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의 고양이 이야기⑥] 우리는 같은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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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부 보고에 따르면, 미국 기준으로 고양이 개체수는 8천 6백만 마리이며, 이는 7천 8백만 마리의 개보다 거의 백만이나 많은 수치다.

하지만 고양이의 동물병원 내원 빈도는 개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니 전체 고양이 보호자 중에 41%만이 단지 접종을 위해 병원을 내원하고, 아플 경우에만 방문하는 경우는 39% 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스스로 생각해 볼 때 본인의 고양이가 병원에 가기 싫을 것이라고 말하는 보호자가 60%나 이르렀으며, 단지 고양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생각만으로도 보호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비율이 38%나 되었다.

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선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은 확실히 아픈 티를 내지 않는 야생의 작은 호랑이인 고양이는 개에 비해 ‘아프다’는 인지가 늦을 수 밖에 없으며 이를 고양이는 ‘아프지 않다’라는 것과 동일 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적어도 개 이상으로 정기적인 검진의 필요성이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두 번째, 동물병원 스탭과 수의사는 상기의 설문 조사에서 그 비율이 말해주는 것처럼 동물병원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보호자와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바로 고양이 친화진료, 친화동물병원의 시작은 이런 스트레스 최소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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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그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개와는 달리 고양이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유지시켜 주기 위해 수의사는 수의학적인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 고양이와 보호자가 편하게 와서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을 제공하여야 한다.

일단 이러한 관점에서 고양이 친화진료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칼럼에서 다루었던 ‘처음 손 잡듯 사랑하라’, ‘거북이 진료 현장을 들여다 보다’ 등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반면 집사로서의 고양이 보호자는 이렇게 변모하고 있는 동물병원과 수의사 앞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

결국 보호자의 바람도 반려 고양이의 건강과 삶의 질 유지이기에 공통의 목적을 위해 같은 배를 탄 사람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여러모로 예민해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개와 다른 개체인 고양이를 감안한다면 보호자와 수의사는 하나의 팀워크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런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선 보호자와 수의사의 잦은 소통이 있어야 하며,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 있어선 수의사 주도적인 보호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런 팀워크를 통해 좀더 고양이가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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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보호자의 역할은 동물병원 내원 이전부터 시작된다. 어린 고양이에 대한 관리 및 교육이 그 출발점일 수 있다.

구강질환이 많은 고양이에서 중요한 양치질 등의 구강관리부터 입 벌려보기, 귀 청소, 발톱 깎기 그리고 몸 구석구석 꼼꼼히 만져보는 습관들이기를 병원이 아닌 집에서 보호자 손에서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검사에 좀더 쉽게 적응할 것이다.

또한 꼭 아플 때만 오는 병원이 아닌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동물병원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린 나이 때부터 가볍게 동네 마실 다니는 것처럼 고양이를 병원에 데리고 올 필요가 있다. 진료는 아니더라도 수의사와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적어도 서로에 대한 냄새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방문에서 간식 등의 긍정적인 보상을 일관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상황에서 동물병원 내원에 필요한 이동장의 활용은 이전 칼럼인 ‘고양이 이동장,이렇게 적응시켜야 한다’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이동장은 고양이와 수의사, 그리고 보호자를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이기에 그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하나 보호자도 존중 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수의사도 작지만 최선의 고양이 친화진료를 실천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바로 동물병원 내원 전 병원으로 보호자가 전화를 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독립적인 고양이 진료공간이 없고 예약제로 운영되지 않는 동물병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

보호자가 미리 전화를 주어 병원 내원 사실을 알리면 수의사는 미리 고양이 친화적인 병원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 진료를 위해 진료실을 정리하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소독제를 사용해 진료실을 청소하고 고양이 합성페로몬제를 뿌려 주고 고양이 장난감을 준비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더 편안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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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번거로운가? 하지만 고양이 친화진료를 위해 ‘우리’는 노력하여야 한다. 작지만 이런 보호자와 수의사의 협업과 팀워크가 지속되고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이 된다면 좀더 고양이 친화적인 진료환경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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