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고병원성 AI, 예년 대비 감염력 10배 이상
올겨울 24번째 발생, 적은 양 바이러스 노출돼도 전파..H5N1·H5N6·H5N9 3종 검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7일(토) 영암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서 이번 겨울 가금농장 발생건수는 24건으로 늘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현재 유행하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예년보다 높다며 방역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겨울 고병원성 AI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7일까지 경기 9건(안성3, 파주1, 화성2, 평택3), 충북 4건(괴산1, 영동1, 진천1, 음성1), 충남 4건(보령1, 천안2, 아산1), 전북 2건(고창1, 남원1), 전남 4건(나주2, 영암2), 광주광역시 1건 등 산발적이지만 다수 확인됐다.
축종도 산란계, 육용종계, 토종닭, 종오리, 육용오리, 메추리까지 다양하다.
또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서 모두 H5N1형, H5N6형, H5N9형까지 3가지 혈청형의 H5형 AI 항원이 유행하고 있다.
이중 주로 검출되고 있는 H5N1형 AI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검역본부가 감염력·병원성 등을 평가한 결과 예년에 비해 감염력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겨울 H5N1형 AI 바이러스의 닭에서의 반수치사용량(LD50)은 103.3으로 23/24시즌(104.4), 24/25시즌(104.6)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가금농장에 예년보다 10배 이상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노출되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셈이다.
병원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닭에서 자연 감염 후 폐사에 이르는 시간은 2.4일로 20/21시즌(2.6~4.3일) 이후 가장 짧았다.
중수본은 이제껏 확인된 16개 발생농장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 기본 방역수칙 미준수가 다수 확인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농장 출입자를 소독하지 않거나, 농장 전용 의복이나 신발을 착용하지 않거나, 전실 운영 관리 미흡 등 차단방역 문제가 절반 이상의 발생농장에서 확인됐다.
중수본은 가축전염병 예방법령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농가에 대해서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과 살처분 보상금 감액 등을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비발생농장에서도 특별방역점검에서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검역본부 현장점검반이 5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는데(농가별 중복 포함), 농장 출입차량 소독 미흡, 알 운반차량·백신접종팀 차량 농장 진입 등 행정명령 및 공고 위반사항이 23건(39.7%)으로 가장 많았다.
중수본은 지자체와 함께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한 벌금·과태료를 엄정히 집행하고, 위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경우 살처분 보상금을 최대 80%까지 감액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위반사항으로 확인된 알, 난좌, 동물약품, 상하차반, 택배 차량의 농장 내부 진입금지 위반 등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중수본은 24일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대응 TF’를 구성해 산란계 집중관리와 위험지역 현장점검, 축산관계자 지도·홍보를 강화하고, 발생 위험이 높은 4개 지역(화성, 평택, 안성, 천안) 방역대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1월 1일까지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최근 산란계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경기, 충남에서는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해 달라”면서 “알 운반차량 등 위험 축산차량이 농장 내 진입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농장 내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2단계 소독을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