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수의대, AI 손잡고 ‘미래 수의사’ 키운다

방역, 야생동물, 축산산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학·석사 연계 진학 유도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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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박상익)이 9월부터 11월까지 본과 2학년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인공지능) 융합형 수의학 학·석사 연계 진학 유도 프로그램을 3차례에 걸쳐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배우고 연구 역량을 키우며,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9월 18일(목) 강진에 위치한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에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시험소의 역할과 조직 구조, 국가 방역체계 내에서 수의사의 역할에 대한 정지영 소장과 임형주 과장의 특강을 들었다. 이후, 가축질병 진단 및 위생 검사 실습, 도축 검사와 잔류물질 검사 과정 체험, 인수공통감염병 감시 체계 시연 등을 통해 방역 행정의 전 과정을 실무적으로 이해했다.

특히 이번 체험에서는 AI 기반 질병 예측·진단 프로그램을 직접 활용하여, 실제 가축 질병 발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진단 알고리즘 실습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진단 정확도 비교 실험과 데이터 기반 정책 시뮬레이션을 시행하며, 기존 임상 중심 수의학 교육에 기술 융합적 시각을 더했다.

또한, 방역 현장에서 수의사가 수행하는 위기 대응 의사결정 과정, 현장 모니터링 절차, 시료 채취 및 분석 기술 등을 직접 배우며, 방역 행정과 연구가 연결되는 구조를 경험했다.

본과 2학년 김병수 학생은 “수의방역 행정이 단순한 현장 업무가 아니라, AI 기반 예측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고도의 과학적 과정임을 깨달았다”며 “미래 수의사가 갖춰야 할 기술 융합적 역량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10월 1일(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전주천(전주시 덕진구)에서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 시작됐다. 이창규 원장의 인사말과 함께 기관의 설립 목적과 국내·외 질병 감시 체계 운영 현황이 소개됐으며, 권소희 연구사의 기관 소개 강연, 손기동 연구사의 생물안전연구동 투어가 진행됐다. 고위험 병원체를 다루는 연구 환경과 안전관리 시스템을 직접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2개 조로 나뉘어 야생동물질병 진단 교육,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진단 및 진드기 동정 실습을 했다. 진단 과정에서는 실제 진드기 표본을 관찰하고, PCR 분석 장비를 이용해 병원체 검출을 수행했다. AI 기반 예측 모델을 활용한 질병 발생 지역별 위험도 분석 실습도 병행되어, 데이터 입력–AI 학습–결과 시각화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했다.

오후에는 전주시 전주천으로 이동해 야생조류 예찰 및 모니터링 실습을 했다. 김대훈 전문연구원의 지도로, 조류인플루엔자(AI) 예찰을 위한 현장 관찰, 시료 채취, 조류 식별 및 행동 모니터링 교육을 받았다.

학생들은 실제 예찰 장비를 활용하여 야생동물 질병 조사와 AI 기반 감시 체계의 연계 구조를 이해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야생동물 질병의 공중보건학적 중요성을 체감하고, AI 진단 도구와 빅데이터 기반 생태 감시 기술의 실질적 응용 가능성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전주천 실습에 참여한 이충도 대학원생은 “고위험 병원체를 다루는 생물안전연구동 투어와 SFTS 진단 실습은 연구자로서 큰 자극이 됐다”며 특히 “야생동물 모니터링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AI 모델에 적용해 위험도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의 실용적 가치와 공중보건 기여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11월 4일(화) 농협경제지주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축산물 유통 과정의 핵심 단계인 도축 및 등급판정 절차를 중심으로, AI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오전에는 공판장 관계자들의 환영 인사와 함께, 도축장의 산업적 역할 및 공중보건 기여도, 작업 안전 및 위생 관리 절차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이후 학생들은 소 도축장, 계류장, 작업실, 예냉실 등 전 공정 견학을 통해 축산물 위생 관리의 전 과정을 관찰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김범호 생산가공팀 팀장이 AI 기반 영상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도축 및 등급판정 자동화 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를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기존 판정 방식과 자동화 시스템의 결과를 비교하며, 데이터 품질 확보·정책적 지원·산업화 과정의 과제에 대해 질의응답을 했다.

오후에는 전남대학교에서 박준규 교수가 ‘스마트그리드 기술 도입과 축산식품 위생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강연에서는 AI·IoT 기반 실시간 감시 체계를 활용한 축산물 품질관리 모델이 소개됐으며, 참가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한 후속 연구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나주 축산물공판장을 찾은 본과 2학년 박가연 학생은 “도축 및 등급판정 현장에 AI 영상 분석 기술이 도입되는 것을 직접 보고 놀라웠다”며 “기존의 위생 검사 시스템이 어떻게 스마트 기술과 융합되어 더욱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식품 안전망을 구축하는지 이해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 차례 프로그램은 단순한 현장 견학을 넘어, AI·빅데이터·MECA 산업과 수의학의 융합 실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각 분야(방역, 야생동물, 축산유통)의 전문가들과 함께 데이터 기반 분석, 질병 예측 모델링, 기술 적용 현황을 직접 체험하며,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는 실질적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통해 학부 단계에서부터 AI-수의학 융합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대학원 진학 및 연구 참여로의 연계를 촉진함으로써 지능형 방역·진단 전문가 양성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RISE 사업단 담당자인 김동일 부학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수의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기술 융합형으로 확장하는 실질적 시도였다”며 “학생들이 현장에서 배우고 연구로 발전시켜, AI시대에 대응할 실무형 수의학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은 전남대학교 RISE사업단 지원으로 진행됐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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