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D와 갑기항 동시에 가진 고양이, 이렇게 관리해야
데크라코리아, 유현진 닥터캣고양이병원 원장 초청 웨비나 개최

갑상샘기능항진증과 만성신장질환(CKD)을 동시에 가진 고양이 환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전문기업 데크라(Dechra)의 한국지사 데크라 코리아가 ‘고양이 동반질환 관리’를 조명하는 포러스원 웨비나를 16일(목) 밤 9시에 개최했다.
아이해듀를 통해 무료로 진행된 이날 웨비나에서는 유현진 닥터캣고양이병원 원장이 강사로 나섰다.
유현진 원장에 따르면, 최근 반려묘 수명이 증가하면서 병발질환(복합질환, 동반질환)을 가진 고양이 환자(feline comorbidity)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만성신장질환(CKD),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 심부전, 관절질환, 치주질환 등이 동반해서 발생할 수 있는데, CKD와 갑상샘항진증(갑기항)이 동시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유 원장은 우선, 갑기항과 CKD 각각의 임상증상, 진단, 치료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노령 고양이 내분비질환 중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은 갑상샘기능항진증이다(2위 당뇨). 미국에서는 10살 이상 고양이의 10% 정도가 갑기항 진단을 받는다. 갑기항 환자의 98%는 갑상샘조직이 양성으로 비대해지지만, 드물게 악성종양(Carcinoma)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약 2%).
갑기항의 치료법은 약물치료, 방사성동위원소치료(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갑상샘절제), 요오드 제한 처방식(y/d) 크게 4가지가 있다.
유현진 원장은 4가지 치료 방법의 장단점을 소개했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2곳(충북대동물병원,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데, 유 원장은 실제 케이스를 바탕으로 어떤 환자에게 치료가 추천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강의했다.
“태아 기형 유발 가능한 메티마졸…취급 시 주의해야”
“고양이 갑기항 환자에게는 수의사·보호자 안전 위해 고양이용 펠리마졸이 적합”
약물치료에 대해서는 안전상 주의할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갑상샘기능항진증 치료제인 메티마졸(methimazole)은 태아의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Teratogenic).
유 원장은 “개인적으로 갑기항 고양이 환자 치료 시 약물로 펠리마졸만 쓴다”며 “이유는 사람(보호자, 수의사)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티마졸이 기형 유발 부작용이 있으므로, 수의사가 여성이거나 보호자가 여성인 경우, 혹은 가족 구성원 중에 가임기 여성이 있는 경우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티마졸 성분이 태반을 통과하고 모유로도 배출되기 때문에 태아나 어린아이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 메티마졸을 깨거나 부수는 행위는 권장되지 않는다.
반면, 유럽 최초로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받은 데크라의 펠리마졸(Felimazole)은 특수 코팅이 더해져 안전하고, 적은 용량(2.5mg)이기 때문에 약을 부수거나 깰 일이 거의 없다.
유현진 원장은 펠리마졸의 국내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메티마졸을 사용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5mg 타블릿을 자르면서 마스크와 장갑을 철저히 착용했었다고 한다.
유 원장은 “펠리마졸 공급이 재개된 이후 메티마졸을 처방하던 개체도 전부 펠리마졸로 전환했다”며 현재 고양이 갑기항 환자에게 전부 펠리마졸을 처방한다고 전했다. 보호자에게도 “사람의 안전을 위해 펠리마졸을 처방한다”고 설명한다.

“CKD 환자 관리 시 중요한 건 삶의 질 유지”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도 중요해”
“포러스원은 하루 1번 투약(sid)으로 보호자 삶의 질에 도움”
만성신장질환(CKD)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IRIS stage와 SDMA, FGF23, Urine Cystatin B 등 신장질환 조기진단 마커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유현진 원장은 “CKD는 치료가 아니라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향상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라며 “CKD 환자를 오랫동안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소화기 유래 요독소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gut-kidney axis에 의해 신장에 변화가 생기면 소화기 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총)에 영향을 주고,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dysbiosis, 장내미생물총 불균형)이 생긴다.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은 Indoxyl sulfate(IS) 같은 소화기 유래 요독소 생성으로 이어지고, 이 독소들이 혈류를 통해 신장에 영향을 미쳐 CKD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에 따라, CKD 환자의 요독소를 배출하면 환자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데, 이때 요독소 흡착제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구형흡착탄으로 크레메진, 레나메진이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데크라의 고양이용 구형흡착탄 ‘포러스원’을 선택하는 수의사가 늘고 있다. 직경이 0.1~0.3mm 수준으로 작고, 기호성이 높아 고양이들이 잘 먹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일 1포만 급여(sid)하면 되어 편리하다.
유 원장은 “CKD 고양이 관리 시 환자의 삶의 질과 함께 보호자의 삶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며 “포러스원은 sid(1일 1포) 복용이기 때문에 보호자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구형흡착탄은 다른 약과 1~2시간 간격을 두고 투약하는 게 추천된다. 만약, 약을 먹는 고양이 환자에게 하루에 2번 구형흡착탄을 먹여야 한다면, 보호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약을 먹이고 1~2시간이 지난 뒤 구형흡착탄을 주고 출근해야 한다. 퇴근 후에도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
반면 포러스원은 하루에 1번만 복용해도 되기 때문에 보호자의 삶의 질에 도움이 된다. 실제 포러스원에 대한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단독으로 급여해도 되고, 데크라의 저칼로리 투여 보조제인 ‘애드원(ADD ONE)’과 함께 급여할 수도 있다. 아픈 고양이에게는 간식을 주지 못해 아쉬워하는 보호자들도 있는데, 기호성이 높은 애드원을 간식처럼 주는 방법도 추천된다.
“고양이 동반질환, 모든 질환 관리에 신경 써야”
“갑기항 진단 시 가려진 CKD 가능성 반드시 설명 필요”
유현진 원장은 “고양이의 동반질환(병발질환)은 모두 잘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 원장은 “동반질환 관리를 할 때는 가장 심각한 증상에 대한 관리에 먼저 집중하되,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 동시에 투약하면 안 되는 약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기항과 CKD가 함께 있는 고양이의 경우, 갑기항 진단·치료를 시작할 때 숨겨진 CKD가 있을 수 있고, CKD가 추후 드러날 수 있다(unmasking CKD)는 점을 꼭 보호자에게 미리 설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미리 알리지 않으면, 갑기항 치료를 하다가 CKD가 발생했다고 보호자가 오해할 수 있다.
유현진 원장은 삶의 질 고려를 재차 강조하면서 “환자, 보호자, 수의사의 삶의 질을 모두 고려해 고양이 동반질환 관리를 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