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의 당뇨관리 정복하기④] 인슐린 요법,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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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 연재에서 예고 드린 대로 이번 연재부터는 인슐린 요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어보려고 한다. 인슐린 요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1)인슐린의 분류 및 종류별 특성, 2)사용 시 주의사항, 3)주사/보관/희석법 및 보호자 교육 사항 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다만 연재의 특성상 일반 강의처럼 해당하는 내용들을 전부 다루면 독자 분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번 회에는 바로 대표적인 중간형 인슐린인 NPH (Humulin® N, Novolin® N) 요법부터 다루어 보고자 한다. 혹시나 위의 내용들이 필요하신 독자 분들이 계셔서 댓글을 많이 남기신다면 추가로 다룰 수도…

인슐린 요법에 대해 원장님들께서 필자에게 많이 질문하시는 부분들은,

1) 환자의 혈당에 따라 초기 인슐린 용량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2) 혈당곡선을 작성하는 방법은?

3) 혈당곡선을 토대로 어떻게(얼마나)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

4) 초기에 어느 정도 유지되던 혈당곡선이 이후 조절 되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인 것 같다. 이번 회 차 연재에서는 우선 1번부터 2번까지의 질문에 먼저 답을 드리려고 한다. 실제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 위주로 설명을 드리겠다.

1. 초기 인슐린 요법의 시작

● 초기 목표 : 하루 중 가능한 긴 시간 동안 혈당이 100~250 mg/dl 사이로 유지되도록 함

● 시작 용량 : 개의 경우 보통 NPH 0.25~0.5 IU/kg BID로 시작한다.

– 공복혈당이 360 mg/dl 이상인 경우 : 보통 0.5 IU/kg로 시작

– 공복혈당이 360 mg/dl 미만인 경우 : 보통 0.25 IU/kg로 시작

– 명확한 1형 당뇨라는 확신이 없는 경우, 병발 질환들이 많아 치료 개시 후 혈당의 큰 호전이 기대되는 경우, 기타 저혈당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은 0.25 IU/kg 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 상황에 따라 소수점 둘 째 자리부터는 생략하고 대략적으로 가까운 단위로 투여한다.

● 고양이의 경우에는 주로 glargine으로 시작하며, 시작 용량은 거의 동일하다.

● 주사 시간 : 식사와 동시 혹은 식후 1시간에 투여

– 필자의 경우 식후 1시간 투여를 선호한다

2. 혈당 곡선의 작성

●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혈당곡선 작성을 실시한다.

– 초기 인슐린 요법을 시작 할 때

– 임상증상의 변화 : 고혈당 (다음/다뇨, 체중감소 등) 및 저혈당 관련 증상들이 있는 경우

– 인슐린 용량을 변경 한 후 대략 2주 후

– 기타 병력, 임상증상 또는 신체검사 상 인슐린 용량의 조절이 필요한 경우 등.

● 작성방법

– 평소와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식이 급여를 하고 인슐린을 투여한다. 인슐린 투여는 상황에 따라 집에서 투여한 후 바로 내원하거나, 병원에 와서 수의사가 직접 투여할 수도 있다. 각각의 경우 장단점이 있으니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집과 병원에서의 편차를 보고 싶은 것인지, 인슐린 용량의 적절성을 보고 싶은 것인지, 보호자의 투약 기술을 검증하고 싶은 것인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주의사항 : ‘평소와 다름 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내원 일정 때문에 환자가 평소보다 밥을 적게 먹거나 혹은 먹지 않은 상태에서 혈당 곡선을 그리는 경우들을 보게 되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혈당 곡선을 그리는 목적은 수의사가 제시해 준 프로그램(식이 및 인슐린 시간 및 용량 등)대로 집에서 생활할 때 혈당이 어떻게 변할 지를 병원에서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다름 없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집에서 간식을 먹는 아이라면 병원에도 가지고 와서 해당하는 시간에 간식 급여 후 곡선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괜히 큰 맘 먹고 혈당 곡선을 그린다고 평소보다 잘 하려고 변수를 주게 되면 힘들게 혈당 곡선을 그리는 목적 자체가 퇴색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 혈당을 측정하는 주기는 보통 1~2시간 간격으로 한다.

– 자주 측정하면 보다 세밀한 곡선을 그릴 수는 있겠지만, 수의사가 혈당 측정에 시간을 너무 많이 써야 하는 불편 뿐만 아니라 보통 체격이 작고 말라 있는 당뇨 환자의 혈관을 감안하여 2시간 간격을 선호한다.

– 다만 혈당의 변화를 긴밀하게 볼 필요가 있는 환자의 경우 혹은 혈당의 최저점 (nadir) 근처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측정할 수도 있다.

● 혈당 곡선은 언제까지 작성해야 하는가?

– 일반적으로 12시간 곡선을 작성한다.

– 24시간 곡선의 경우, 환자가 입원해야 하고 수의사와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또한 일반적인 환자에서 주간과 야간의 혈당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므로 필자는 굳이 24시간 곡선을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 24시간 곡선을 그릴 필요가 있는 경우는 주/야간의 혈당 차이가 큰 경우, 소모기(somogyi) 현상이 의심되는 경우, 장시효성 인슐린 적용 후 정확한 인슐린 효과의 지속 시간을 판단해야 할 경우 등 제한적인 경우에 한한다.

– 12시간 곡선의 경우에도 12시간을 꼬박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원의 경우 아침 10시부터 오전 진료가 시작되는데, 당뇨 환자 한 마리 때문에 밤 10시까지 매달려 있어야 한다면 수의사, 환자, 보호자 모두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 필자의 경우 인슐린 투약 후 최저점 (nadir) 이후 2회 정도 더 측정하거나, 최저점 이후 혈당이 300 mg/dl 이상으로 올라갈 때 까지만 측정하는 편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시점까지에서 인슐린 용량 결정을 위한 정보는 모두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본원 기준으로 아침 10시에 내원한 환자는 빠르면 오후 3시, 늦어도 오후 5시경이면 혈당 측정이 종료되고 보호자의 시간적인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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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필자의 경우 그래프에서 ‘1’로 표기된 시점(Nadir에서 2회 더 측정) 또는
삼각형으로 표시된 시점(Nadir에서 300 mg/dl 이상으로 오를 때)까지만
혈당곡선을 그리는 편이다

3. 혈당 곡선의 해석 및 인슐린 용량의 조절

혈당 곡선을 작성하여 인슐린 용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1) Nadir (최저점) : 인슐린 투약 후 혈당이 가장 낮은 시점. 이 시점의 혈당이 80~150 mg/dl 정도라면 이상적이다.

2) Duration (지속시간) : Insulin 투여 후 혈당이 200~250 mg/dl 이하인 시간. 12시간 혈당 곡선 임을 감안하면 인슐린 투약 후 nadir가 투여 5~6시간 정도에 나타나고, 지속 시간은 12시간 정도라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실제 환자에서는 이렇게 완벽하게 나타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3) Fluctuation (변동폭) : 혈당이 가장 높은 시점(예 : 아침의 공복혈당)과 가장 낮은 시점(예 : nadir)과의 편차라고 할 수 있다. 이 편차는 크지 않은 것이 좋은데 결국 혈당이 너무 급격하게 떨어지고 올라가는 것보다는 안정적이고 완만한 포물선 형태의 혈당 곡선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여 혈당 곡선을 작성하는 이상 임상적으로 이 변동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병원에 내원하여 인슐린을 투약하기 전의 공복혈당이 너무 높다면 이미 편차는 기준 이상으로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앞서의 최저점과 지속시간을 염두에 두고 인슐린 요법을 조절하기 바란다. 물론 충분히 교육받은 보호자와 잘 관리된 환자에서는 변동폭도 잘 관리가 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일반적인 당뇨 환자에서 변동폭에 대한 추천 범위는 다음과 같다.

– 백내장이 없는 개의 경우 : < 150mg/dl

– 백내장이 있는 개의 경우 : < 200mg/dl

– 고양이의 경우 : < 200~250mg/dl

    

자, 독자 분들 중 혹시나 아직 혈당 곡선을 그려보신 적이 없으신 분이 있다면 와 닿지 않으실 수도 있으므로 간단한 예시를 하나 첨부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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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당뇨환자 사례. 8년령. 중성화한 수컷 요크셔테리어
아침/저녁 8시에 NPH 0.5 IU/kg을 투약 받는 환자다

본 환자의 경우 1) Nadir, 2) Duration, 3) Fluctuation을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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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위 환자에서 Nadir, Duration, Fluctuation을 표기

1) Nadir : 노란 삼각형으로 표기한 지점(이 시점의 혈당 102 mg/dl). 80~150 mg/dl 범위에 속하므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2) Duration : 혈당 250mg/dl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략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판단할 수 있다. NPH 1회 투약으로 12시간을 커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당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3) Fluctuation : 본 환자의 경우에는 아침 8시의 최고점(402 mg/dl)과 오후 2시경의 최저점(102 mg/dl) 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차이가 크지 않을수록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병원 내원 시점에 최고점 혈당이 이미 많이 높다면 편차가 커질 수 밖에 없으므로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환자의 경우 nadir와 duration이 좋으므로 현재 인슐린 용량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맺음말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인슐린 요법의 첫 내용으로 환자 혈당에 따른 초기 인슐린 용량 결정과 혈당곡선을 작성하는 방법을 주로 다루어 보았다.

다음 5회차 연재에서는 작성한 혈당곡선을 토대로 어떻게(얼마나) 인슐린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사례를 통해 적어 보려고 한다. 개봉박두!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 내과과장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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