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병원 오게 하는 용도 아닌 `연례 건강검진` 항목으로 활용해야

마이클 데이, 1년에 한 번 '면역관리' 포함한 건강검진 중요성 강조

등록 : 2018.10.03 09:51:10   수정 : 2018.10.03 09:50:26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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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동물수의사회 백신 가이드라인 그룹(WSAVA VGG)이 9일 2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콩그레스에서 개·고양이의 최신 백신 가이드라인과 혈청검사 활용방안을 소개했다.

마이클 데이 VGG 위원장(사진)은 반려동물의 면역을 위해서 수의사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보호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어 백신-3년에 한 번 항체가 검사, 논코어 백신-매년 재접종 권장

“백신, 1년에 한 번 병원 오게 하는 용도로 쓰지 마라”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코어 백신의 경우 3년에 한 번 재접종 혹은, 3년에 한 번 항체가 검사가 추천된다”며 백신을 매년 동물병원에 오게 하는 장치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단순히 경영상 이점을 위해 ‘매년 코어 백신 재접종’을 추천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 대신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연례 건강검진, Annual Health Check)을 하고, 건강검진 항목에 백신을 포함할 것”을 추천했다.

무조건 매년 백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검진의 하나로 면역 유지가 올바르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다. 실제 CPV, CDV 등은 강아지 때 기초 예방접종을 한 것만으로도 14살 이후까지 항체가 유지된다는 보고도 있다.

연례 건강검진 항목에 백신·항체가 검사 등 ‘면역 관리 항목’을 포함하면, 반려동물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면서 동시에 (1년에 한 번 코어 백신을 접종하는 것과 비교해) 동물병원 경영에도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
 

2000년까지는 매년 백신을 맞으러 오라고 하는 게 병원 방문 유도의 대표적인 방법이었지만, 현재는 ‘연례 건강검진’ 개념을 적용하여, 반려동물의 웰빙을 위해 1년에 한 번 예방의학적 검진·진료를 하고 그중 하나로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마이클 데이의 설명이다.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이렇게 연례 건강검진을 시행하면, 보호자에게 백신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고 보호자의 만족도도 높으며, 동물병원 경영상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렙토스피라 같은 논코어 백신의 경우 매년 접종이 권장되는 만큼,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할 때 논코어 백신 접종도 함께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WSAVA 가이드라인에 기초하여 개의 백신 스케쥴을 세운다면, 어릴 때 기초 예방접종을 모두 마친 개에 대해 3년 주기로 종합백신에 대한 항체가 검사 및 광견병 접종을 시행하고, 매년 렙토스피라 백신을 접종하는 스케쥴을 세울 수 있다.

단,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일 뿐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마이클 데이 위원장도 “가이드라인은 예시일뿐 국가별·지역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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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 반려동물에게는 매년 항체가 검사 필요

항체가 검사와 관련해서는 ‘키트’를 활용한 병원 내 항체가 검사의 활용이 권장된다.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최근 20년 사이 바뀐 변화 중 하나는 항체검사를 실험실 검사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병원 내에서 키트(In-Practice Kit) 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면서도 “제품별도 차이가 있으니 민감도, 특이도 및 제품 관련 연구를 참고하여 키트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어 백신이라도 하더라도, 노령 반려동물의 경우 ’3년에 1번’이 아닌 ‘매년 항체가 검사(혹은 접종)’가 추천된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10살 이상의 반려견과 15살 이상의 반려묘의 경우 매년 (코어 백신에 대한)항체가 검사를 권장했다.

WSAVA 백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코어 백신에는 개의 경우 CDV, CPV, CAV, 광견병(국가에 따라) 등 4개, 고양이의 경우 FPV, FHV, FCV, 광견병(국가에 따라) 등 4개가 포함된다.

코어 백신과 논코어 백신의 구분은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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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백신 가이드라인 중 발췌

강아지 기초 예방접종 단계에서 3차례 코어 백신을 제대로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체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에 대해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매우 드물지만 그럴 수 있다. 그 경우 한 번 더 백신을 접종한 뒤 다시 항체검사를 해 볼 것”을 추천했다.

만약,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건 유전적으로 백신에 불응하는 개체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트와일러 5000마리 중 한 마리는 개 디스템퍼 바이러스 백신에 불응하며, 1000마리 중 한 마리는 개 파보바이러스 백신에 불응한다고 한다.

백신 불응개체는 유전적 요인에 따른 것이므로 브리딩에서 제외하고, ‘개가 많은 곳’에 가지 않는 등 ‘바이러스 노출’에 주의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이클 데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보호소에서도 적극 활용 필요한 ‘항체가 검사’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적극적으로 항체가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동물이 입소했을 때 검사 후 항체가 있으면 바로 받아들이고, 항체가 없는 개체는 격리 후 예방접종 시킨 뒤 항체가 생겼을 때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

“항체가 검사보다 백신 접종이 더 저렴한데?”

항체가 검사 비용보다 추가 백신 접종의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보다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예도 많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마이클 데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항체 유무에 상관없이 추가 접종을 하는 것보다 항체검사를 통해 제대로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수의사가 할 일이라는 것.

마이클 데이 위원장은 “키트 검사비가 비싸서 차라리 백신 접종을 해달라는 주장은 보호자가 할 수는 있지만, 수의사가 해서는 안 된다. 수의사는 과학자다. 과학자는 근거를 바탕으로 임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WSAVA 백신 가이드라인 그룹은 “모든 반려동물에게 코어 백신을 전부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작동하려면 해당 지역의 75% 이상 개체가 면역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동물병원에서 기초 예방접종을 잘 마무리한 개체에 굳이 매년 재접종을 권유하기보다, (동물병원에 오지 않거나, 의료 사각지대에 있어서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동물까지 포함하여) 모든 반려동물이 예방접종을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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