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케이펫페어③] 소비자에 집중하는 업체,어쩔수 없는 시대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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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한민국펫산업박람회(이하 케이펫페어, K-pet fair)가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일산 KINTEX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3일간 무려 4만 3천여 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케이펫페어에 참여해 동물병원 전용 제품 및 서비스를 홍보하는 업체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케이펫페어에서도 수의사 및 동물병원과 관련된 회사와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주요 사료회사는 물론, IT 프로그램, 간식, 영양제 등 많은 업체들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의사만을 대상으로 홍보하던 회사들이 더 이상 수의사와 동물병원 마케팅으로는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며 “B2C 마케팅을 하는 회사들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물병원을 통한 사료 및 용품 유통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업체들이 펫박람회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른다.

 

물론 대부분의 회사는 수의사 대상 홍보와 소비자 대상 홍보를 병행하고 있으며, 박람회 현장에서는 제품을 홍보할 뿐 판매하지는 않는다.

박람회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동물병원 전용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동물병원 전용 제품이기 때문에 자리를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서서히 반응이 오고 있다. 수의사 대상 홍보만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소비자 대상 홍보와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라는 요구가 많지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홍보만 할 뿐, 일선 동물병원에서 제품을 구입하라고 설명 드리고 있다”며 “동물병원 전용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놓치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가 망가지고, 저가의 제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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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닌코리아는 서울시수의사회 반려동물행동학연구회와 함께 보호자 대상 행동학 강의를 진행해 큰 관심을 받았다

“소비자로 눈 돌리는 업체, 늘어날 수밖에 없어”

하지만, 이런 업체들이 언제까지 유통을 철저히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체는 결국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수의사 대상 학술대회 부스 참여를 줄이고 이번 케이펫페어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수의사 행사 부스비에 비해 부스비가 훨씬 저렴하고 합리적일 뿐 더러, 한 마디로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다. 현장 판매를 하면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간 4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다녀가는 박람회인 만큼, 동물병원 전용 제품이지만 판매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 펫박람회 때마다 동물병원 전용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업체도 있다.

동물병원 브랜드와 소비자 브랜드를 분리시키는 회사도 늘고 있다.

동물병원 전용 제품만 유통 및 생산하던 한 업체는 최근 소비자 대상 브랜드를 런칭하고, 이번 박람회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동물병원 쪽 라인과 소비자 쪽 라인 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쓰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동물병원을 제외하고 제품을 런칭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최근 런칭한 한 사료회사는 이번 케이펫페어에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잠시 동물병원 전용 사료를 고민했었으나, 진입장벽이 높고 효율이 낮으며, 제품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 때문에 동물병원을 유통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사료회사는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올해 온라인 등 대대적인 B2C 마케팅을 통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는 한 회사의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때문에 “수의사의 제품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소비자 대상 홍보를 반대하는 수의사의 주장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뼈 있는 이야기를 수의계 전체가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분회 세미나 지원하고, 협회 후원하고, 비싼 부스비를 주고 행사에 참여해도 일선 동물병원에 제품을 까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손님이 와서 제품을 찾으면 수의사도 그 제품을 비치할 수밖에 없지 않나. 업체들이 소비자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를 수의사들이 잘 고민해봐야 한다”

[제8회 케이펫페어③] 소비자에 집중하는 업체,어쩔수 없는 시대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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