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수의사, 과학자 양성 위해 수의사회·수의대생 머리 맞댔다

대한수의사회·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신임 집행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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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와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의 신임 집행부가 만났다. 양측은 더 나은 수의사, 수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수의과대학 교육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대학동물병원에 교육병원으로서의 역할과 지원 근거를 법령으로 명확화하고, 동물의료봉사활동과 연계한 임상교육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DVM-PhD 패스트 트랙 도입, 공중방역수의사 지원 확대 등 수의대생들이 점차 외면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3월 22일(일) 서울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본사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장과 전국수의과대학 학생대표 간담회’에는 대한수의사회 우연철 회장과 문두환 수석부회장, 최이돈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이 자리했다.

학생 측에서는 수대협 6기 신재연 회장, 김나연 부회장과 전국 수의대 학생회장단이 참석했다.

대한수의사회와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가 3월 22일(일) 간담회를 열고 수의학교육 개선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를 중심으로 준비 중인 가칭 대학동물병원 설치법 제정안은 대학동물병원을 법인화하고, 수의사·전문의 양성과 동물 진료, 방역·진단 지원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

대학동물병원의 교육·연구·공공적 기능 수행을 위해 정부가 관련 시설·운영비, 인건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한다.

수대협 신재연 회장은 학생들도 대학동물병원 설치법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현행 임상실습 교육의 불만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신재연 회장은 “(학생들이) 병풍처럼 보기만 하다 간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 채혈이나 기초적인 검사를 실제로 해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면서 “대학동물병원에 진료건수 자체가 늘고, 인력이 많아져야 학생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연 부회장은 “대학동물병원은 의뢰받은 고난도 케이스 위주인만큼 학생들이 기본적인 진료 경험을 쌓기 어렵다”면서 “1차 진료나 동물 관리, 보호자 응대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경훈 제주대 수의대 학생회장은 재학생들조차 자신의 반려동물이 아플 때 모교 대학병원 대신 로컬 동물병원을 선호한다며 개선 필요성을 꼬집었다. 안과 등 대학별로 교수진이 없는 진료과목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지목했다.

수대협은 현재 논의 중인 대학동물병원 설치법 제정안이 담은 지원과 함께 지역 시민을 대상으로 1차 진료를 수의대생이 직접 수행하는 미국 대학동물병원의 Primary care center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은 지난해 대선부터 12월 수의학교육 개선 국회토론회, 관련 법제화 논의로 이어진 경과를 공유하면서 대학동물병원에 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우 회장은 “(대학동물병원 설치법으로) 별도의 법령이 생기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실현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수의사법 전부개정 혹은 동물의료법 제정 과정에서 대학동물병원을 별도의 ‘장(chapter)’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동물의료법의 큰 틀 아래에서 대학동물병원에 교육병원으로서의 역할을 규정하고, 주요 문제로 지목된 간접비 저감이나 지원 근거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우 회장은 “동물의료법 제정안 마련을 위한 연구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농식품부에 대한수의사회와 관련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생 대상 졸업역량(Day 1 Competency)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전문의 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은 시점에 ‘전공의 수련’ 등 명확치 않은 규정이 법안에 포함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학동물병원 관련 법제 개편의 초점을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 교육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왼쪽 위부터) 대한수의사회 문두환 수석부회장, 우연철 회장, 최이돈 한국동물병원협회장, 수대협 김나연 부회장, 신재연 회장

수대협은 동물보호소 대상 동물의료봉사활동과 연계해 학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보호소는 백신, 검진, 중성화수술, 기초적인 진료 수요를 충족하고, 대학은 학생의 사회공헌 의식과 임상역량을 함께 함양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앞서 수대협은 동물보호소의학(보호동물의학) TF를 운영하면서 국내 수의과대학의 동물보호소의학 과목 개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연철 회장은 “앞서 수의사법령을 개정해 학생 진료봉사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수의대 교수에서 동물병원 수의사까지로 완화한 것도 학생들의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서였다”면서 봉사와 병행한 임상교육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미국 수의과대학에서도 동물보호소나 취약계층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의 중성화수술 집도 기회를 마련한다.

우 회장은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여 동물보호단체와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비임상 분야의 교육 현안도 이날 간담회 테이블에 올랐다.

수대협은 현재 수의대생의 희망 진로뿐만 아니라 교육 개선 논의도 반려동물 임상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연구나 공공 분야 등 비임상 진로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고, 6년제 특성상 대학원까지 이어지는 시간 부담도 가중된다.

이날 수대협은 DVM-PhD 패스트 트랙 등 학생들의 기초 연구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학사 기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나연 부회장은 “(임상 대비) 수요는 적지만 비임상 진로를 원하는 학생들은 분명 있다”면서 “학부 과정에서부터 많은 경험을 쌓고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회장도 “반려동물 임상으로의 집중이 가져오는 여파가 사실 굉장히 심각하다”며 필요성에 공감했다.

연구는 물론 수의직공무원, 공중방역수의사나 축산물 검사관, 동물검역관 등 수의사의 역할로 규정된 분야들도 미달이 고착화되면, 처우 개선보다는 비(非)수의사로 대체하는 방식의 입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현재의 수의과대학은 반려동물 임상뿐만 아니라 농장동물, 방역, 검역, 축산물위생, 동물복지 등 수의사에게 요구되는 수의학적 지식 전반을 커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의사는 수의학에 뿌리를 둔 전문직이다. 수의과대학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법령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이돈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은 “법·제도 개편도 중요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작은 변화를 실제로 이끌어낼 수 있는 실행 계획을 만들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 나은 수의사, 과학자 양성 위해 수의사회·수의대생 머리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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