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36] 정창수외과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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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으로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최근 출범한 정부 동물의료개선 TF의 과제에도 전문의 제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36번째 주인공은 ‘정창수외과동물병원’입니다.

정창수 원장은 서울대 수의대와 동 대학원 수의외과학 석사를 졸업하고, 일산동물의료원에서 10년 넘게 외과수술을 담당했습니다.

본인의 이름을 건 외과 특화 동물병원을 열고 제2의 도전을 시작한 정창수 원장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Q. 공통 질문이다. 어떻게 수의사가 됐나

솔직히 얘기하자면 특별히 수의사를 지망해서 수의대에 진학하지는 않았다. 점수에 맞춰 지원했던 것에 가깝다. 하지만 들어와서 공부하면서 수의학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

수의외과학을 배우면서는 주변에서 ‘외과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수의외과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Q. 외과가 적성에 맞았던 셈이다

졸업 후 ROTC로 군복무를 마치고 권오경 교수님의 제자로 수의외과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막상 오니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적성에 맞았다. 수술을 통해 환자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교정한다는 측면에 매력을 느꼈다.

석사 졸업 후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정형외과팀장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고 필드에 나왔다

 

Q. 곧장 큰 병원에 가지 않고 일선 동물병원으로 향했던 이력이 눈에 띈다

서울대 동물병원 팀장직을 마칠 때쯤 여러 큰 병원에서 외과 담당으로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소규모 일선 동물병원에서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래서 인천의 가정동물병원에서 4년여간 봉직수의사로 일했다. 외과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백신접종부터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진료를 봤다.

돌이켜보면 이때의 경험이 정말 소중하다. 대학원에서는 아무래도 외과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했던 반면, 가정동물병원에서 임상수의사로서의 전반적인 소양을 많이 닦을 수 있었다.

지금도 환자를 볼 때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수술을 할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 때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임상수의사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게 해준 기회였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Q. 그 이후에는 큰 병원에 오래 있었다

가정동물병원에서의 경험도 무척 소중했지만, 아무래도 외과 쪽에 좀더 심도 있는 진료·수술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일산동물의료원에 합류하게 됐다.

2011년에 합류해 2022년말까지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근무일에) 수술을 쉬는 날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연간 진료건수로는 3천여건, 수술로는 300여건 정도였다.

초반에는 일반외과 수술도 많이 했지만, 최근 5~6년 사이에는 정형신경외과에만 집중했다.

 

Q. 어떤 수술을 가장 많이 했나

종양 수술도 하고, 담낭 절제도 하고 다양하지만..아무래도 TPLO와 슬개골탈구 수술을 가장 많이 했다. 케이스 자체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 TPLO가 일반적으로 보급되기 전부터, 미국수의외과전문의가 하는 수술을 참관하고 자료도 찾아보면서 시작했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 했던 증례를 취합해서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Q. 따로 개원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는 정말 좋은 대우를 받았다. 봉직수의사로서는 최고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구성원과의 인간적인 유대감도 컸다.

하지만 내 동물병원을 해보고 싶었다. 외과전문동물병원을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는 게 가장 크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는 다양한 케이스 중 일부를 담당했다면, 정형신경외과에 특화해서 더 효율적으로 구축해보고 싶었다. 그러면 더 맞춤형으로 병원구조도 설계하고, 스스로도 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정창수외과동물병원을 소개해주신다면

‘사람과 동물이 모두 함께 행복한 병원’이 모토다. 환자는 물론 보호자, 의료진 모두 화목하게 운영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외과 진료는 다 하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정형신경외과 수술을 더 전문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수술 인프라는 충분히 세팅했다. 수술에 필요한 투시영상장비부터 각종 정형·신경외과 수술장비를 구비했다.

진료는 100% 예약제다. 다만 응급 환자이거나 통증이 심한 환자라면 예약없이도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3월에 문을 열었는데, 다행히 수술환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변 동물병원과도 상생하는 관계가 되고 싶다. 다리가 아픈 동물에 다른 내과적 문제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수술은 여기서 하더라도 다른 문제는 더 역량 있는 병원에서 관리한다면, 그게 환자나 보호자에게도 더 좋다.

Q.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팀장을 맡았던 2006년부터 이제껏 15년 넘게 수술을 많이 했을텐데,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슬개골 탈구 수술 정도만 해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정형신경외과만 보더라도 영상장비나 진단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도 세분화되고 수술법도 다양해졌다. 지금 외과를 배우려 한다면 그만큼 배울 게 많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제가 대학원을 다니던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외과나 마취, 안과 등도 어느정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분리되어 있다. 그만큼 깊게 배우긴 하지만, 배울 수 있는 범위는 좁은 셈이다.

그래도 배울 수 있는 환경은 더 좋아졌다. 찾아보면 교육코스도 다양해지고 수준도 더 나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수술을 주로 한다 하더라도 임상수의사로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정 전공의 대학원 수련만으로는 어렵다. 수고를 더 들이더라도 여러 임상분야를 익히는 기회를 갖는 편이 좋다고 본다.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개원을 준비하면서 일산동물의료원 채웅주 원장님, 먼저 외과동물병원으로 자리잡은 장재영 원장님을 비롯해 여러 원장님들의 도움을 받았다.

큰 병원에서 오래 전문과목을 진료하다가 개원한 만큼 어떻게 될 지를 궁금해하는 후배들도 있다. 정창수외과동물병원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전문 동물병원이라고 하지만 1인원장 동물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 더 잘하고 열심히 하는 분야가 다를 뿐이다. 서로 도와가며 동물병원을 운영하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더 좋은 결과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족하나마 교육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수의외과학회와 골관절학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고, AOVET에서도 National Faculty가 됐다. 환자 치료도 의미 있지만, 강의나 실습교육에 참여하면서 다른 수의사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보람 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미뤄두었던 박사과정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려는 시도를 계속해야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36] 정창수외과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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