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의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광견병과 항체검사법|천두성

ELISA 항체검사는 백신 후 면역형성 확인용..국가간 이동시 중화항체검사 필수

등록 : 2022.04.22 05:36:07   수정 : 2022.04.20 11:39:17 데일리벳 관리자

코로나19 유행으로 급감했던 해외여행이 최근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을 동반한 해외여행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동반한 해외출입국의 검역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광견병 항체검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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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인수공통감염병, 매년 전세계 59,000명 사망

광견병(rabies)은 오랜 세월동안 사람과 함께 존재해온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다.

대부분 온혈동물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동물과 사람에서 모두 치명적인 임상증상을 유발한다. 사람에서는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동물에서는 제2종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광견병에 걸린 사람은 물 마시는 것을 무서워하는 증상을 보인다. 그래서 “공수병(Hydrophobia)”이라고도 불린다.

광견병은 신경친화성 바이러스다. 교상 등으로 침입한 부위에서 신경세포를 따라 뇌에 있는 중추신경계로 서서히 이행한다. 이후 증식하여 임상적인 증상을 유발하고, 사람이나 동물이 죽음에 이르게 한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59,000명 이상이 광견병으로 사망한다.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다.

여우, 코요테, 늑대, 너구리, 스컹크, 박쥐, 몽구스, 자칼, 야생들개, 야생고양이 등 전세계의 다양한 야생동물이 광견병에 감염된다. 사람은 주로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리거나, 드물게 야생동물에 물려 감염된다.

 

1907년 국내 첫 기록..2014년 이후 발생 없어

국내에서는 1907년에 광견병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고려 중기 한의서에 광견병 치료법이 기술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보다 훨씬 옛날부터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에서 매년 발생하던 광견병은 1985년부터 92년까지 발생이 없다가 1993년 경기도 철원에서 재발했다. 이후 경기·강원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야생 너구리가 감염돼 개·고양이·소 등에 전파시키는 양상을 보인다.

다행히 2013년 2월 경기도 화성에서 광견병 발생이 포착된 후 현재까지 가축·야생동물에서의 발생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 : OIE Terrestrial Animal Health Code)

항체검사는 면역 확인 용도..중화항체역가 측정

동물 국가간 이동시 중화항체가 검사 요구

광견병은 백신접종에 의한 면역획득으로 거의 완벽하게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에 물렸을 경우에도 백신과 항혈청제제를 즉시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광견병 항원검사는 광견병 의심 동물의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 실시된다. 반드시 동물을 안락사한 후 뇌조직에서 바이러스 항원이나 유전자를 확인해야 한다.

반면 광견병 항체검사는 광견병 감염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광견병 백신접종 이후 면역형성 유무와 방어면역 수준을 확인하는 검사다.

광견병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면역 수준은 다른 질병에 비해 잘 정의되어 있다.

체내에 침입한 광견병 바이러스는 외피(envelope)의 당단백질(glycoprotein)이 숙주세포에 부착하여 세포내로 침입한다. 해당 당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있으면 세포 부착을 차단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항체를 바이러스 중화항체(virus neutralizing antibody, VNA)라고 하며, 광견병 바이러스의 방어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

광견병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화항체의 역가가 0.5 international unit(IU)/ml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때문에 국가간 동물 이동시 광견병 백신접종 기록뿐만 아니라 중화항체역가 검사결과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나라가 많다.

더구나 광견병 중화항체검사 결과도 매년 국제광견병표준진단실(ANSES-Nancy Laboratory) 인증평가를 통과한 실험실에서 검사한 성적만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제도는 1999년 유럽공동체 국가들에서 광견병 근절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가 현재에는 거의 전세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농림축산검역본부와 3개의 동물약품제조회사가 국제공인 광견병 중화항체검사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광견병 중화항체검사법으로 형광항체바이러스중화검사법(fluorescent antibody virus neutralization test, FAVNT)과 신속형광집락억제검사법(rapid fluorescent focus inhibition test, RFFIT)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OIE는 국가 간의 동물의 이동시에는 광견병 중화항체가의 진단을 위해 FAVNT와 RFFIT만을 사용하여 검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LISA 간편하지만..정식 허가 제품 사용해야

하지만 이러한 중화항체검사법은 살아있는 바이러스와 세포를 사용하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보다 많은 시료를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효소면역측정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도 사용될 수 있다. 이때 ELISA 결과와 중화항체역가의 일치율이 높은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

즉 국가간 동물 이동이 아닌 광견병 항체가 검사에는 중화항체시험법 대신 ELISA 등 간편한 실험실 진단법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 반드시 중화항체시험법과 일치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동물용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한 ELISA kit를 사용해야 한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용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진단용 키트는 2개의 수입제품 뿐인 것으로 확인된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단기관에서는 반드시 국가기관에서 허가받은 광견병 항체키트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방접종 히스토리를 잘 알지 못하거나, 예방접종 후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지 않은 일부 경우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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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의 동물의 이동과 관련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개나 고양이는 선적 30일에서 24개월 사이에 광견병 국제공인검사기관을 통해서 광견병중화항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 중화항체가 최소 0.5IU/ml 이상임을 확인받은 검역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 광견병 비발생지역이거나, 생후 90일 미만인 동물에게는 요구되지 않는다.

광견병 중화항체검사 성적을 요구하는 나라로 나가는 개나 고양이도 동일하게 검사 결과를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국가간 여행이나 이동이 많이 감소한 현재의 상황을 배제하면 매년 외국으로 나가는 반려동물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동반한 첫 해외 여행이라면 생소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검역절차를 잘 숙지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특히 광견병 항체검사는 거의 필수사항이다. 광견병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국제공인검사기관에서 받은 항체검사 결과서도 철저히 준비해야 출국 시 당황하지 않고 편안한 여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천두성 박사(팝애니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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