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유전자 편집 기술, 질병 없는 동물 만들어낼까

수의정책포럼, 장구 서울대 교수 초청..유전공학 발전동향과 수의학적 활용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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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이 질병 치료의 새로운 무기가 될 전망이다.

질병과 연관된 유전자를 직접 조작함으로써 악성 전염병에 아예 걸리지 않는 가축을 만들어내거나, 품종 반려동물의 유전병을 치료한다는 것.

가축에 사람 유전자를 삽입하여 유용한 치료물질이 함유된 우유나 달걀을 생산하는 등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94차 수의정책포럼은 장구 서울대 교수를 초청, 최신 유전자 편집기술과 수의학적 활용 전망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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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 서울대 수의대 교수

`우유로 의약품 만든다`..유전자 편집 형질전환 동물 연구 확대

이날 장구 교수는 “더욱 정교해진 유전자 편집기술을 동물에 활용하여 질병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수의학계의 관심을 당부했다.

원하는 유전자를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이 보급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 해당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약 1천건 이상의 관련 논문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분야는 의생명과학. 사람의 유전자를 삽입한 유전자변형(GM) 가축에서 유용한 물질이 함유된 축산물을 만들어내거나, 보다 간편하게 질병모델 유전자변형마우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 GTC사가 GM염소의 젖으로 항응고제를 생산, 미국 FDA의 승인을 얻은 후 지난해에는 GM닭의 달걀로 생산하는 라이소자임 제제가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다.

장구 교수도 현재 사람 유전자를 삽입한 형질전환 소 생산에 성공하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병 없는 품종견, 전염병 없는 가축..유전자 조작 연구 사회적 공감대 논의해야

이와 함께 유전자 편집 기술은 동물질병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질병 발생과 연관된 단백질을 생산할 수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내성 관련 유전자를 삽입함으로써 질병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진은 특정 종류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에 내성을 가진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했다고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誌에 발표했다.

PRRS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된 대식세포 표면 CD163 단백질을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해 제거한 결과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리지 않는 멧돼지의 유전자를 가축 돼지에 삽입하거나, 결핵에 걸리지 않는 소, 고능력이면서도 뿔이 없는 젖소를 만드는 등 연구 방향도 다양하다.

특히 인공수정을 통한 종개량 및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산업동물의 경우, 연구가 실용화되면 보급속도도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질병에 강한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 외에도 특정 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국국립보건원(NIH)는 올해 6월 CRISPR/Cas9 기술을 활용한 백혈병 치료의 임상실험을 허가했다.

장구 교수는 “품종 반려동물의 유전병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소모성 질병에 걸리지 않는 가축 종개량 등에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며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유전공학 임상실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유전자 연구의 윤리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장 교수는 “유전공학에 대한 과학자와 일반시민의 온도차가 극명하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도 유전자 편집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필요하지만, 시민들도 막연한 비과학적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사이언스지가 미국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알아야 할 5대 과학이슈 중 하나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꼽은 것은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인식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면 혼란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과학계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소통과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첨단 유전자 편집 기술, 질병 없는 동물 만들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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