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국제기구 방문기 [上] FAO 아태지역 사무소/이규영 수의사

FAO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 카틴카 박사를 만나다

등록 : 2016.09.09 12:51:30   수정 : 2016.09.09 12:51:30 데일리벳 관리자

들어가며

태국의 수도 방콕은 세계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매년 해외에서 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수의사들에게도 방콕은 친숙하다. 지난 해에는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 2015)가 방콕에서 열렸다. 2018년에는 세계수의역학경제학회(ISVEE) 개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방콕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물보건을 담당하는 국제기구의 지역사무국이 자리잡고 있다. UN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FAO-RAP)와 세계동물보건기구 동남아시아 대표부(OIE SRR-SEA)가 대표적이다.

필자는 두 기관에서 일하는 수의사들과 만나 아시아의 동물보건정책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FAO-RAP에서 만난 카틴카 박사(Dr. Katinka de Balogh)는 독일 베를린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이자 열대 기생충학 박사다.

아프리카 잠비아, 네덜란드 등지에서 수의공중보건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박사는 로마에 위치한 FAO 본부를 거쳐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에서 동물보건 및 생산분야 수석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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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틴카 박사(오른쪽)와 이규영 수의사(왼쪽)

Q. 최근 FAO가 집중하고 있는 동물보건 관련 국제적인 사안은 무엇인가

FAO는 UN 산하 국제기구들 중에서도 규모가 큰 기관이라 그에 걸맞게 프로젝트들도 다양하다. 다른 UN 기구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많다. 사실 이 많은 프로젝트들을 몇 개의 사안으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현재 FAO가 추진 중인 5대 전략목표에 부합하는 동물보건 관련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FAO는

1) 기아, 식량불안정 그리고 영양실조를 없애는 것을 돕는다

2) 농업, 임업, 수산업의 생산성과 지속성을 높인다

3) 농촌지역의 빈곤을 줄인다

4)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농업식량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5) 위협과 위기들에 대한 생계의 탄력성을 증대한다

를 5대 전략목표를로 세웠다. 이에 부합하는 3가지 동물보건 사안을 소개하겠다.

 

첫번째로 동아시아와 태평양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국제적인 동물전염병(Emerging pandemic infectious diseases)에 관한 문제다.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은 국경을 초월해 확산되면서 각국의 축산생산성을 저하시키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범국경(Pandemic) 동물전염병인 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FAO에게 매우 중요하다.

최근 FAO-RAP는 일본 도쿄에서 동아시아 각국의 수석수의관(CVO)들이 모인 연석회의와 제9차 범국경 동물전염병 대응을 위한 아태지역 국제 공조 위원회(9th Global Framework for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 (GF-TADs) Regional Steering Committee for Asia and the Pacific)회의에 참여해 악성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간 연대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FAO가 운영하는 세계동물질병정보시스템(EMPRES-i)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세계 각국의 동물질병 발생을 조기에 파악하고 공유하는 것은 범국경적 동물전염병의 확산을 막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OIE가 운영하는 세계동물보건정보시스템(WAHIS)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보고시스템과 연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각국 동물 질병의 실험실 진단 결과를 유전자 염기서열까지 더 정확하고 빠르게 보고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FAO는 개발도상국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가축전염병관리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예산이나 관련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범국경 동물전염병이 유입될 위험이 더 높다. 그로 인한 피해 역시 더 크게 나타난다.

FAO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비용대비 효율이 높은 동물질병대응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기술적 자문을 제공한다.

특히 전염성질병 유입분석과 같은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교육과정(바로가기)을 제공하여 각국 정부 담당자들이 과학적인 동물질병 유입 방지 정책을 더 쉽게 이해하고 수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두번째 사안은 저평가 되고 있는 동물의 풍토병과 인수공통전염병 문제(Neglected endemic disease and zoonosis)다.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브루셀라, 결핵 등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축산생산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산업종사자에 인수공통전염을 야기한다. 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지만 예방관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FAO-RAP는 지속적인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시아 여러 저개발국가의 브루셀라 감염증과 광견병의 발생을 줄이고 있다. 최근에는 원헬스(One-Health)적 접근법을 활용해 더욱 통합적인 예방책을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FAO가 각국이 수의서비스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의 풍토평과 인수공통전염병을 관리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생제 저항성에 관한 문제다.

전세계 공중보건분야에서 사람의 항생제내성균 감염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동물보건에서도 항생제내성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닌다.

FAO는 먼저 가축에서 예방적으로 활용하는 항생제가 내성문제를 겪으면서 축산업 생산력이 감소한다는 측면에 주목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축산물 소비경로를 통해 사람으로 항생제내성균이 전파될 위험성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FAO-RAP와 OIE가 함께 ‘마히돌 왕자 재단 컨퍼런스(Prince Mahidol Award Conference)’에서 동아시아 항생제 내성균 관리를 위한 사전회의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국제협의를 확대해나가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항생제내성균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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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 위치한 FAO 아태지역사무소

Q. 말씀해주신 것처럼 FAO는 여러 국제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관점과 이해관계가 다른 각국 정부나 관계자들을 설득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FAO의 역할은 이해관계자들의 통일된 방향을 이끌어가는데 있지 않다. 다만 이해관계자 모두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모임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동물보건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특정 문제를 두고 각국 정부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각자 생각하는 해결법이 다양해 좀처럼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FAO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논의를 이끌어간다. 각국 정부 축산정책담당자, 생산자협회, 제약회사, 학계 연구자 등을 한자리에 모아 의견을 나누게 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합의한 해결안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Q. 한국에도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데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FAO에 관심이 있는 수의대생이나 수의사들이라면 인턴쉽이나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FAO의 여러 전문가들과 일하면서 업무를 이해하고 향후 FAO에서 일할 수도 있는 중요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FAO가 주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는 5~6명의 지원자가 최소 한 달 정도 참여할 수 있는 인턴쉽이나 자원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에 대한 공고는 홈페이지 채용공고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FAO의 온라인 교육프로그램(e-learning lecture)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동물보건뿐만 아니라 식량, 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경험과 지식을 한 단계씩 쌓다 보면 분명 FAO에서 함께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의사와 수의대생 여러분들에게 “넓은 시야를 갖고 세계의 동물보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수의사는 동물보건의 최전선에서 질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교류가 많아지면서 여러 병원체들이 더 쉽게 확산된다. 이에 대한 수의계의 관심이 절실하다. 국제질병발생모니터링프로그램(ProMED)과 같은 전세계의 최신 질병발생보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의사 개개인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진다면, 더욱 정교한 진료를 통해 다양한 동물질병의 확산을 막고 세계동물보건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OIE 동남아시아지역 대표부 로넬로 아빌라 박사와의 인터뷰를 다룬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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