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전염병 예방 구멍이자 동물학대`

허주형 동물병원협회장 “사람 백신처럼 효율성보단 안전성 고려해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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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hyung Hur PhD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허주형 회장이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수의사 처방 바깥에서 자행되는 자가접종은 전염병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주사바늘로 동물을 찌르기만 할 뿐 전염병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동물학대라는 것이다.

허주형 회장은 5일 본지와의 대화에서 “단순히 주사만 놓는게 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백신접종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개체별로 접종시기와 간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허 회장에 따르면, ‘묻지마’식 자가접종의 허점은 반려동물 분양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번식장과 펫샵이 공공연히 백신을 자가접종 하고 있지만, 분양되는 반려동물들은 여전히 파보나 홍역 등 전염병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번식장에서 경매장으로 갈 때도, 펫샵에서 주인에게 갈 때도 ‘백신을 (자가)접종했다’고 하지만 결국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허 회장은 “모체이행항체의 간섭과 개체 이력,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백신계획을 조정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질병 문제가 심각한 번식장에서 자견에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놓는 경우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주형 회장은 “자가접종했다면서 ‘효과가 있는지 항체가 검사를 해달라’는 보호자는 지금껏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백신접종이 전염병 방어력을 보장하려면 수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가접종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집에서 백신 부작용을 겪으면 응급처치가 어려워 자칫 동물의 생명까지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허주형 회장은 “‘불주사’로 대변되는 초등학생 집단접종 사업도 사라져 지금은 병원을 통해 개별적으로 관리한다”며 “효율성보다는 안전성 측면으로 관리되는 사람처럼 동물의 백신관리도 선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은 “동물병원협회는 이미 ‘반려동물 백신을 수의사 처방 하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처방대상약품 고시 개정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동물의 생명권에 반하여 고시안이 변경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려동물 백신 자가접종, 전염병 예방 구멍이자 동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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