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야간수의사 병행하면서 창업에 나선 이유는? 벳툴 이정우 대표를 만나다

동물병원 차트 보조 솔루션 VETOOL 창업자 이정우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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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병원 업무 솔루션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전자차트(EMR) 회사들은 클라우드EMR과 다양한 AI 기능을 선보이며 수의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CRM 서비스나 동물병원 건강검진 자동리포팅 서비스도 시장에 출시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동물병원 진료기록 및 관련 데이터의 소유권에 대한 논쟁과 EMR 서비스 변경 시 갈등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임상수의사가 메인 전자차트를 효율적으로 보조하는 동물병원 업무효율화 솔루션 VETOOL(벳툴)을 선보여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임상수의사로서 동물병원 전자차트를 사용하면서 겪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창업한 주식회사 벳툴의 이정우 대표님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VETOOL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PC, 태블릿,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입원환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수의사들과 비슷합니다. 어릴 때부터 반려동물을 워낙 좋아했습니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해서 관련된 업을 하고자 수의대에 진학했습니다. 수의대 입학 때부터 반려동물 임상수의사가 되고자 했습니다.

네. 그때는 창업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임상수의사만 생각했어요. 방학 때 실습도 동물병원으로만 나갔고요. 군대를 예과 끝나고 현역으로 다녀왔고, 2020년에 수의대를 졸업한 직후 바로 2차급 대형동물병원에서 인턴수의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임상수의사로서 일을 하면서 사용했던 전자차트(EMR)에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수의사 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검색 기능이나 의료 데이터를 잘 정리하고 통계화하는 기능이 부족했습니다. 질병 통계도 확인되지 않고, 진료기록을 찾을 때도 질병명으로 검색이 안 되어서 매우 불편했습니다.

또한, 전자차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원환자 관리는 여전히 종이차트로 해야 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VETOOL의 입원차트 모습. 누락되는 처치가 없어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우선 사업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임상수의사로 일을 하면서 개발 공부와 창업 준비를 동시에 했죠. 약 1년 정도 주말에 야간수의사로 일하면서 평일에는 창업 준비와 개발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부트캠프에도 참여하고, 창업지원사업도 지원했는데,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돼서 송파구에서 개발자 1명과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부트캠프를 같이 했었던 개발자였죠. 사업자를 낸 것이 2024년 6월이니 곧 2년이 되어 갑니다.

메인 EMR 차트를 보조할 수 있는 전문화된 차트 솔루션입니다. 메인 차트가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수의사 친화적으로 보조하는 차트입니다.

무엇보다 입원환자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종이차트를 디지털화했다고 보면 됩니다. 필요한 처치를 놓치지 않고 제때 할 수 있죠. 수의사가 오더를 내리면, 그 시간에 해야 할 처치가 형광펜으로 자동 기록됩니다. 해야 할 일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색깔 변화로 표시되는 깔끔한 To Do List라고 보면 됩니다.

또한, 하루평균 환자 수, 평균 입원일수, 생성차트 수, 품종 분포, 수의사별 진료 건수, 태그된 키워드까지 통계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자동완성되는 키워드로 입력하기 되기 때문에 통계화가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CKD를 검색하면, CKD 환자 수, 상위품종 비율, 수의사별 담당 차트 수 등을 따로 볼 수 있습니다.

키워드 검색은 꼭 필요한 기능이었습니다. 검색했을 때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키워드 작업을 해주셨고, 수의학용어집도 참고했습니다.

이외에도 부가적인 기능으로 체중, 혈압, 호흡수, 심박수 등 바이탈 그래프 그려주고, 수액 속도나 약물 용량, 사료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자동계산기’ 기능도 있습니다. 제가 임상을 하면서 경험했던 단순 반복 작업을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VETOOL 서비스 중 입원환자 데이터의 통계 페이지 모습. 입원 환자수, 평균 입원일수, 환자 품종, 수의사별 담당 차트 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질병도 코드로 정리되어 있어서, 품종별 질병 통계도 낼 수 있다.

AI와 같이 상담하면서 감별진단목록을 R/O 시켜나가는 진단보조툴 ‘DDXer’, 음성인식 기술로 수술 중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마취상태 및 바이탈을 기록하는 ‘수술차트’, 심장초음파 측정값을 입력하면 결과를 출력해 주는 ‘심초차트’, 건강검진 결과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보호자 친화적인 결과지를 생성하는 ‘건강검진차트’ 등 아날로그 방식의 단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묘한인연’이라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궁합을 봐주는 서비스도 런칭했는데, SNS를 통해 많이들 해보시더라고요.

묘한인연은 수의사가 진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보호자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반려동물의 행동에 대해 더 잘 이해해서 올바른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입니다. ‘성격과 관계’를 통해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더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묘한인연 서비스 모습

많죠. 현재 혼자서 사업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아직 벳툴 서비스가 무료다 보니 제가 야간수의사로 일을 해서 번 돈을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주 3일 야간수의사로 일을 하는데 힘든 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주변에서도 “개원을 하지”, “수의사가 왜 그런 걸 해?”라며 특이한 시선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물병원에서 “일이 쉬워졌다”, “퇴근이 빨라졌다” 등 좋은 피드백을 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바로바로 개선하는데, 빨리 해결해 줘서 고맙다는 의견도 듣고 있습니다.

제가 수의사이면서 개발자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혼자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투자는 아직 받을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성과를 지표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5개 병원에서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최소 10~20개 정도 동물병원에서 벳툴을 사용하고, 거기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투자유치를 시도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대생에게는 한번 도전해 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임상 수의사 생활을 일단 시작하면, 임상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임상 이외에 다른 진로를 잘 고민하지 않게 되죠. 그런데, 창업도 수의사가 잘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라고 봅니다. 관심이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동물병원 원장님들에게는 “벳툴을 한 번 쓰면 못 벗어난다”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조금의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일단 벳툴에 적응하면, 벳툴을 쓰지 않았던 시절로는 못 돌아갑니다. 현재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써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아직까지 한 번 써본 뒤에 안 쓴 동물병원은 없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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