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약국 다시 가보니..일부 동물약 수량 제한됐지만 ‘무분별 유통’은 여전

일부 동물약 자취 감추거나 품절...하지만 각종 치료제는 여전히 처방전 없이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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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이 동물용의약품의 무분별한 유통과 오남용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약 두 달이 흘렀다. 수의사회와 동물용의약품 업계 관계자들이 유통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은 한 달 전이다.

현재 상황은 어떨까?

최근 문을 연 충청권의 한 창고형 약국. 동물용의약품 코너를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창고형약국에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포함한 각종 동물약품이 별다른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

피모벤단 성분의 심장질환 치료제부터 에날라프릴, 멜록시캄에 비아그라와 동일한 실데나필 성분 의약품까지 다양한 동물용의약품이 처방전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의약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제약은 없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지도 묻지 않았고, 복약지도도 없었다.

본지의 문제제기 이후, 8월 25일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회장 이승근) 주관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수의사회와 주요 동물용의약품 제조사·유통사들은 “수의계와 제조·수입·유통업계가 동물용의약품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창고형약국 등을 통한 동물용의약품의 무분별한 유통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시도지부장협의회는 동물용의약품 비정상 유통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약사법 위반 행위 등이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 고발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그 뒤로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앞서 취재했던 수도권의 창고형약국을 다시 찾았다.

다시 찾은 수도권의 한 창고형약국. 두 달 전과 달리 대표적인 반려동물 종합구충제가 품절 상태였다. 일부 제품은 1인 당 1개만 구매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 구매를 위해서는 카운터에 별도 문의가 필요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일부 동물용의약품의 판매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7월 당시 확인했던 대표적인 반려동물 종합구충제가 판매대에서 사라졌다. ‘품절’로 표시되어 있었다. 갯수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1인 1개’​로 구매가 제한되어 있었다.

2024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의원이 지적했던 실리정(실데나필 성분)은 아예 사라졌다. 약사회와 약학전문신문에서 실리정의 동물약국 판매 주의를 언급한 뒤 생긴 변화다.

하지만, 동물의약품의 무분별한 유통 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일부 제품의 구매 제한이나 품절이 확인됐지만, 일반 소비자가 각종 동물용 치료제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했다.

피모벤단 성분의 반려동물 심장병 치료제, ACEi인 에날라프릴(Enalapril), NSAID 성분의 진통소염제 등이 판매되고 있었고, 수의사 처방전 없이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된 글로벌 제약사의 반려동물 종합구충제도 판매 중이었다.

또 다른 지역의 동물약국. 수도권 창고형약국에서 품절 표시되어 있는 아토피 치료제가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다.

다른 창고형약국도 다르지 않았다.

충청권에 새로 생긴 창고형약국을 찾았다. 피모벤단, 에날라프릴 성분 의약품은 물론, 엔로플록사신 성분 및 세파 계열의 항생제, 마로피탄트(Maropitant) 성분의 구토 치료제, 트릴로스탄(Trilostan) 성분의 쿠싱치료제 등이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구충제는 기본이었다.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의 모니터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확인됐다. 한 동물약국에서 구충제, 각종 보조제와 함께 아토피 치료제, 고양이 만성신장병(CKD) 치료제 판매가 확인됐다.

현재 동물약국(창고형약국 포함)에서 처방전 없이 판매 중인 동물용의약품은 대부분 수의사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이다. 하지만,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에 따라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합법적으로 판매된다. 수의사의 진료도 필요 없고, 동물을 키우지 않아도 그냥 살 수 있다.

*수의사 처방제 약사예외조항 : 약국개설자는 수의사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수의사 처방전 없이 판매할 수 있다(약사법 제85조⑦).

한편,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는 전국 각 지역의 창고형약국/동물약국을 대상으로 동물용의약품의 유통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창고형약국 다시 가보니..일부 동물약 수량 제한됐지만 ‘무분별 유통’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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