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동물 포획 포상금 받으려면 귀·꼬리 잘라라?

등록 : 2013.07.06 13:51:10   수정 : 2015.11.14 19:25:54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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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된 야생 멧돼지 (환경부 자료사진)

사체 일부 잘라오는 조건으로 유해야생동물 포획 포상금 지급..동물학대 논란

충북 일부 지자체가 추진 중인 유해야생동물 퇴치 사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상금 지급을 신청하는 증빙 수단으로 동물의 사체 일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퇴치사업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고라니와 멧돼지다. 야생동물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칙적으로 포획이 금지되지만, 농업에 피해를 주는 고라니, 멧돼지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포획할 수 있다.

보은군은 6월부터 고라니를 잡아오면 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 달 동안 총 290여마리가 잡혔는데, 양쪽 귀를 제출해야 돈을 주고 있다.

괴산군은 고라니 한 마리당 2만원, 멧돼지 한 마리당 5만원을 주고 있다.

영동군은 고라니에 5만원, 옥천군은 고라니 4만원에 멧돼지 8만원으로 이들 두 지자체에서 잡힌 고라니는 370마리에 이른다.

위 지자체들은 모두 잡은 고라니의 귀, 멧돼지의 꼬리를 포상금 신청 시 제출할 것을 요구 하고 있다. 

이같은 잔인한 처리방식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은 물론, 포획을 담당하는 엽사들도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엽사들은 사체에서 귀나 꼬리를 자르는 것이 혐오스럽다며 현행 포상금 지급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단체와 네티즌들도 동물학대 소지가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유해야생동물 포획허가기준을 명시한 현행법에는, 유해야생동물을 포획할 때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지 아니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사진 등을 증빙자료로 받을 경우 조작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동물보호단체가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동물 사체 일부를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자료사진 –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야생동물…한쪽은 포획하고..한쪽은 구조·치료하고..

고라니 등의 야생동물이 다쳤을경우,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이들을 구조하고 치료한다. 그런데 ‘농업에 피해를 주는’ 고라니는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되어 포획이 가능하고, 포획한 사람에게 포상금까지 주어진다.

만약 고라니가 차에 치여 다치게 되면, 구조센터에서 이를 구조하여 치료를 하게 되는데, 같은 고라니가 농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되면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되어 포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귀나 꼬리까지 자르라고 하니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근무하는 수의사들이 들으면 안타까울 일이다.

포획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법외에, 야생동물이 농업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