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④] 퇴직금 중간정산은 언제 가능할까

등록 : 2016.10.04 11:17:42   수정 : 2017.01.12 12:35:41 데일리벳 관리자

160625 kgs profile3

동물병원 원장K는 며칠 전 직원L로 부터 “개인적인 사정으로 목돈이 급하게 필요하니 그 동안 일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정산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다.

흔쾌히 ‘알겠다’고 대답한 K원장은 그날 저녁 지역 원장들과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고민에 빠졌다. 동료 원장들이 “법이 바뀌어 이젠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주면 안 된다”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원장K는 직원L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주어도 괜찮을까?

*   *   *   *

‘퇴직금중간정산제도’란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을 퇴직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당겨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2012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이 개정됨에 따라 특정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그러나 실제 많은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법 개정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종종 퇴직금을 중간정산 하여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퇴법 개정 전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근로자의 요구’와 ‘사용자의 승인’만 있으면 중간정산이 가능했다.

중간정산 받은 퇴직금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많았다.

많은 근로자가 개인투자 목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제도를 활용했다가 투자 실패로 퇴직금을 허무하게 소진하는 등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퇴직금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던 것이다.

그에 따라 근로자의 노후 생활자금을 좀 더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써 특정한 법정사유를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할 수 있도록 근퇴법이 개정된 것이다.

 

근퇴법은 제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한다.

1.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2.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목적으로 전세금 또는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단, 당해 사업장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

3. 근로자 본인,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의 질병 또는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요양하는 경우

4. 최근 5년 이내 근로자가 파산선고를 받거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5.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여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6.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 사유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려면 위 법정사유가 존재해야 한다. 아울러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고자 하는 근로자의 신청과 그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관련서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직원이 무주택자의 전세금 부담으로 인하여 중간정산을 하는 경우, 원장은 퇴직금중간정산신청서, 전세계약서 사본, 전세금 지급영수증 등을 직원에게 지급받아 보관해 두어야 한다.

사실 근로자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에 사용자가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와 요건, 신청절차 등에 대한 합리적인 내부기준을 마련하여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노사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대상기간은 중간정산 시점을 기준으로 기왕에 근로를 제공하는 기간에 해당된다. 향후 근속하게 될 기간은 해당되지 않는다.

근속기간 1년 미만자는 법정 퇴직금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애초에 중간정산 대상자가 될 수 없다.

또한 법정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금을 중간정산 할 경우, 이는 법적으로 퇴직금 지급이 무효가 된다(다만 중간정산 제한조항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사용자가 법을 위반한 중간정산 행위에 대해 따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만약 근로자가 중간정산 이후 얼마간 더 근무하다가 퇴직했을 때, 이미 중간정산 받은 기간까지 포함한 전체 근속기간에 대해 퇴직금을 다시 청구한다면, 사용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전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간정산 하여 지급했던 금액을 돌려받으려면 부당이득반환소송을 따로 제기해야 한다.

*   *   *   *

상기 사례의 경우 원장K는 직원L에게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기를 원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만약 주택구입 등의 법정사유로 인하여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라면 퇴직금 중간정산을 승낙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법정사유가 아닌 신용카드대금 결제 등의 개인적인 사유로 인하여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라면 퇴직금을 중간정산 하는 것은 법위반에 해당한다.

[김건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 지난 칼럼 보러 가기

170111 kgs profile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