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실 ˝99년 삭제 동물병원 1인 1개소,되살필 필요 있나 논의 필요˝

인증-국시 연계, 징계요구권 신설 등에 내린 보수적 판단에는 의문부호

등록 : 2020.02.21 05:42:41   수정 : 2020.02.21 15:03:2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수의사 관리·양성의 다각적인 개편안을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오영훈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18일 상정됐다.

지난해 10월 발의된 오영훈 수의사법 개정안은 대한수의사회가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한 개정 필요 사항들을 담고 있다.

▲수의사법 목적과 수의사 직무에 동물복지·인수공통감염병 예방·축산물 안전 추가 ▲비윤리적 수의사에 대한 징계요구권 신설 ▲수의학교육 인증대학에만 국가시험 응시자격 부여 등 기존에 논의되어 오던 미비점뿐만 아니라 ▲동물병원 1인 1개소 원칙 ▲동물의료광고 사전심의 ▲전문수의사 제도 도입근거 마련 등도 포함됐다.

이번 2월 임시국회가 총선 전 마지막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의사법 개정안의 회기 내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

수의사법 목적 및 수의사 직무, 인증-국시 연계, 비윤리적 회원에 대한 징계요구권 신설 등 수의사회 현안의 법제화는 차기 국회와 허주형 집행부의 과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영훈 수의사법 개정안 주요 내용에 대한 국회 농해수위 전문위원실의 검토 결과는 아래와 같다.

 

수의사법 목적·직무 확대, 신고주기 3년 설정 ‘타당’

전문위원실은 수의사법 목적 및 직무의 개정 필요성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전문위원실은 “반려동물 인식 확대로 단순히 동물의 치료에 그치지 않고 스트레스 관리 등 심리적 부분까지 포괄적 치료를 원하는 동물 소유자들이 늘고 있다”며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 질병으로도 발현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예방은 수의사 직무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수의사 신고의무를 3년 주기로 강화하는 안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현행 수의사법은 수의사로 하여금 실태와 취업상황을 대한수의사회에 신고토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신고주기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신고 후 시간이 흐를수록 그 내용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개정안은 최초로 면허를 받은 날부터 3년마다 신고하도록 주기를 정했다. 의료법에서 3년마다 신고토록 규정한 의사와 마찬가지다.

의사의 신상신고 관리는 수의사보다 더 강화되어 있다. 신상신고 시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신고는 반려할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하지 않은 의료인의 면허는 효력정지에 처할 수 있는만큼, 신고와 보수교육 이수가 큰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

 

인증-국시 연계에 보수적 판단..곧 10개 대학 모두 인증되면 ‘기우’ 그칠 것

수의학교육 인증과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연계하는 개정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전문위원실은 “동물 생명과 직결되는 수의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과정인 만큼 엄격한 인증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수의과대학이 인정기관으로부터 평가 및 인증을 받도록 제도화한 후 인증-국시 연계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편이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타 부처의 입장도 자못 보수적이다.

교육부는 평가인증이 자율적인 재관리가 목적이므로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것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미인증 수의대 졸업자의 응시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시장진입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쟁제한적 규제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10개 수의과대학 중 9개 대학이 1주기 인증을 완료했고, 나머지 1개 대학(경북대)도 곧 인증평가를 진행할 예정인만큼 인증-국시 연계에 따른 실질적 충격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곧 모든 수의대가 인증을 완료할 것이란 점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도 적다.

 

전문수의사 제도, 근거조항 만들기 앞서 연구 통해 로드맵 만들어야

‘1인 1개소’도 반대에 가까운 판단

개정안은 전문수의사 제도를 도입하고, 전문수의사가 아닌 사람은 전문 진료과목을 표시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전문위원실은 소유자의 진료 만족도를 높이고 수의업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개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개정에 앞서 관련 연구조사가 먼저라고 판단했다.

전문위원실은 “수의병리학, 수의안과학, 실험동물의학계 등에서 자체적으로 전문수의사 평가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수련병원이나 전문의를 배출할 수 있는 학제·진료과목이 미흡한 상황이므로, 법제화 이전에 연구용역을 거쳐 구체적인 로드맵을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동물병원 1인 1개소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에 가까운 판단을 내렸다.

2개 이상의 동물병원을 개설하더라도 상주하지 않는 병원에 별도의 수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면, 법률 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위원실은 “동물병원 개설 수의 제한은 과거에 있었지만 1999년 삭제된 것으로, 이를 되살릴 필요가 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2개 이상의 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는 62명으로 파악된다. 반면 의료법과 약사법은 의사나 약사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비윤리적 수의사 징계요구권, 미룰 이유 없는데..

비윤리적 수의사회원에 대한 대한수의사회의 징계요구권 신설에 대해서는 “회원 가입이 강제되는 수의사회에서 수의사회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개정안은 대한수의사회가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개정안 제23조4항), 윤리위 심의·의결을 거쳐 농식품부장관에서 비윤리적 수의사회원의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개정안 제32조의2).

이에 대해 전문위원실은 내부 규정으로 윤리위를 설치해 자체 징계를 우선 활용한 뒤 입법 절차를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의료법은 이미 의사협회로 하여금 의료인의 품위손상에 대해 중앙윤리위 심의·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도덕적 의료행위를 의료계 내부에서 심사하여 자율징계권을 강화하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대한수의사회가 이미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고, 실효성 있는 징계를 내리기 어려운 기존 윤리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징계요구권 법제화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의료광고심의제에는 위원회 구성 등에 보완 의견

개정안은 동물병원의 허위·비방·과장광고를 금지하고 수의사회에 ‘광고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사전 심의를 받도록 했다. 사전심의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의료법과 같은 맥락이다.

전문위원실은 “동물진료시장 확대를 감안해 무분별한 과대과장 광고와 비윤리적 광고를 자체적으로 걸러내려는 취지”라면서도 “사전심의 법제화가 필요할 정도로 동물의료시장의 경쟁과 광고가 치열한 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광고심사위원회를 수의사회에 두는 것은 국가기관 간섭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광고 주체와 심사 주체가 같다는 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물 진료 소비자,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위원회 구성 요건을 법제화하는 한편, 동물 진료광고 심의 및 관련 업무의 수행에 관하여는 농식품부장관의 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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