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동물 수의사는 여기로` 평창 연수원서 산업동물 심화교육

소, 돼지, 닭, 말 등 각 축종 실습에 초점..실습 인프라 확충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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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에서는 본격적인 산업동물 임상교육이 한창이다. 전국 수의과대학에서 산업동물 수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소, 돼지, 닭, 말 등 각 축종별 심화실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에서 산업동물 수의사 희망자를 선발해 강도 높은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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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식품부가 신설한 ‘수의과대학생 산업동물교육 지원 사업’은 각 대학별 ‘기본교육’과 산업동물 임상수의사 희망자만 별도 교육하는 ‘심화교육’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번 심화교육은 7월 3일부터 11박12일 일정의 합숙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강원대와 전북대를 제외한 8개 수의과대학에서 총 18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연수원이 위치한 서울대 평창캠퍼스 상록생활관에서 숙식하며 온종일 진행되는 임상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소, 돼지, 닭, 말 등 주요 산업동물 축종의 기본적인 보정법부터 채혈, 신체검사, 영상진단검사, 실험실검사, 수술 등을 망라했다.

연수원의 김단일 서울대 교수는 “20명 내외의 소수정예라 충분한 실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지원사업 첫 해라 기본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수강생이 많다는 점도 교육내용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강의와 실습지도는 연수원과 서울대 수의대 산업동물 과목 교수진이 도맡고 있다. 일선 소 임상수의사와 양돈, 양계 컨설팅 수의사의 특강도 병행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정규 프로그램 외에도 밤 늦게까지 실습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인형 서울대 교수는 “산업동물 임상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학생들이 모여, 교육에 참여하려는 열의가 높다”며 “진단검사나 수술을 더 해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뜻에 따라 예정에 없던 야간실습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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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안 아까운 경험”..이론에만 치우친 한국 수의학교육 고질병 개선해야

실습교육의 만족도는 높았다. 이번 교육에 참가한 한 학생은 “40만원인 자부담 교육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오히려 단기간에 너무 많은 교육과 실습이 진행된다는 점이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올 정도라는 얘기다.

또 다른 참가생은 “대학에서는 산업동물 과목 실습이 외부 농장을 방문해 눈으로 구경하는데만 그쳤다”며 이번 심화교육 같은 실습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됐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인형 교수는 “이론으로는 책 한 권을 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수의사가 배출되는 것이 우리나라 수의학교육의 문제”라며 “이번 산업동물교육 지원사업은 ‘실제로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실습 위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과목 교육을 이론 1시간과 실습 3시간으로 구성하고, 학생들에게 각 술기내용을 담은 매뉴얼도 제공했다.

이 교수는 “연수원이 기본적인 이론·술기를 가르칠 순 있어도, 실제 케이스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산업동물 임상에 관심이 있다면 일선 동물병원에서의 체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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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홍보 앞당겨야..실습 인프라 확충도 과제

내년부터는 교육프로그램 홍보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가 사업 첫 해인데다 홍보시작이 늦어지다 보니, 여름방학 계획을 미리 세운 학생들이 오고 싶어도 참가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실습 인프라 확충도 과제다. 평창 연수원이 문을 열었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교육하기엔 보유 동물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단일 교수는 “내부적으로 보유한 동물 수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학생 수십명이 한꺼번에 방문하면 당장 ‘소에게 미안해서 못 하겠다’는 후기가 나올 정도”라면서 ““외부 목장은 아무래도 많은 수의 학생들이 방문하는 것을 꺼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실습만을 위한 목장을 대규모화해야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실습기회를 제공하고, 동물복지 측면의 문제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수의과대학의 부족한 실습교육 예산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각 대학별로 기본교육 예산이 지원되지만, 국립대 실습교육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자부담 비용을 마련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달 경상대 수의대 학생 58명이 연수원을 방문했지만, 하반기 교육이 예정된 곳은 아직 서울대, 강원대, 건국대에 그치고 있다.

이인형 교수는 “산업동물교육 지원 예산이 지속적으로 확보된다면 연수원도 적극 도울 것”이라며 산업동물 임상수의사 확충을 위한 지원을 당부했다. 

`미래 산업동물 수의사는 여기로` 평창 연수원서 산업동물 심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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