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 마취제 셀프 투약 동물병원장 구속영장..규제 강화 속도 붙나
허종식 의원 “원내 투약도 보호자 인적사항 확인, NIMS 보고 의무화 해야”

의료용 마약류를 자신에게 투약한 혐의를 받는 인천의 한 동물병원장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사용 후 방치된 빈 케타민 약병과 주사기 180여 개가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12일 인천 A동물병원 원장 B씨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식약처는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B씨의 동물병원과 거주지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그 결과 B씨가 투약한 후 방치한 빈 케타민 약병(바이알)과 인슐린 주사기 180여 개를 확보했다.
현장 간이검사 키트에서 케타민과 합성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고, B씨 역시 케타민 자가 투여 사실을 인정했다. 최종 확인을 위한 모발·소변 검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진행된다.
마약류 취급 관리 위반 혐의도 더해졌다. 식약처는 마약인 펜타닐과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의 취급 내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보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보고한 정황을 확보했다.
B씨가 마약류를 제3자에게 불법 판매했는지,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중이다.
올초 프로포폴을 불법적으로 유통한 동물병원장이 구속된 데 이어 ‘셀프 투약’ 사례까지 나오면서 동물병원에 대한 마약류 관리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동물병원 내에서 진료 목적으로 투약을 완료할 경우 NIMS에 동물 소유자 등의 인적사항을 보고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가 적용되고 있지만, 해당 예외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농식품부와 식약처도 이 같은 예외가 허위 진료나 마약류 불법 유출의 사각지대를 일으킨다고 보고 수의사법 및 마약류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약류 취급 보고에 대한 예외로 인해 이번과 같은 ‘셀프 투약’을 잡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 의료기관과 달리 동물병원은 1인 원장으로 운영되는 소형 병원이라도 중성화 수술 등을 위해 마약류 취급이 불가피한데, 가뜩이나 규모 대비 과중한 행정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종식 의원은 “반려동물 치료에 써야 할 마취제가 병원장 자신에게 투약됐고 취급 기록마저 제대로 남지 않았다”며 “동물병원 원내 투약 시 보호자 인적사항 확인과 NIMS 보고를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및 마약류관리법 개정이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 개정 전이라도 공급량 대비 투약·폐기 보고 내역이 비정상적인 동물병원을 선별해 걸러낼 수 있도록 식약처·농식품부·지자체 간 상시 교차 점검 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