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찬 변호사의 법률칼럼③] 동물병원 의료소송①:수의사의 주의의무

등록 : 2015.03.10 18:03:13   수정 : 2016.07.18 12:08:44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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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찬 변호사·수의사

의료소송이 발생하면 수의사는 ‘형사적 책임’이 아닌 ‘민사적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은 첫 번째 칼럼(보러가기)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의료소송이 발생했을 경우 수의사의 민사적 책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반려동물 소유주가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게 되면, 반려동물 소유주와 수의사는 민법상 위임(민법 제680조) 내지는 준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

위임계약이란 위임인(반려동물 소유주)이 수임인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수임인(수의사)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소송을 의뢰하거나,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를 의뢰하는 것이 위임계약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위임계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과채무’와 ‘수단채무’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과채무’는 일정한 결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고, 그 결과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채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반해 ‘수단채무’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과 발생의 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물론 결과채무가 수단채무보다 훨씬 엄격한 책임을 지게 된다.

반려동물 소유주와 수의사의 위임계약은 수의사의 전문지식을 이용하는 위임계약의 특성상 ‘결과채무’가 아닌  ‘수단채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의사는 반려동물 진료를 함에 있어 질병의 치료 및 예방의 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되는 것이지, 질병이 완치되어야만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위임계약에 따른 반려동물 소유주와 수의사의 의무는 무엇일까? 반려동물 소유주는 수의사에게 진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면 수의사는 진료비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선관주의의무(민법 제681조)’와 ‘위임계약상 보고의무(민법 제683조)’ 등을 부담한다.

여기서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의 줄임말로서, 수임인의 수준을 감안하여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의미한다. 수의사의 경우 수의사 업계에서 평균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 기술, 설비 등을 이용하여 반려동물을 적절하게 진료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위임계약상의 보고의무’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경우, 위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顚末)을 보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며 진료의 경과, 치료방법, 예후 등을 반려동물 소유주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수의사의 두 가지 의무 중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선관주의의무’다.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판례지만, 대법원은 “의료과오에 있어 의사의 과실은 의사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486 판결).

의사의 주의의무에 ‘결과예견의무’와 ‘결과회피의무’가 포함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런데 의사와 환자의 계약이나 수의사와 반려동물 소유주의 계약은 모두 위임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 대법원 판례는 수의사의 경우 그대로 적용되어 수의사도 반려동물을 진료함에 있어 ‘결과예견의무’와 ‘결과회피의무’를 지게 된다.

‘결과예견의무’란 어떤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인식하거나 예견하여야 할 의무를 일컫는다. 그런데 결과예견의무는 예견이 가능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 수의사는 결과예견의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예견할 수 없는 부작용까지 수의사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결과회피의무’란 수의사가 진료를 함에 있어 그 진료로 인하여 반려동물에게 위험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거나 예견하였다면,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회피하여야 할 의무를 말한다.

즉, ‘결과예견의무’와 ‘결과회피의무’는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진료함에 있어 나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로서 수의사의 과실유무를 판정하는 기초가 된다. 만약 수의사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수의사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의료과실의 구체적 유형으로는 ‘진료의무위반’과 ‘설명의무위반’을 들 수 있다. 주로 진료의무위반이 문제되는데, 진단상 과실, 수술상 과실, 경과관찰상 과실, 주사상 과실, 투약상 과실, 마취상 과실, 전원의무 위반 등이 진료의무위반의 내용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며 어느 수준의 주의의무를 담당할까? 또한 수의사의 진료상 재량권의 범위와 한계는 어떠할까? 만약 반려동물이 특이체질인 경우 수의사의 책임은 경감될까? 다음 칼럼에서 미국, 일본의 판례를 토대로 검토해 보자.

   

※참고문헌

최재천․박영호, 『의료과실과 의료소송』, 2001.

오지용, 『불법행위의 법리』, 2010.

이준상, 『의료과오에 관한 연구』, 1983.

김영두, 『의료소송에 있어서의 입증책임과 판례의 경향』,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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