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앞둔 AI·구제역·ASF, 발생 위험 더 커져..특별방역대책 마련
AI 산란계 피해 줄이기 고심..구제역 SAT1형 유입 대비하며 백신접종 관리 강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전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발생이 크게 늘었다. 구제역은 기존 O형의 지속 발생과 SAT1형의 접근으로 내우외환을 맞이하고 있다. 사료 오염으로 홍역을 치렀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멧돼지에서도 전년 대비 검출이 증가했다.
정부는 대형 산란계 농장, 밀집사육단지를 중심으로 AI 방역을 강화할 방침이다. SAT1형 구제역 백신 비축을 늘리는 한편 수의사 구제
역 백신 접종지원 사업 대상도 확대한다. ASF 예찰도 폐사체·환경검사 위주로 효율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16일(수) 국무총리 주재 제14회 국가정책조정위원회 논의를 거친 겨울철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글로벌 고병원성 AI 증가세
대형 산란계 농장·밀집단지에 초점
2025-2026년 겨울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총 62건이다. 1,349만수의 가금이 살처분됐다.
특히 산란계에서 피해가 많았다. 전체 발생건수의 절반(31건)이 산란계에서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10만수 이상의 대형 산란계 농장에서 17건이 발생했고, 밀집사육단지 2곳에서도 발생이 이어지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
올 겨울도 심상치 않다. 올해 1~8월 고병원성 AI 발생은 전세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6%나 늘었다. 야생조류에서의 발생 보고는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여전히 H5N1형 고병원성 AI가 유럽·아시아에서 확산세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10월 특별방역기간 개시 이전인 9월부터 기후부 주관 철새 조사를 실시하고, 농가 근처의 철새 개체수 증가 등 위험 징후를 보이면 ‘철새정보 알림시스템’을 통해 경보를 발령한다.
지난 겨울 피해가 컸던 대형 산란계 농장에는 출입차량·사람에 대한 사전등록제를 도입한다. 농장에 자주 출입하는 알 운반차량, 가축 상하차반, 백신접종반은 7일 전에 미리 등록해 동선과 출입 정보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한번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커지는 산란계 밀집단지 12곳에는 현장 실태조사와 전문가 컨설팅을 결합한다. 지난 겨울 발생이 많았던 평택·화성과 천안 서북부도 밀집단지에 준해 관리한다. 3년 연속 발생이 이어진 고위험 지역 김제는 사육밀도 저감과 출입 차량 동선 지정 등 특별관리대책을 시행한다.
디지털 무인통제초소도 도입한다. 기존에 1,370개소에 달했던 통제초소를 900개로 축소하는 대신 인공지능 기반으로 사람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무인통제초소 100개소를 신설한다. 2027년에는 지역의 거점소독시설부터 통제초소 연계, 방역기록관리, 조기탐지, 스마트진단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전환(AX) 통합 패키지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7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 범위는 유동적으로 조정한다. 관리구역(발생농장 반경 500m) 내 조기 처분을 원칙으로 하되, 밀집단지처럼 추가 발생 위험이 큰 지역에는 미리 구성한 위험평가단을 가동해 적절한 처분 범위를 정한다.
SAT1형 백신 3,200만두분 비축한다
수의사 접종지원 소 100두까지로 확대
이력제-KAHIS 연동으로 개체단위 백신이력 관리
접종누락 의심개체 많은 농장에 혈청예찰 집중
구제역은 내우외환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 국내에서 주로 발생했던 O형 구제역은 올해 강화·고양·예천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들 지역에 NSP항체(감염항체) 검출이 계속되고 있어 야외주 순환을 시사하고 있다.
SAT1형 구제역은 중국·몽골로 접근했다. 방역당국은 올해 말까지 SAT1형 백신 1천만두분을 비축한다. 인천·경기·강원 접경지역과 종축을 대상으로는 7월 사전접종을 마쳤다.
준(準)위험지역 28개 시군에도 ’27년 초까지 접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일제접종에서 이들 지역에 SAT1형 백신 접종을 병행하려고 했지만, 긴급백신으로 도입된 백신에 대한 안전성 확인을 위해 우선 보류됐다. 해외의 SAT1형 발생 양상이 6월 이후 감소 추세라는 점도 고려됐다.
그래도 국내 유입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내년까지 전국 우제류 가축 전두수를 2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인 3,200만두 분의 SAT1형 백신을 비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40억 원을 정부 예산안에 신규 반영했다.
실제 접종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 소 50두 미만 농가에만 지원하던 수의사 접종사업을 내년부터 100두까지로 확대한다. 구제역 방역 취약 요소로 지목되는 염소농가는 전두수 수의사 접종을 지원한다.
아울러 소 이력관리시스템과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을 연동해 백신 이력 관리를 개체 단위로 정밀화한다. 이를 통해 접종누락이 의심되는 개체가 많은 농장을 대상으로 백신항체(SP항체) 예찰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혈청예찰 체계도 개편한다.
ASF 멧돼지 발생 전년 대비 증가
폐사체·환경검사로 예찰 효율화
전국 ASF 일제검사에 PRRS 분석도 병행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올초 사료 오염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1~3월 발생한 24건 중 멧돼지 오염과 연관된 발생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3건에 그쳤다. 이후 만 6개월간 비발생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멧돼지에서의 ASF 검출이 올해 1~8월 197건으로 전년 동기(50건) 대비 크게 늘어난 만큼 위험성은 여전하다.
ASF 예찰은 기존 무작위 표본 채혈검사에서 폐사체·환경검사 위주로 전환한다. 올초 전국 발생 당시 혀끝 시료를 활용한 폐사체 검사로 발생농장을 잡아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애초에 무증상인 돼지에 대한 채혈검사로는 ASF를 잡아낼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방역당국은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시작되면 10월 전국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폐사체를 활용한 일제검사를 벌일 계획이다. 해당 시료를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검사에도 활용해 전국적인 농장별 감염 실태를 파악할 방침이다.
도축장과 혈장단백 사료를 통한 감염 위험 관리도 핵심이다. 전국의 돼지 도축장 64개소와 혈액저장소(36개소)에 대한 시료검사를 유지해 ASF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이 사료 원료로 공급되는 것을 차단한다.
올해 검출된 야생멧돼지 ASF의 75%가 집중된 화천·춘천·충주·포천·가평에 열화상 드론과 탐지견, 수색반을 집중 투입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와 불법 축산물 유입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올해는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증가, 구제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아시아 발생 등으로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새와 야생 멧돼지 등 외부요인,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 한정된 정부 방역 인력과 자원 등으로 가축전염병 발생과 유입을 차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축산농가와 생산자 단체, 국민 모두가 차단방역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