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용 사육곰, 태평양 건너 미국서 새 삶 찾는다

동물자유연대, 동해시 사육곰 농장서 22마리 구조..미국 생추어리로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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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구조된 사육곰(위)과 미국으로 운송될 크레이트(아래)
(사진 : 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가 강원도 동해시 농장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가 미국으로 간다. 국내에서 찾지 못한 생추어리를 미국에서 찾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오는 15일 이들 사육곰 22마리가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화물항공기 두 대가 동원될 만큼 큰 규모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시민단체가 구조해 미국으로 이주시키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원은 시민 후원을 바탕으로 동물자유연대와 미국 야생동물보호단체(TWAS, The Wild Animal Sanctuary)가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원활한 이주를 위해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충북대 수의대, 환경부 등과 긴밀히 협조한다.

사육곰들이 이주할 TWAS 생추어리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1980년 설립됐다. 1,200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사자, 호랑이, 곰, 표범, 늑대 등 구조된 육식동물 600마리 이상을 보호하고 있다.

국내 야생동물의 미국 이민은 처음이 아니다. TWAS 생추어리는 지난 2018년에도 동물자유연대의 요청을 받아 어린이대공원에 있던 사자 가족 3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사육곰들이 미국으로 떠나면 해당 농장은 영구히 폐쇄된다. 지난 1월 환경부와 사육곰협회, 동물보호단체 등이 맺은 2026 사육곰 종식 협약 후 첫 성공사례가 되는 셈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남은 사육곰은 약 360마리다. 2025년까지 농가가 자율적으로 처분하고, 남은 곰들은 순차적으로 보호시설에 이송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구례, 서천에서 준비 중인 보호시설의 규모는 130여마리 정도로, 남아 있는 곰 숫자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번 구호활동은 사육곰 22마리가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살 수 있게 된 첫 사례”라며 “남은 사육곰들이 생태적인 삶을 누릴 터전을 국내에 만들게 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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