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동물 아닌 `반려동물 활용 신약개발 시험`의 장점과 한계점

크로엔 박영찬 대표·안국준 수석연구원, 서울대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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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전임상시험을 통과한 물질 중 약 10%정도만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때문에 전임상시험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반려동물 환자들을 활용하여 신약 물질 검사를 시행해 신약 개발 성공확률을 높이는 개념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신약 개발 시 동물실험을 할 때 특정한 환경에서 사육된 실험동물을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환경에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질병에 걸리는 사람 환자들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하지만, 질병에 이환된 반려동물은 사람 환자와 유사한 기전에 따라 질병에 이환된다. 따라서 실험동물을 활용할 때보다 반려동물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의 성공률이 더 높아지고, 신약 개발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2014년 UC 데이비스 교수가 이 개념을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지에 소개한 뒤, 미국, 유럽 등에서는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과 사람간의 Transitional Study만 연구하는 교수가 별도로 있는 대학까지 등장했다.

1월 12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도 이 내용을 주제로 특강이 열렸다. (주)크로엔 박영찬 대표이사와 안국준 수석연구원이 ‘Transitional Study between companion animals and human’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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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찬 크로엔 대표이사

박영찬 크로엔 대표이사는 “실험동물은 동계교배(Inbreeding)되어있고, 자연발생 질환이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질병발생 원인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며 반려동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 시험의 장점을 설명했다.

안국준 수석연구원 역시 “설치류는 동계교배되기 때문에 음식, 습관 등 사람과 환경이 다르고, 이질성(heterogeneity)이 있기 때문에 전임상하기에 단점이 있다. 비설치류 실험의 경우에도 설치류보다는 더 나은 정보를 주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전문가가 드물기 때문에 효과적인 정보 제공이 어렵다”며 현재 방식의 한계점을 전했다.

반려동물 대상 시험 중 효과가 뛰어나면, 인체용의약품 개발 뿐 아니라 동물용의약품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경우 반려동물의 질병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 활용 신약개발 시험은 궁극적으로 동물의 복지 증진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크로엔 측의 설명이다.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이 방법도 만능은 아니다. 몇 가지 극복해야 할 한계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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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보호자 설득 + 수의사들의 참여

기존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반려동물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반려동물을 실험동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든, 수의사회든, 수의과대학이든 나서서, 필요성과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지하철에 ‘임상시험에 참여 할 고혈압 환자를 모집합니다’ 등의 광고를 게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박영찬 대표는 “반려동물을 실험용으로 쓴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도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고, 동물 불치병 치료제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사이언스 뉴스에는 아래와 같은 표현까지 언급된 바 있다.

“아픈 개를 신약 개발 시험에 투입하는 것은 사람과 동물환자를 동일하게 바라보는 것이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동물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직한 방법”.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2차급 동물병원, 일선 동물병원의 참여도 중요하다. 시험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험에 참여할 동물환자 수를 일정 수준이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선 임상수의사들이 보호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박영찬 대표는 “일선 수의사가 보호자에게 하나씩 필요성을 다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처럼 정부, 수의과대학 등 큰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vGCP(Veterinary Good Clinical Practice)인증을 통해 동물복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시험이 진행되도록 해야 하며, 동물환자 임상시험에 대한 보험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크로엔은 지난해 6월 벡스퍼트(VexPert)라는 동물용의약품 전문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신약개발의 성공률과 반려동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비교 임상시험’을 수행할 TRACS®(Translational Research and Animal Clinical Study)를 상표등록하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실험동물 아닌 `반려동물 활용 신약개발 시험`의 장점과 한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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