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테크니션 국가 공인화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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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고용창출 정책에 따른 외국직업 도입 우선검토대상에 포함

수의테크니션 국가 공인화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국내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신(新)직업 100여개를 선별한 「신직업 발굴·육성 추진방안」을 23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는데, 이 100여개 직업에 수의테크니션이 포함됐다.

신직업 발굴은 ‘선진국에 있으면서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을 발굴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는 신직업 발굴·육성의 1단계 작업으로, 지난 4월부터 총 650개의 직업을 비교·분석하여 이 중 우선적으로 도입이 가능한 직업 100여개를 선별했다. 이 우선검토대상에 수의테크니션이 포함된 것이다.

수의테크니션은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에도 대표 예시로 꼽힌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수의테크니션의 국가 공인 자격증을 신설해 전문화·합법화·양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단순한 예시로 포함됐을 뿐 실제 추진하기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지만, 이 날 고용노동부의 발표로 인해 정부가 ‘수의테크니션’을 신직업 발굴·육성의 대표적인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당국 “미국 수의테크니션 8만명…수의테크니션 국내 도입 시 일자리 창출 효과 클 것”

“국내 반려동물 수의사 3천여명…수의테크니션 수요는 3천~1만명 이를 것” 

우선검토대상을 선별한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국내 도입 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직종으로 수의테크니션을 꼽았다.

미국의 수의테크니션이 8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이는 반려동물 수에서 미국과 우리나라에 큰 차이가 있음을 간과한 낙관론이라고 볼 수 있다. 개와 고양이를 합한 반려동물 수는 우리나라가 600여만마리로 추정되는 것에 비해, 미국은 1억4천여만마리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의 임상시장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수의테크니션 고용창출효과를 분석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수의사가 3천여명이기 때문에 수의테크니션 수요는 최소 3천명에서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보고서는 반려동물 수의사 1명 당 동물간호인력이 일본의 경우 3명, 미국과 영국은 7명이며, 국내 동물병원 진료패턴이 전문화·대형화되고 있는 만큼 수의테크니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의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연간 80조원, 일본은 15조원이지만, 국내 시장은 연간 1~4조원의 작은 시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문조사-테크니션1
지난 6월 데일리벳이 진행한 수의테크니션 설문조사 결과

수의사들 “수의테크니션 국가공인 자격증, 필요하지만 시기상조”

지난 달 수의테크니션 국가공인 자격증 필요성에 대한 데일리벳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가량의 응답자가 ‘필요하지만 시기상조’라고 대답해, 수의테크니션의 국가공인 자격증 도입보다 수의임상환경 보완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지상주의에 입각한 마구잡이식 자격증 신설 보다 불법진료 근절과 테크니션의 업무 범위에 대한 법적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테크니션을 통한 고용 창출은 수의테크니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미 있는 직업을 국가가 공인한다고 해서 수의테크니션이 필요하지 않은 동물병원에서 추가로 채용할리 만무하다. 즉, 수의테크니션 고용 창출은 동물병원 진료환경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그 효과가 미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 반려동물판매업소의 불법진료 문제를 해결하여 동물병원이 보다 많은 진료를 한층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자연히 수의테크니션 고용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관련 법제도를 정비한 뒤 수의테크니션 국가공인 자격증이 도입되면, 양질의 수의테크니션 인력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 하반기 중 국내 도입 신직종 최종 선정할 듯

그렇다면, 수의테크니션이 정부의 국내 도입 신직종에 최종 선정될 수 있을까?

정부는 8월 신직업 발굴·도입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체, 가칭 ‘미래 유망직업 발굴·육성 추진단’을 결성하고 국내 도입할 신직종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1차 선별된 우선검토대상과 관계된 부처별로 도입 필요성 및 가능성을 평가하여 국내 도입 신직종을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수의테크니션 선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대부분의 부처가 참여할 검토 작업에서 기존 직종과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여 제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예시로 수의테크니션이 거론됐다는 점과 2017년까지 연간 100개의 신직업을 발굴한다는 정부계획을 감안하면, 100여개의 우선검토대상 중 수의테크니션이 최종 선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수의테크니션 국가 공인화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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