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마약류 수출입 조건완화..´코끼리도 치료할 수 있게 해주세요´

동물용 마약류 수출입허가 규제완화..M99 등 대형 야생동물 마취 필수제제 수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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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식약처 마약정책과의 요청으로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 부분을 2014년 9월 24일 수정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가 동물용 마약류 수출입 허가요건 완화를 추진한다. 동물용 마약제제 수입이 어려워 대형 야생동물 진료에 문제를 겪던 동물원 치료환경이 개선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18일 입법예고했다.

당초 마약류의 수출입은 인의용·동물용 여부에 관계없이 인체용 비마약류 의약품의 품목허가 또는 품목신고를 받은 업체만 신청할 수 있었다. 때문에 동물용의약품만 취급하던 업체는 동물용 마약류만 취급하고 싶어도 허가요건을 충족하기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었던 것.

이번 개정안은 동물용 마약류만 취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비마약류 동물용의약품의 품목허가 또는 신고를 근거로 해서도 식약처장에게 수출입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요구조건을 완화했다.

현재 동물용 마약류약품은 케타민이나 디아제팜 등 일부 성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슴용으로 사용되던 펜타닐 성분 약품이 농가 자가진료용으로 유통되다가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틸레타민·졸라제팜 성분의 마약류 지정이 예고된 바 있다.

140818 동물용마약류
(자료사진 : 와일드라이프코리아)

이번 마약류관리법 개정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곳은 바로 ‘동물원’이다. ‘M99’으로 불리는 에토르핀(Etorphine) 제제 때문이다.

일반 모르핀의 50~100배 위력을 가진 마약 성분 에토르핀은 소량으로도 코끼리나 하마, 코뿔소 등 대형 초식동물의 마취가 가능하다.

M99은 한 병에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약물이지만, 마취총으로 주사할 수 있는 약물용량이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강력한 효과로 해결해주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대형 야생동물 마취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수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마땅한 대체제가 없다는 점이다. 대형 야생동물의 경우 마취를 하지 않으면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데, 마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동물병원 여용구 수의사는 “야생 대형동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에토르핀 제제가 꼭 필요하다”면서 “자일라진이나 부토파놀 등 다른 마취제를 쓰자면 몇 백 ml를 주사해야 하는데, 보정도 안 되는 대형동물에서는 이런 대용량 투여가 불가능하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M99 에토르핀 제제가 없어 코끼리 등 대형동물은 치료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여용구 수의사는 “마취제가 없으니 훈련을 통해 치료적 접근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코뿔소나 하마 같은 대형동물은 훈련도 여의치 않아 마취 없이 접근하기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동물용 마약류만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비마약류 동물용 의약품의 허가로도 수출입업 허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9월 29일까지 식약처 마약정책과(전화 043-719-2805)로 제시할 수 있다.

  

동물용 마약류 수출입 조건완화..´코끼리도 치료할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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