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SFM 컨퍼런스 위해 내한하는 세계적인 고양이 학자 `토니 버핑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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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하부요로계질환과 관련하여 MEMO(Multimodal environmental modification), 판도라 증후군(Pandora Syndrome)이라는 명칭을 명명할 정도로 유명한 고양이 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토니 버핑턴(Tony Buffington) 교수입니다.

토니 버핑턴 교수는 3월 25일(일) 개최되는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컨퍼런스에서 ‘고양이 영양학과 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스트레스’를 주제로 강의할 예정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이번 강의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토니 버핑턴 교수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기쁜가요?

물론입니다. 

저는 항상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고 저의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즐겨왔습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올림픽 때문에 많이 보도되어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Q.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양이 학자인데, 어떻게 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저는 1950년대에 캘리포니아 중앙 계곡에 있는 앵거스 소 목장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제 삶은 항상 동물들과 함께였죠.

1968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의 해안 경비대에서 근무한 뒤 UC 데이비스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거기서 짐 모리스(Jim Morris)와 퀸튼 로저스(Quinton Rogers)교수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당시 고양이의 아미노산 요구(requirement)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죠.

저도 1974년에 그들의 고양이 연구를 돕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우리는 1000마리로 구성된 고양이 군집(colony)을 연구했습니다.

이후 1977년에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처음에는 산업동물용 의약품에 관심이 있었는데, 1981년 졸업할 때가 되자 점차 소보다 고양이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결국 다시 고양이 군집(colony)으로 돌아가서 고양이 연구를 하며 석사(1982년), 박사(1988년)학위를 받았습니다(제가 졸업할 당시 소 분야에서 수의사의 일자리가 적었던 것도 제 진로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항상 고양이들의 독립성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고양이 보호자들이 ‘고양이 어떤 동물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고양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들이 자신들의 고양이를 더 잘 이해하고 돌볼 수 있도록 우리 수의사들이 도움을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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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에서는 고양이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노령 반려견만큼 노령 반려묘가 많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어떤가요?

제 생각에 미국에서는 나이든 개와 나이든 고양이가 비슷하게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키운 고양이는 20살을 살았고, 그 전에 키우던 고양이는 21살까지 살았을 정도니까요.

Q.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교수로서 오랫동안 일했고, 현재는 모교인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을 돕고 있는데요, 학생들을 가르칠 때 특별한 방법이나 철학이 있나요?

네. 저는 1981년부터 1987년까지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 대학원을 다니며 조교로일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 교수로 합류했고, 2015년에 다시 캘리포니아와 UC 데이비스로 돌아와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이 매우 특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저는 학생들이 자신들 스스로 깨닫고 서로를 돕고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의대 학생들은 대부분 20~30대 성인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실질적인 경험을 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조언하고 지도하려고 하죠.

예를 들어,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임상 영양학(Clinical Nutrition)을 가르칠 때 저는 학생들에게 직접 비만 반려동물을 찾아내서 4개월 동안 관리하고 치료해보도록 했습니다(물론 제 감독 하에서). 그랬기 때문에 학생들은 환자들을 어떻게 다루고 보호자들과 어떻게 소통하는 지에 대한 경험을 스스로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영양학을 전공하셨는데, 수의대를 졸업 후 영양학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가 수의과대학을 입학하기 전부터 했던 것에 대한 연장이었고, 또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장학금을 제안받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수의사였기 때문에 로저스 교수는 저에게 영양학과 관련된 건강 문제를 주제로 연구할 것을 권유했고, 그래서 저는 고양이 비뇨기 질환(FUS, Feline Urologic Syndrome)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수의사들은 고양이의 만성적인 하부요로기 증상(chronic lower urinary tract signs (cLUTS))의 원인에 대해, 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음으로써 방광에 생긴 ‘스트루바이트 결석’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박사연구를 통해 마그네슘은 소변의 pH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 뒤로 많은 고양이 사료들의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기존에 생각했던 것이 cLUTS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Q. 아직까지 한국 수의과대학 중에서는 수의영양학이 주요 과목이 아닌 곳도 많은데요, 수의 임상에서 영양학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조언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제 배경에 편향되어 있지만(2010년 미국동물병원협회 영양 평가 가이드라인 위원회(AAHA Nutrition Assessment Guidelines Committee) 의장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영양학은 동물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AAHA 개, 고양이의 영양학적 평가 가이드라인(클릭)

임상 수의사라면 반드시 반려동물이 평생을 살면서 영양학적 요구가 변화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양 관련 문제를 인지하기 위한 간단한 영양평가 방법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동물 환자에게 합당한 식이요법이 무엇인지 조언하고 추천할 수 있어야 하죠.

현재 미국에는 수많은 반려동물 관련 식이요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feeding management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반려동물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가 동물의 건강과 웰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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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양이를 키울 때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데요, 다른 동물들에 비해 고양이에게 특별히 ‘환경’이 중요한 이유가 있나요?

고양이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 환경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돌보는 모든 동물에게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별히, 성장하는 어린 고양이들이 ‘자신의 환경이 위협적이지 않고 안전하며 흥미로운 곳이라고 인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고양이들에게 생리학적, 행동학적 이점으로 이어지거든요.

이런 환경의 중요성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똑같이 중요한데, 특히 고양이 보호자들은 고양이들이 사람을 포함한 다른 동물들보다 역사적으로 독립적인 진화를 거쳐 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이게 ‘환경풍부화(Environmental enrichment)’는 집단생활을 하는 조상을 가진 동물들의 환경 풍부화와는 의미가 다소 다릅니다.

Q. MEMO와 판도라 증후군의 명칭을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강의 전에 짧게 소개해주신다면.

판도라 증후군(Pandora Syndrome)은 고양이가 위협적인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비뇨기는 물론, 내분비, 위장관, 폐, 피부 그리고 행동학적 문제까지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는 MEMO(Multimodal environmental modification)에 잘 반응하는 어린 고양이들에게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을 위한 더 많은 설명과 자료가 여기(클릭) 있습니다.

제가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에 있을 때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간질성 방광염의 자연 발생 모델로 cLUTS를 연구하기 위한 기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간질성 방광염은 사람에게 만성골반통증증후군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당시에는 특별히 여성이 더 많이 통증을 느낀다고 생각되었죠.

우리는 그 기금을 cLUTS 때문에 고양이를 안락사 할 계획이었던 보호자들에게 연구 목적으로 고양이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하는 데 사용했고, 수년에 걸쳐 약 600마리의 고양이를 제공받아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대부분의 고양이들의 비뇨기 쪽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011년 판도라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제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수의내과학 저널에 게재된 논문(클릭).

우리는 또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고양이들의 생활환경이 LUTS 및 다른 증상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곧 고양이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한 관찰 결과였습니다.

MEMO 관련 게재 논문(클릭)

Q. 최근에는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네, 최근에 저희는 새끼 길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일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지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끼 길고양이들에게 더 나은 사료와 환경을 제공하고, 입양자들이 지속적으로 고양이들을 위해 좋은 생활환경을 제공해줌으로써 생애 초기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건강 문제와 행동적인 문제들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수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노력과 대화를 통해 한국의 고양이들과 보호자들의 삶이 개선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UC 데이비스 수의과대학에서 동물행동의학 과정 중인 김선아 수의사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선아 수의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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