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수의대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세미나:전남대 고희연·충남대 안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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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제중원 금손이 동물병원에서 개최한 제1회 수의대학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세미나가 6월 24일(일) 성공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해당 세미나에 참가한 수의대학생 2명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한편, 세미나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하림펫푸드’에서 사료를 지원했는데, 참가 학생 일부가 유기동물 보호소에 사료 기부를 원해서 익산의 한 유기동물 보호소로 사료가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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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세미나를 다녀와서 – 전남대 수의대 고희연 

기말고사가 끝나고 한방수의학 세미나를 들으러 갔다. 한방수의학에 관심은 있으나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전국에 한방수의학이 선택과목으로 있는 학교는 2곳뿐이다.) 혼자 공부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한방수의학 강의가 있을 때마다 참석하려고 한다. 이번 세미나는 특별히 수의대생을 위한 것으로 한방수의학의 기본 개념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신청하였다. 

강의실에는 80명이 넘는, 예과생부터 본과생까지 다양한 학년의 전국 수의대학생들이 세미나를 듣기 위해 모여 있었다. 원래는 50명 제한이었으나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강의실도 넓은 곳으로 바꿨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한 학생들도 있었다 한다. 한방수의학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원장님들의 열띤 강의와 학생들의 높은 학구열은 5시간 내내 지속되었으며 한방수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첫 번째 강의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강무숙 원장님(동물제중원 금손이 동물병원)이 강의해주셨다. ‘동과 서’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동양과 서양의 관점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셨고 한방수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셨다. 한방에서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지점이 imbalance부터라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으며 진단을 위해 환자가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모든 것을 듣는 것이 인상 깊었다. 

두 번째 강의는 “전통수의학에서 장GUT을 바라보는 자세”를 주제로 박지호(하늘동물병원) 원장님이 강의하셨다. 학부생 때부터 한의사와 공부했었다는 박지호 원장님은 먹을거리와 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료에 들어간 곡물이 과연 좋은 것인지와 그레인프리 사료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유해세균 증식, 장의 염증, leaky gut 형성, 면역시스템에 영향, 자가면역질환까지 일으키는 Leaky Gut Syndrome(LGS)에 대한 내용을 배우며 먹을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한방 약물들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는데 한자가 난무한 슬라이드가 매우 낯설어 황당했지만, 한방에도 우리가 배운 약리, 내과와 비슷하게 약을 처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시간은 “수의영양학의 육하원칙”이라는 주제로 양바롬(오래오래 동물영양학클리닉) 원장님이 강의해주셨다. 원장님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통해 보호자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게 되었고, 수의사가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경락, 경혈”을 주제로 김한별(동물제중원 금손이 동물병원) 부원장님이 강의를 해주셨다. 침구 치료의 역사, 개념, 효과, 중요한 경락들에 대해 알아보고 침구 치료를 적용하는 방법과 증례를 살펴보았다. 경락은 생명 활동의 중요한 에너지인 기와 혈을 순행시키는 통로이며, 경혈은 경락 내에서 기와 혈이 머무는 지점으로 기차역과 비슷하다고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쉬웠다. 경락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규칙이 있어서 공부를 조금 더하면 잘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동양철학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의사와 다르게 수의사는 한방까지 다룰 수 있다. 이는 매우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 가지 학문만 하기에도 벅차지만, 한방수의학까지 이해하고 보완한다면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학생이 한방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방수의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의대학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강의를 듣고 와서 – 충남대 수의대 안차희 

수의대에서 많이 듣는 질문은 ‘너는 내과 갈 거야? 외과 갈 거야? 영상 갈 거야?’ 등이다.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하였다. 나에게는 그보다도 먼저 어떤 의학을 할지가 고민이었다. 나는 현대의학이 가장 과학적이며 장점도 많은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를 좀 더 하면서 현대의학에 단점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단점을 보완해 줄 만한 의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방수의학에 관한 관심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한의학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예전에 철학과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한의학을 조금씩 접하기 시작하면서이다. 

그래서 한방수의학 세미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날 바로 신청하게 되었다. 한방수의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별히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항상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포터즈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신청했는데 기회가 닿게 돼서, 세미나가 끝난 후 선생님들과 가까이에서 이야기 할 수 있었고 개인적인 고민도 함께 풀어나갈 수 있었다. 

우선 이번 세미나에 대해서 좋았던 부분은 한방수의학에 대한 개론적인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의학과 수의학이 어떻게 접목되는지, 질병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그리고 실제로 동물들이 어떻게 치료되는지 등을 사례를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더 피부에 와 닿았다. 동물들에게 침을 어떻게 놓는지 궁금했는데, 강무숙 원장님께서 직접 기구를 개발하여 아픈 동물들에게 침을 더 수월하게 놓게 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동물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생소했지만 동물에게도 한약을 만들어 처방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동물의 질병에 맞게 한약이 처방되고 그 약이 사람에게서처럼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동물에게도 경락, 경혈이 있는데 침을 통해 그 부분을 자극하여 면역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한방을 공부하게 되면 질병에 대한 치료법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우리 몸은 유기체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몸에서 나타난 임상 증상을 국소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전체론적 관점에서 치료 프로토콜을 만드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한방수의학을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지만, 현재는 한방수의학을 심층적으로 알고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수의대학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세미나가 한방수의학을 좀 더 공부해 나감에 있어서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과 관련된 체계화된 커리큘럼이 수의과대학에 정규 수업으로 개설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현재 전국 10개 수의대 중 서울대, 전북대를 제외한 8개 학교에는 한방수의학 수업이 없다는 점이 항상 아쉬웠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더 많은 수의학도와 수의과대학이 한방수의학에 관심을 두길 기대해본다.

[후기] 수의대생을 위한 한방수의학 세미나:전남대 고희연·충남대 안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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