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잘못으로 반려견이 죽었습니다˝

동물병원 의료사고 주장 사례 연이어 등장

등록 : 2020.04.04 10:51:00   수정 : 2020.04.04 10:51:00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수의사의 잘못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사과와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보호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물병원 의료사고를 소개하는 방송과 청와대 국민청원이 최근 연이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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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목) 반려견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게재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은 4일(토) 오전 현재 1만 8천명이 넘는 사람이 청원에 참여했다.

청원 게시자는 ‘수의사에게 살처분 당한 반려견 달이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합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반려견 달이가 경남 양산 소재의 한 동물병원에서 중성화수술을 받으려다가 석시콜린을 투여받고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석시콜린은 가축전염병시 살처분용으로 주로 쓰이는 약물이고, 그만큼 달이가 고통스럽고 괴롭게 죽어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원 게시자에 따르면, 수의사는 “실수다. 그냥 뭐에 씌웠나 보다. 내가 왜 이걸 주사했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으며, 컴퓨터 타자로 작성한 글을 사진 찍어 보냈다고 했다.

게시자는 “반려견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는데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오로지 할 수 있는건 민사소송뿐이라는 게 비통스럽다”며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는지 청와대에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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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선 3월 12일(목)에는 KBS 제보자들에 동물병원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소개됐다.

먼저, 통영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자궁축농증 수술을 받다가 반려견 ‘오디’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보호자 가족이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수술을 진행한 원장은 수술 전에 체중검사, 혈액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호흡 마취 없이 주사 마취로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을 한 공간도 비위생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수술을 시작한 지 5분 만에 반려견이 사망했다고 한다.

원장은 “강아지가 병원에서 죽었으니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수술 중에 잘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30년 정도 되는 수의사 경험에서 이런 사고는 처음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같은 동물병원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보호자들이 여럿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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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소재의 다른 동물병원 근처에서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보호자 10여명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동물병원에서 최근 세 달 사이에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반려동물이 10여 마리 이상 된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병원은 “본 병원과 관련 없는 허위사실 유포 시 민형사상 고발할 것”이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경준 변호사는 “의료사고는 소비자가 불법행위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기 때문에 승소하기 어렵다. 관련 제도 및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늘어나는 반려동물 인구만큼 제도가 뒤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좀 더 실효성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