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물복지 산란계농장 예방적살처분 정당`..농장 측 항소

역학조사 여부에 농장-재판부 판단 달라..`동물복지농장 AI 발병가능성 낮다는 근거 없다`

등록 : 2018.06.08 07:16:54   수정 : 2018.06.08 15:03:23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고병원성 AI로 인한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거부하고 취소소송을 제기한 익산 소재 동물복지인증 산란계농장 ‘참사랑농장’이 1심에서 패소했다.

전주지방법원 제2행정부(판사 이현우·김소연·송한도)는 5월 31일 “살처분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원고(참사랑농장)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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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적살처분 거부하고 살처분명령 취소소송 제기

정부로부터 동물복지축산농장으로 인증받아 닭 5천여마리를 키우던 참사랑농장이 익산시로부터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받은 것은 지난해 3월 10일이다.

참사랑농장은 당시 익산에서 고병원성 AI가 최초로 발생한 A농장으로부터 약 2.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2017년 2월 27일 A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이후, 3월 5일 각각 550m와 1.3km 떨어진 가금농장 B, C에서 고병원성 AI가 연이어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A농장 반경 3km이내 ‘보호지역’에 위치한 가금농장 20개소로 확대했다.

하지만 참사랑농장은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거부했고, 결국 살처분은 집행되지 않았다. 참사랑농장은 당시 자체적으로 농장시료분석을 의뢰해 AI 음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결국 같은 해 4월말 계란반출이 재개됐고 AI 사태는 종식됐지만, 실행되지 못한 살처분명령은 그대로 남았다. 곧바로 이어진 법정다툼은 현재진행형이다.

참사랑농장은 지난해 3월 익산시청을 상대로 살처분명령 취소소송과 살처분명령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신청은 1심(전주지법)에서 기각됐지만 상소끝에 2심(광주고법)에서 인용됐다.

익산시청은 살처분명령을 거부한 참사랑농장을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벌금형 약식명령에 참사랑농장이 불복, 현재 정식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예방적살처분 근거를 규정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20조

예방적살처분 근거를 규정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20조

재판부, 방역당국 위험도 고려..예방적 살처분 정당

동물복지사육 농장이 AI 발병가능성 현저하게 낮다고 볼 수 없다”

현행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은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감안해 예방적살처분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7조).

농장 측은 ‘해당 농장이 AI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 만한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익산시청은 방역실시요령에 따른 위험도를 감안하지 않고 살처분을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제대로된 역학조사 없이, 일정 거리의 원을 긋고 그 안의 가금을 모두 살처분하는 관행적인 조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반면 재판부는 방역당국이 방역실시요령에 따른 위험도를 감안해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정했다고 인정했다.

당국이 ▲발병농가 주변 가금사육현황 ▲2017년 2월 20일 이전으로 추정된 최초 발병시기 ▲최초 발병농가 주변에서 철새가 목격되고 야생조수류 분변을 확인했다는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감염된 철새 분변이 농장 출입차량·사람 등에 의해 농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 발생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농가 주변에 광범위한 오염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2017년 3월 6일 긴급가축방역심의 소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판단을 내렸고, 그에 따라 전북도청이 예방적살처분을 포함한 후속조치를 익산시청에 지시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AI 역학조사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방역상의 위험과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예방적살처분 대상농가를 일일이 찾아가긴 어렵다”면서도 “일선 지자체가 전체적인 방역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방역심의회가 역학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 내 전파위험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최초 발병농가로부터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예방적살처분은 정당하다”며 “인접한 농가 사이에서는 바람을 통한 전염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감염원을 신속히 제거하는 예방적살처분은 ‘AI 확산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인정했다.

동물복지 사육이 고병원성 AI 방역과 관계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AI는 사람, 조류, 차량 등을 통한 접촉에 의해 발병한다”며 “기존 면적보다 넓고 청결하기 관리하여 동물복지인증 받은 농장에만 AI 발병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 예방조치를 달리할 수 있다고 볼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참사랑농장을 변호해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북지부와 동물권단체PNR, 동물권 행동 카라는 5월 31일 성명을 내고 “동물희생이 극에 달한 잘못된 방역행정에 일침을 놓을 수 있었던 역사적 심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며 “역학조사 없는 기계적 살처분이 남발될 우려는 더욱 커졌다”고 규탄했다.

농장 측은 곧바로 상소에 나섰다. 고병원성 AI 방역조치의 핵심을 차지하는 예방적살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만큼 2심 재판부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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