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경매장 단가 마리당 18만6천원..누렁이보다 진도개가 더 많아

동물권행동 카라, 한국 개식용 경매장과 도살장 실태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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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 경매장에서 유통되는 개의 경매단가가 마리당 18만6천원(구매금액 기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견종별로는 식용목적으로 만들어진 누렁이(도사 또는 도사혼종)보다도 다양한 유형의 진도개가 더 많았다.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들은 각종 감염병이 심각하고 사회화 정도가 낮아 입양까지 소요되는 비용도 컸다. 카라가 구조한 개 129마리의 치료·훈련·입양 등에 7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는 말복을 하루 앞둔 9일 ‘한국 개식용 경매장과 도살장 실태보고서’를 발간했다.

식용목적 누렁이보다 진도개 거래량이 더 많아

경매단가 마리당 평균 18만6천원

카라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경매장과 도내 도살장 4곳을 대상으로 경매거래와 도살 시설·운영 관련 실태를 조사했다. 아울러 도살장 4곳에서 구조한 개 129마리의 질병·사회화 정도를 조사하고 구조·치료·훈련·입양에 소요된 비용을 분석했다.

카라는 2022년 1월 행정처분으로 폐쇄된 파주 소재 경매장을 현장조사하면서 전표·원장 등 관련 문건을 확보,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거래 정보를 분석했다.

해당 3개월간 구매·판매 전표 1,485건을 분석한 결과 개 4,057마리가 구매됐고, 4,613마리가 판매됐다. 일부 원 자료 누락으로 구매-판매집계가 일치하지 않지만, 마리당 구매액은 평균 185,991원으로 나타났다.

경매장은 통상 개농장·도살장 등의 업주를 회원으로 하는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같은 기간 구매회원은 198명, 판매회원은 266명, 구매·판매를 동시에 진행한 회원은 59명으로 나타났다.

판매회원은 개농장주, 구매회원은 개를 도살해 사철탕집·건강원 등으로 납품하는 업자일 것으로 추정됐다.

견종별로는 식용목적의 누렁이(도사 또는 도사혼종)가 1,412마리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진도개나 그 혼종으로 볼 수 있는 백구·황구·검둥이·황검둥 등을 합치면 누렁이보다 더 많았다.

이를 두고 카라는 “천연기념물 진도에 대한 국가의 심각한 관리 부재와 태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불법 도살장에서 카라가 구조한 개들
(사진 : 동물권행동 카라)

구조된 개 90% 이상이 건강문제

사회화 정도 낮아 입양 어려운 경우도 절반 가량

보고서는 경기도 고양·의정부·여주시에 위치한 도살장 4곳의 열악한 시설·운영 실태를 담았다. 이들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 129마리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된 개들 129마리 중 90% 이상이 영양실조, 탈수, 중증 피부 결손을 포함한 각종 질환에 시달렸다.

수의사가 치아 상태를 평가해 추정한 연령은 평균 2세였지만, 4마리 중 1마리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상태였다. 홍역, 파보바이러스 등 반려견에서는 백신으로 대부분 예방되는 치명적 전염병에 걸린 개체도 10%로 파악됐다.

카라는 “심장사상충을 포함해 파보바이러스, 홍역 등 치사율이 높은 질환에 감염된 개체 46마리를 치료하는데 최소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사회화 현황을 조사한 점도 눈길을 끈다.

구조 직후 카라가 관리한 95마리를 격리기간(2주) 동안 조사한 결과 입양이 가능할 정도의 친화력을 보인 개체는 50마리에 그쳤다. 나머지 45마리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크거나 일부는 공격성까지 드러냈다.

 

감염병 검사·백신·중성화에 중증 치료, 사회화 훈련까지..

구조견 마리당 500만원 이상 소요

보고서는 카라가 도살장으로부터 개를 구조하고, 치료·훈련에 입양시키는데 소요한 실비를 산출해 제시했다.

구조된 개 129마리를 대상으로 초기 격리와 혈액검사·감염병 키트검사·기초 백신접종을 실시하는데만 4,500여만원이 들었다.

이중 심장사상충(37마리)·파보바이러스(2마리)·홍역(7마리)에 감염된 개들은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카라동물병원 치료 청구서를 기반으로 1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여기에 중성화수술, 사회화를 위한 훈련, 입양까지 소요되는 돌봄비용까지 3억원 이상이 추가로 들어간다.

이를 종합하면 구조 동물의 치료, 입양까지 마리당 최소 5백만원 이상 필요하다는 것이 카라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앞서 제시한 비용은 보수적으로 최소 비용을 산정한 것으로, (개식용 산업에서 구조된) 피학대 동물에 대한 치료·보호·입양 등 선순환을 구축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상당한 비용이 예상된다”고 명시했다.

카라는 이번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개식용 산업을 묵인하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각종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무위로 일관한 결과, 다수의 피학대동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시민이 먹는 ‘개고기’가 어떻게 유통돼 식탁에 오르는 지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묵인하는 사이 수많은 개가 심각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한편, 누군가는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다”면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가 빠르게 통과시키고, 정부는 개식용 산업 조기 종식의 당위성을 속히 받아들여 과감한 행정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개식용 경매장 단가 마리당 18만6천원..누렁이보다 진도개가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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