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김준영) 본과 3학년 학생 21명이 7월 23일부터 8월 19일까지 3주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해외 수의임상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해외임상실습에 참여한 이선엽 학생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에는 미국 임상실습을 다녀온 뒤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는 것을 꿈꾸게 된 학생들이 많다.
왜일까. 무엇이 그렇게 다른 것일까
내가 이번에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며 든 생각은 수의사의 직업적인 삶이라는 측면에서는 미국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물가와 주거환경, 문화 등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해야겠지만, 직업적으로는 수의사가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며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3주 동안 수의임상실습을 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미국의 수의료 시스템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평소 학교에서 수의학을 배우면서 미국의 동물병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왜 많은 사람이 미국 수의학을 배우러 떠나는지, 한국과 진료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수의사와 테크니션은 어떤 일을 하는지, 실제 미국 수의사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

미국의 동물병원이 돌아가는 방식
이번 실습에서는 한 병원에 오랫동안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GP(General Practice)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하루에 한 곳씩 병원을 방문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병원의 분위기와 진료 방식을 비교해서 볼 수 있었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병원이 돌아가는 방식 자체였다.
진료실에는 컴퓨터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보호자와 대면하는 진료실에 컴퓨터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진료실 안에는 보호자와 환축, 수의사가 마주하고 있었다. 수의사는 보호자와 상호작용하며 환축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심되는 질병들과 필요할 수 있는 검사들에 대해 설명했다. 전자기기 없이 바로 보호자와 환축을 마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한 원장님은 미국에서는 전문직 종사자가 보호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전자기기를 계속 사용하면 전문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검사가 필요하면 다른 병원으로
Cherry eye나 귀 감염처럼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부터 발치가 필요한 환축, 구강 내 종괴가 확인된 리트리버 등 다양한 케이스를 볼 수 있었다. 특히 벼룩(flea)이나 기생충 관련 환축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추가 검사가 필요한 환축들은 추가 장비를 갖춘 다른 동물병원으로 안내하거나, 초음파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초음파 전문의에게 연락해 별도로 예약을 잡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학교 실습을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실제 보호자가 눈앞에 있고, 환축의 상태를 바로 판단하면서 다음 진료 과정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앞으로 수의사가 되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나에게 저렇게 감별진단 목록이 빠르게 떠오를 수 있을까?’ ‘이걸 다 영어로 말한다고?’
학교에서 질병과 진단법을 배우는 것과 실제 환축을 앞에 두고 판단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건 꼭 필요하고, 이건 권장합니다”
미국 병원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보호자에게 치료 방법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수의사가 보호자에게 어떤 검사나 치료가 Required, 즉 필수적인 것인지, 혹은 Recommended, 즉 권장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의사가 결정해서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축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설명하고 보호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가격 역시 예상 견적을 제시하고 보호자가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의사는 자신이 판단한 내용을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보호자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를 선택한다. 결국 진료는 수의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와 함께 결정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언어가 달라도 진료는 계속된다
미국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특히 LA는 라틴 문화권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다 보니 스페인어만 사용하는 보호자를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 진료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영어와 스페인어가 가능한 테크니션이 통역을 맡아 보호자와 수의사의 의사소통을 돕고, 수의사는 필요한 치료와 선택 가능한 치료를 구분해 설명했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보호자가 치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크게 느낀 차이, 수의사와 테크니션의 역할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느낀 차이는 역시 수의사와 테크니션의 역할 분담이었다. 미국에서는 채혈이나 IV 확보, triage, 기본적인 처치 등 많은 실무를 테크니션이 담당하고 있었다. 마취 과정에서도 IV 라인을 확보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은 주로 테크니션이 담당했고, 수의사는 절개, 삽관이나 정맥투여 등 수의사의 판단과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채혈이나 IV 카테터 장착을 수의사가 직접 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테크니션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최대한 맡고, 수의사는 진단과 처방, 치료계획 수립 등 수의학적 판단에 집중하는 구조가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수의사가 모든 일을 직접 잘해야 하는 것이 좋은 수의사의 모습일까? 수의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다른 업무는 각 직군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진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것을 혼자 해결하지 않는 것도 실력
실습하면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의사들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다른 전문의에게 바로 질문한다는 점이었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위해 많은 질환과 진단법을 공부하다 보니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알고 있는 수의사가 되는 것보다, 내가 모르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이 GP(General Practice) 수의사이고 Specialist(전문의)는 상대적으로 적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나 보다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전문의에게 리퍼를 보내는 모습도 꽤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미국에서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련과 시험을 거쳐야 하고,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전문의가 되는 사람은 소수이다. 그래서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경우 전문의에게 리퍼를 보내는 것이 오히려 환축에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SOAP를 직접 써보면서 ‘질환’보다 ‘사고 과정’을 보게 됐다
이번 실습에서는 실제 케이스를 들은 직후 SOAP 형식으로 정리해 보는 연습도 했다. 처음에는 그냥 환자가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중요한 것은 질병명을 맞히는 것보다 어떤 순서로 생각할 것인가였다.
예를 들어 환축에게 lameness가 나타났다면 바로 특정 질병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Muscular, Vascular, Neoplasia처럼 큰 범주에서 감별진단을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한 원인을 정리한 다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결정한다. 처음부터 모든 검사를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는 정보로 가장 필요한 검사부터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Plan을 결정하는 것이다. 실제 케이스에 적용해 보니,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임상실습을 하면서부터는 케이스를 그냥 듣고 지나가기보다 스스로 노트를 들고 다니며 진료 직후 SOAP 형식으로 정리했다. 실제 수의사들이 세운 진단과 처방을 내 생각과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 환자는 무슨 병이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검사를 하지?’, ‘이 결과가 나오면 다음에는 무슨 검사를 하지?’를 생각해 보려고 했다. 지금까지 질병 하나하나에 대해서만 배웠다면, 이제는 질병끼리 서로 연결돼 시스템적으로 머릿속에 공식이 정해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임상실습을 할 때도 이런 방식으로 케이스를 정리한다면 단순히 본 환자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병원을 본 만큼, 한 곳에 더 오래 있고 싶었다
다양한 병원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번 실습의 분명한 장점이었다. 병원마다 운영 방식도 조금씩 달랐고, 여러 수의사를 만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병원에서 조금 더 오래 실습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 동안 병원을 방문하면 그날 어떤 환축을 보고 어떤 진료를 하는지는 볼 수 있지만, 한 환축이 처음 내원한 뒤 검사와 치료가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지속적으로 따라가기는 어렵다. 또 이번 프로그램이 주로 소동물 GP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대동물 진료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실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지 수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면허 취득 과정 등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중 해외 수의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하기 위한 경로 중 하나인 PAVE(Program for the Assessment of Veterinary Education Equivalence)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한 수의사는 PAVE가 “미국에서 수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수의사로서 1인분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라며, 미국 수의사를 생각한다면 PAVE에 도전해 볼 것을 강하게 추천하기도 했다.
참고로, PAVE(Program for the Assessment of Veterinary Education Equivalence)는 미국·캐나다의 AVMA 인증을 받지 않은 외국 수의과대학 졸업생의 수의학교육이 북미의 교육 기준과 동등한지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영어 능력 요건과 QSE(Qualifying Science Examination)를 통과한 뒤에는 미국 AVMA 인증 수의과대학에서 ECE(Evaluated Clinical Experience)를 진행하게 되는데, 정규 학생들과 함께 본과 4학년의 임상 로테이션에 해당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평가받는다. 학교에 따라 비용은 다르지만 수만 달러의 학비가 필요한 만큼,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PAVE를 마쳤다고 바로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후 NAVLE(미국수의사면허시험)와 각 주에서 요구하는 면허 요건을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외국 수의대 졸업생이 미국의 임상 환경에서 정규 수의대 학생들과 함께 임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수의사를 생각하는 학생에게는 구체적인 진입 경로로 느껴졌다.

미국 수의사의 연봉, 그리고 현실적인 생활비
연봉과 생활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현지 수의사들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의 수의사 연봉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급에 보너스나 인센티브가 더해지는 형태라고 했다. 1년 차 수의사의 경우 연봉이 약 10만~12만 달러에 인센티브가 추가되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연봉만으로 미국에서의 생활을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세금 부담이 있고, 특히 LA는 주거비와 생활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기준 월세가 약 1,500~2,000달러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외식 역시 팁을 포함하면 한 끼에 25달러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현지에서는 LA에서 연봉 1억 원 정도를 벌더라도 1인 가구가 생활하기에는 빠듯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연봉이 높아도 실제 생활에서는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동물병원을 직접 개원했을 때의 경제적인 장점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연봉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로서 어떤 형태로 일하느냐에 따라서도 경제적인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한국은 수의사가 너무 많다”
미국에서 생활하고 여러 동물병원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수의료 환경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도 체감했다. 특히 국토 면적과 수의과대학 수를 단순히 비교했을 때 한국의 수의과대학 밀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LA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대한민국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수의과대학은 두 곳뿐이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국토에 10개의 수의과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물론 수의사 수는 단순히 국토 면적이나 수의과대학 수만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이러한 차이를 직접 체감하면서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 많은 수의사가 경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넓은 국토와 수의료 시장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한국과 미국의 수의료 환경이 왜 다르게 형성됐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다.



역시 미국은 미국이다
이번 실습에서는 진단검사 기업인 Antech도 방문했다. 현지에서 들은 설명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하루에도 수만 장의 검체와 슬라이드 의뢰가 들어온다고 했다. 이를 보면서 미국의 수의료 시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 확실히 미국은 스케일과 시장의 크기가 달랐다. 동시에 ‘더 큰 물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의 동물보호소는 어떤 모습일까
LA의 여러 동물보호소를 방문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생각했던 보호소와는 다르게 우리가 방문했던 Pet Space는 규모가 매우 크고 시설도 깔끔하고 정돈돼 있었다. 많은 동물이 보호받고 있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미국의 동물보호소가 어떤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었다. 이런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동물들을 직접 보다 보니, 단순히 둘러보러 온 사람도 입양을 고민하게 될 것 같았다.

동기들과 떠난 라스베이거스·그랜드캐니언 로드트립
실습뿐만 아니라 동기들과 함께한 시간도 이번 미국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억이다. 동기들과 Las Vegas와 Grand Canyon으로 로드트립을 떠났다. 차를 렌트하고 매일 저녁에는 바비큐 파티를 했다. 다음 날 먹을 부리토를 미리 만들어 두면서 여행 비용도 아꼈다. 학부 때만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이런 시간이 소중했다. 낯선 미국에서 동기들과 함께 직접 운전하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여행하면서 만든 추억은 실습에서 배운 것만큼이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비 오는 날이 그리운 LA
LA는 날씨가 항상 좋았고 여유로웠다. 하지만 문득 나는 비가 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이 그리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밤에 산책도 나가고, 밖에서 친구들과 외식도 마음껏 하고 편하게 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치안이나 깨끗한 길거리, 대마 냄새 없는 거리들이 그리웠다. 3주 정도 생활하다 보니 오히려 ‘나는 역시 한국이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국 수의사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미국에서 수의사라는 직업을 갖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국 미국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어디를 나가든 운전을 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도 많았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해 먹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는 것이 직업적으로는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미국의 생활방식이 나에게 잘 맞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느꼈다.

직업이 좋은 것과 그 나라에서 사는 것은 다른 문제
이번 실습을 통해 미국에서 수의사로 일하는 삶이 꽤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미국 수의사를 선택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직업적인 삶에서는 행복하고 여유로울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라이프스타일에서 오는 지루함이나 한국 문화나 음식, 한국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 산다면 삶이 꽤 지치고 경쟁적일지라도 그 속에서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가며 익숙한 사람들과 문화를 계속 누릴 수 있다. 결국 미국 수의사를 선택하는 것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와 동시에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은?
이번 미국 실습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미국이라는 넓은 세계를 알게 됐다는 점과, 그 속에서 수의사의 위치가 어떤지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정말 너무 크다. 그 속에서 수의사는 꽤나 괜찮은 직업인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인 것 같다.
미국 실습을 하며 나는 단순히 ‘미국 수의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한 것이 아니다.
수의사로 일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앞으로 어떤 수의사가 되고 싶은지, 내가 어느 곳에서 살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를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그것이 이번 3주간의 미국 실습이 내게 남긴 가장 큰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