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시험 거친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첫 탄생

배현아 수의사 등 4명에게 전문의 자격증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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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일) 열린 2022년 한국임상수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1회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자격증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지난 7월 열린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4명의 수의사에게 전문의 자격증이 전달됐다.

왼쪽부터) 윤영민 수의내과전문의위원장, 배현아 전문의

배현아 수의사, 김학현 교수, 송우진 교수, 송중현 교수 전문의 자격 취득

한국수의내과전문의(DKCVIM) 제도는 지난 2017년 시작됐다.

2017년 5월 20일 임상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수의내과전문의제도 창립총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미국수의내과전문의(DACVIM)이자 유럽수의내과전문의(DECVIM)인 케네스 심슨(Kenneth W. Simpson)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한국수의내과전문의 Grand father)가 내과전문의 실무위원회에서 마련한 기준을 만족시킨 전국 수의과대학 교수 19명에게 디팩토 전문의(de facto, ‘사실상의 전문의’) 인증서를 수여했다.

이후 2019년 7월에 첫 번째 전공의(resident) 모집이 진행됐다. 1기 수의내과전문의 전공의 7명은 그해 9월부터 3년의 수련 과정을 시작했다. 2020년에 3명, 2021년에 4명이 지원해서 현재까지 전공의 과정에 지원한 수의사는 총 11명이다.

제1차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시험은 올해 7월 29일 서울대 수의대에서 진행됐다. 1기 전공의들의 수료를 앞두고 첫 시험이 진행된 것이다.

까다로운 시험 응시조건에 시험 난이도도 어려워

1기 전공의 중 1명만 시험응시 조건 만족…“학위 과정 병행 어려울 정도로 과정 힘들어”

전공의는 3년간 임상·연구를 포함한 응시자격 조건을 만족해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3년(156주)간 초·재진을 포함해 최소 2천건의 진료를 봐야 하는데, 2천건의 진료기록(case log)을 모두 제출해야 한다. 심장, 신경, 종양, 응급 케이스가 각 100건 이상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최소 80시간의 저널 클럽, 2회 이상의 학회 구두발표, 2편 이상의 논문 발표(SCIE 이상 최소 1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저널 클럽은 충족시킨 케이스에 대한 디스커션인데, 케이스 숫자만 채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저널 클럽까지 해야 해서 까다롭다. 여기에 수련 기간 동안 영상의학 등 타 진료과목의 로테이션도 진행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시험에 응시한 1기 전공의는 단 1명(배현아)이었다.

7명의 1기 전공의 중 2명은 수의과대학 교수로 임용됐고, 나머지 5명 중 1명(배현아)만 기간 내에 과정을 마친 것이다. 그만큼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시험 응시조건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컬에서 3년의 임상 경험을 갖추고 경상국립대 대학원에 진학한 배현아 수의사도 전문의과정에만 매달릴 정도로 어려웠다고 한다.

제1차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시험에는 배현아 수의사(경상국립대 수의내과학교실)와 함께 최근 수의대 내과 교수로 임용된 신임 교수 3명(충북대 김학현 교수, 제주대 송우진 교수, 충남대 송중현 교수)이 응시했다.

수의내과전문의위원회는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신규 임용된 내과 교수에게 디팩토 전문의 자격을 주는 대신 전문의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4명의 응시자는 모두 시험에 합격했고, 총 5년간 자격을 인정받았다(2022년 9월 1일~2027년 8월 31일). 한국수의내과전문의는 5년마다 자격갱신을 해야 한다.

정식으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시험에 응시한 배현아 수의사가 1호 한국수의내과전문의가 됐으며, 교수 응시자 3명은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2~4호 전문의가 됐다.

1~4호 한국수의내과전문의와 전국 수의내과학 교수진

한편, 7월 진행된 전문의 시험의 난이도는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기시험 3과목(에세이·저널·증례)과 구술 면접으로 진행됐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험이 이어졌다. 에세이는 5문항의 서술형으로, 저널과 증례는 150~200문항의 주관식 시험으로 출제됐다.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JVIM) 등 주요 5대 저널의 최근 3년간 출판된 논문 전체가 시험 범위였다.

심장, 신장, 신경, 소화기계 등 11개 영역별로 시험이 출제됐는데, 시험 범위도 넓고 문항수도 많은 데다가 난이도까지 높았다.

제1호 한국수의내과전문의가 된 배현아 수의사는 “전문의 시험응시 기준부터 너무 까다로웠고 시험 자체도 어려웠다”며 “전문의 준비·시험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박사 논문·졸업 준비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의과정이 처음이다 보니 제한적인 정보로 준비하기가 어려웠는데, 2~3기 선생님들이 공부할 때는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박사후연구원 등 공부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내과전문의위원장인 제주대 윤영민 교수는 “힘든 과정을 거치고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전문의에게 축하를 드린다”며 “(수의내과전문의제도의) 부족한 부분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식 시험 거친 한국수의내과전문의 첫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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