반대하는 약사회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금품까지 동원한 악질적 방해공작으로 인해 처방대상 확대가 지연되면서, 무분별하게 약품에 노출되는 동물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수는 22일 성명을 내고 “약국에서 임의로 구입한 약품만 믿다가 건강이 악화돼 내원하는 동물 환자가 적지 않다. 동물들의 그 고통은 누가 책임지고 있는지 약사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용 항생제 전(全)성분과 반려동물용 백신을 포함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6일 행정예고했다.

여기에 반려견에서 주로 사용되는 4종 종합백신이 포함되면서 약사들의 반대가 커지고 있다. 지금은 약국에서 4종백신과 주사기를 보호자에게 마음대로 팔 수 있지만, 처방대상으로 지정되면 수의사 처방없이는 판매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대수는 “약사회의 악질적인 방해공작으로 고시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수의사의 진료·처방없이 무분별하게 약품에 노출되는 동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국에서 구입한 의약품으로 자가진료를 하다 부작용을 겪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악화된 동물환자들은 결국 동물병원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호자가 백신을 자가접종하다가 부작용을 겪은 사례는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 보고된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들. 접종 부위의 화농이 외과 수술로 이어지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기도 했다.
본지 ‘동물 자가진료 부작용 공유센터’에 보고된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부작용들.
접종 부위의 화농이 외과 수술로 이어지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하기도 했다.

대수는 “(약사회는) 인체용 백신도 접종 대상자의 결심으로 접종한다는 해괴한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약사들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동물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핑계삼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독단적으로 처방대상을 확대한다는 약사들의 주장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수는 “동물약품을 관리하는 검역본부에서 충분히 검토한 처방대상 품목을 두고 다시 학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약사회는 스스로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약사가) ’아무 약이나 싸게 팔아서 더 많이 투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의료에 무지한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되고 있는 4종백신에 대해서도 이미 2017년에 약사회 의견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처방대상으로 지정키로 한 품목이라고 선을 그었다. 처방대상 지정과 관련한 검토에서 약사회가 배제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물약국협회가 기프티콘을 경품으로 내걸고 고시개정 반대의견을 모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약사 집단이 정부의 의견조회 절차를 악용해 금품 제공까지 약속하며 반대의견 제출을 독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반대하려면 합당한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정당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날치기로 처방대상을 확대하려 한다는 약사 측 주장도 반박했다. 고시 재검토 기한이 올해 7월까지로 임박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수는 “마치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정부가 추진시기를 조절한 것처럼 생각한다면, 골방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음모론자가 떠오른다”며 “약사회는 상상에서 나와 동물의료체계 확립과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처방대상 확대는) 올바른 동물약품 사용관리 등 의료체계를 확립해 동물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회 `약사회, 처방대상 확대 악질적 방해‥동물만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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