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동물원 조사했더니..모두 ‘무분별한 먹이주기·만지기’ 프로그램 운영
어웨어, 2026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및 불법 전시시설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사)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2026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및 불법 전시시설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허가·등록된 동물원, 미허가·미등록 동물전시업체, 이동전시업체, 야생동물카페를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동물원 전체에서 모두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진행하고, 체험용 먹이를 판매하고 있었다.

먹이주기·만지기 체험 사실상 무제한 운영
“교육목적이라면 다 괜찮나? 체험 허용 예외조항 삭제 필요”
이번 실태조사는 2025년 7월 10일부터 2026년 4월 6일까지 진행됐다.
조사는 크게 ‘합법적인 동물원’, ‘미허가·미등록 시설’, ‘야생동물카페’ 세 곳에서 진행됐다.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허가·등록된 동물원 16개소, 미허가 동물전시업체 9개소 및 이동동물원 12개소, 야생동물카페 5개소를 조사했다.
동물원 조사의 경우, 등록 시설 16개소를 사전고지 없이 2인 1조로 방문해 조사를 펼쳤다.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대전, 대구, 제주에 있는 동물원들이 조사 대상이 됐다.
그 결과, 동물원 16곳 모두 관람객을 대상으로 체험용 먹이를 판매하고,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운영하고 있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동물원 교육·체험 프로그램 매뉴얼’을 통해 “급여량·장소·시간 등에 제한이 없는 무분별한 먹이주기 체험을 지양하라”고 권고했으나, 소용없었다.
동물 만지기 체험 역시 16개 동물원 모두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16개소 중 단 한 종이라도 급이 양, 장소, 시간에 제한이 있는 곳은 5개소에 불과했고, 나머지 11개소는 보유동물 전체에 대해 급이 양, 장소, 시간에 제한 없이 무제한 급여가 가능했다. 심지어, 일부 시설에서는 피부질환 등 질병이 의심되는 동물까지 체험에 활용하고 있었다. 어웨어는 “인수공통감염병 전파도 우려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동물원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업체도 확인됐다.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야생동물 또는 가축 10종 이상 또는 50개체 이상을 보유·전시하려면 동물원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웨어는 조사 대상 업체 중 미허가 전시업체 9곳을 신고했고, 이 중 4곳은 불법 영업 사실이 확인돼 행정처분 등 조치가 이뤄졌다고 한다. 건물 각 층을 별도 사업자가 운영하는 ‘쪼개기 영업’ 방식으로 허가 기준을 회피하는 곳도 확인됐다.
이동동물원 12곳에 대한 조사에서는 8곳이 고정된 사육시설이 확인되지 않아 동물의 사육환경과 안전관리 수준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동전시에 활용된 포유류 야생동물은 모두 18종이었는데, 라쿤, 자칼, 여우, 스컹크 등 공중보건과 안전 측면에서 위험한 종도 있었다.
야생생물법 적용 유예 대상인 야생동물카페 역시 조사 대상 5곳 모두에서 동물 만지기와 먹이주기 체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참고로, 2022년 개정된 ‘야생생물법’에 따라, 동물원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의 야생동물 전시는 불법이다.

어웨어는 ‘교육계획’에 포함된 경우 금지행위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 삭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동물원수족관법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공포·스트레스를 주는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유동물을 활용한 교육계획’에 포함되면 예외를 인정한다.
어웨어는 “조사 결과, 16곳 모두 교육계획을 제출하지 않았거나 제출된 계획과 다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교육계획만 제출하면 만지기, 먹이주기 허용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동물원 정기검사 주기 단축 ▲동물원 허가 갱신제 도입 ▲불법 동물전시시설 규제방안 마련 ▲관람객 대상 동물 판매 금지 ▲오락·흥행 목적의 동물 훈련 금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법 개정 이후에도 허가 동물원과 무허가 전시시설에서 무분별한 동물체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 입법을 통해 미비한 제도를 보완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 동물복지를 저해하고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