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도 주체도 발급 대상도 불분명..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되면 ‘대혼란’

관련 헌법소원에 대수 회장도 ‘질 수 있다’ 우려..“헌소 판단 이후로 법안 심의 늦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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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철 신임 대한수의사회장이 3월 23일(월)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중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려는 입법에는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약물 오남용 등의 부작용이 심각히 우려되는 만큼 현 상태로 공개가 의무화되면 이중장부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헌법소원에 ‘질 수도 있다’며 불안한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동물병원에서 진료부 작성에 활용하는 전자차트 (자료사진 – 본문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우연철 회장은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에 대한 공식 입장은 반대”라며 공개를 의무화하려는 진료부가 무엇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의사법상 진료부는 진료한 사항을 기록하고 서명한 문서다. ▲동물의 품종·성별·특징·연령 ▲진료 연월일 ▲동물소유자등의 성명과 주소 ▲병명과 주요 증상 ▲치료방법(처방과 처치) ▲사용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의 품명과 수량 ▲동물등록번호를 기재해 1년간 보존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한다고 정해져 있지 않다. 수의과대학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우 회장은 “현재로선 수의사 개인이 본인의 편의를 위해 기록하는 것이다. 작성이 전혀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며 “이 상황에서 공개하라고 규제한다면 이중장부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만성신장병(CKD)이나 승모판폐쇄부전(MMVD) 등의 만성질환에서는 다양한 약물을 환자 상황에 따라 조정하여 사용하게 된다. 수의사들은 당연히 이를 기록해두고 진료에 활용한다.

하지만, 진료부 공개가 의무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호자들이 진료기록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약물을 구하려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여생동안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작용하는 만큼 더더욱 그렇다.

이를 개별 동물병원이 방지하려면 이중장부가 강제된다. 보호자에게 의무적으로 내어주어야 할 공식 진료기록에는 ‘심장약’ 등으로 간단히 기입하고, 실제로 필요한 세부 정보는 따로 적어두는 식이다.

우연철 회장은 사실상 의약품을 임의로 구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진료부 공개 의무화가 “수의사에게 ‘업권(業權)’을 내놓으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료부 공개 의무화가 악용될 소지부터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진료기록의 소유권이나 발급 대상이 분명치 않다는 점도 지목했다.

보건의료기본법을 통해 자신의 보건의료 관련 기록의 열람·교부 권한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사람의료와 달리 동물의료에서는 동물병원의 진료기록이 누구의 권한 하에 있는지 명확치 않다.

사람은 주민등록번호에 기반해 의료기록의 당사자를 명확히 구분하지만, 동물병원이 진료하면서 보호자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럴 권한도 주어져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진료부 발급을 요구하는 사람이 당사자인지 명확히 확인할 방법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외부의 압박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진료부 공개 의무화 수의사법 개정안은 국회의 단골 손님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보호자뿐만 아니라 변호사단체에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동물권변호사단체 영원은 3월 5일(목) 동물의료분쟁 과정에서 진료기록 교부를 거부당한 반려동물 보호자 4명을 대리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진료부의 작성 및 보존 의무만을 규정할 뿐 교부할 의무는 없는 현행 수의사법이 보호자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청구권, 재산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헌법소원 전망을 묻는 질문에 우 회장은 “반반이지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려를 표했다.

헌법소원과 수의사법 개정 움직임에 잘 대응하겠다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관련 법안은 헌법소원 결과 이후에 논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용도 주체도 발급 대상도 불분명..동물병원 진료부 공개 의무화되면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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