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아닌 다른 철새가 H5N8형 AI 국내 유입` 가능성 제기

흰뺨검둥오리 등 중국 왕래 철새가 가창오리에 AI 바이러스 전달 후 국내 확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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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바이러스를 최초 유입한 것이 가창오리가 아닌 다른 종류의 철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AI를 주제로 9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수의정책포럼에서 이번 H5N8형 AI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H5N8형 AI가 발생한 지난 1월,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는 “이제껏 상시예찰을 통해서도 H5N8형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이 없고, 최초 발생농장 주변 철새도래지(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폐사체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다수 확인됐다”면서 철새를 유입원으로 지목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야생철새 전문가들이 “가창오리들이 유래한 러시아나 동림저수지에 오기 전에 들른 해남지역에서는 AI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AI 바이러스가 가금에 먼저 감염된 후 철새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당시 최초 발생농장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지만, 동림저수지에서는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손상된 철새 폐사체에서도 AI 바이러스가 분리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우(Wu) 박사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국 동부에 수년간 H5N8형 AI 바이러스가 존재했으며, 야생조류를 통해 다른 나라로 전파될 가능성이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즉, 러시아와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오가는 가창오리가 최초로 AI 바이러스를 가져오지 않았지만 중국과 우리나라를 동서로 오가는 흰뺨검둥오리나 청둥오리 등을 통해 AI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흰뺨검둥오리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진행한 GPS 추적 조사를 통해 이미 저장성 등 중국 동부와 우리나라 금강, 만경강 주변의 철새도래지를 왕래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12월 중순과 하순 사이 동림저수지로 온 가창오리가 이러한 요인으로 오염된 후, 수십만 마리 규모의 가창오리를 통해 여러 철새와 철새도래지들로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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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흰뺨검둥오리 GPS 위치추적 조사 결과

검역본부의 AI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검역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확인된 H5N8형 AI 바이러스 2종(고창주, 부안주)은 중국 동부에서 2009년부터 유행하고 있는 H5N2, H5N8, H11N9형 AI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철새가 주범이다’라는 식의 표현에 주의를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주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은 “철새가 AI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문제는 AI 바이러스가 가금 농장 내부로 침투해야 생기는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농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농가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창오리 아닌 다른 철새가 H5N8형 AI 국내 유입`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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