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수의사의 길, ECFVG & PAVE/진유나·홍상원 수의사

등록 : 2017.03.14 15:38:26   수정 : 2017.03.14 16:26:57 데일리벳 관리자

날이 갈수록 국경의 의미가 줄어드는 요즘, 수의사와 같은 전문직종에게 글로벌한 생활은 더이상 막연한 꿈이 아니다.

미국에서의 수의사 생활을 꿈꾸면서도 그 길이 그저 복잡하고 먼 이야기로만 느껴질 후배 동료들에게, 이 글이 각자의 그림을 구상 할 때 조금의 도움이 되길 바란다.

*   *   *   *

미국 수의사로의 길을 나서면 첫 번째 큰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본인이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국수의사의 자격을 얻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ECFVG(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Veterinary Graduates)와 PAVE(Program for the Assessment of Veterinary Education Equivalence)로 나뉜다.

두 제도는 주관하는 기관도 다를 뿐더러 필요한 조건과 얻을 수 있는 자격의 범위 등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춰 프로그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히 말해, ECFVG는 시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인 반면 PAVE는 임상로테이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EVFVG는 2박3일에 걸친 시험으로 실습능력을 인정받지만 PAVE는 미국 수의대 4학년 로테이션 과정을 함께 이수하는 제도다.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1년간 미국 대학생활을 하며 그 문화를 익히고 동료를 사귀는 경험은 PAVE에서만 허락되는 장점이다.

또한 PAVE는 이수 후 1년간 유지되는 특별취업비자;OTP 비자가 발급되므로, 이민을 계획 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신분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만하다.

반면 ECFVG는 시간단축에 큰 장점이 있다.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1년의 과정을 3일만에 끝낼 수 있으니 빠른 이민을 계획하는 이에게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또한 PAVE 과정에서 투자해야 할 1년여의 생활비와 학비에 비해 ECFVG의 실습 시험비는 1/10 정도 수준에 그치므로 경제적인 이득 역시 고려해 볼만하다.

또한 미국 내에서만 그 자격을 인정받는 PAVE에 반해, ECFVG는 캐나다에서도 같은 자격이 인정되므로 추후 거처를 고려할 때 더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   *   *

두 제도의 큰 특징을 살펴봤지만 아직은 감이 잘 안 올 것이다. 따라서 각 단계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덧붙이려 한다.

ECFVG는 1단계 수의대 졸업증명 → 2단계 영어능력인증(TOEFL, IELTS, CAEL, Waiver) → 3단계 기초임상과학시험(BCSE, Basic and Clinical Sciences Examination) → 4단계 실습 시험(CPE, Clinical Proficiency Examination)으로 세분화된다.

2단계 영어능력인증의 경우 한국인은 TOEFL과 IELTS 중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TOEFL은 Listening 25, Writing 22, Speaking 22, Reading 23점 이상을 필요로 하고, IELTS는 총 6.5, Listening 6.5, Writing 6.0, Speaking 7.0 이상을 필요로 한다.

BCSE와 CPE의 각 항목과 필요점수 등 더 자세한 사항은 https://ecfvg.avma.org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PAVE의 구성도 비슷하다.

1단계 영어능력(TOEFL, IELTS) 및 수의사자격 증명 → 2단계 기초과학시험(QSE, Qualifying Science Exam) → 3단계 임상 능력 평가(로테이션)로 구성되어 있다.

ECFVG와는 영어능력평가의 필요점수대가 다르다. TOEFL은 Listening 26, Writing 20, Speaking 26, Reading 18점 이상을 요구하고, IELTS는 총 6.5, Listening 6.5, Writing 6.0, Speaking 7.0, Reading 6.0 이상을 요구한다.

또한 3단계 로테이션의 경우 PAVE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있는 학교에 직접 신청서를 제출하여 선발되는 것이므로, 임상 경험에 대한 이력을 내포한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등이 요구된다.

현재 미국 전역을 통틀어 루이지애나와 오클라호마 2개 대학에서만 PAVE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3단계에 선발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상당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https://www.aavsb.org/pave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ECFVG와 PAVE 모두 이름은 다르지만 공통항목의 이론시험을 치르게 된다.

BCSE와 QSE가 그것인데, 두 시험이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능력에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결국 기본적인 임상 및 기초과학 이론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한다고 보면 된다.

즉, 내과, 외과, 피부과, 방사선 등 임상과목들과 독성, 약리, 생리, 병리, 조직 등 기초과학과목들에 대한 개별적인 이론평가라는 뜻이다.

*   *   *   *

위에서 언급한 ECFVG와 PAVE 중 하나를 수료하면, 미국 내 수의대를 졸업한 것과 같은 자격이 부여된다.

우리나라 수의사 국가시험과 마찬가지로 미국 수의사 국가시험(NAVLE, North American Veterinary Licensing Examination)에 최종합격해야 수의사 면허증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미국 수의사로서 취업할 수 있다.

NAVLE는 BCSE와 QSE 중 하나를 합격하면 시험 자격이 주어지므로, 꼭 ECFVG와 PAVE의 모든 과정을 수료한 후 응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정 중간에 먼저 합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미국의 각 주에서 요구하는 개별적인 주 시험(State Board)에 응시하기 위해선 신청일로부터 2년이내의 NAVLE 합격증이 필요하므로, 실제로 미국에 나가는 시간을 고려하여 NAVLE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

정리하자면 ECFVG와 PAVE 둘 중 하나의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미국수의사 준비를 시작하고, 이들 과정의 수료와 함께 NAVLE에 합격하고, 마지막으로 취업을 원하는 주의 주 시험에도 합격하고 나면 미국 수의사로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   *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막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끝으로 공부방향에 대해 감이라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두 가지 사이트를 소개해주려 한다.

실제로 미국 수의사를 준비한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하는 사이트들이고, 본인 역시 이 사이트에서의 공부로 모든 필기시험에 대한 대비를 했다.

Zukureview(https://zukureview.com)와 Vetprep(https://www.vetprep.com)인데 두 사이트 모두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자료들을 제공해준다. 어떤 사이트를 택하든 그건 각자의 취향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두 사이트 모두를 이용하여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누구나 한번에 모든 과정을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긴 힘들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돈과 시간 모두 만만치 않게 소요될 것이다. 그 긴 과정 안에서 수없이 지칠테고, 넘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가득 차오를 거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잡고있는 이라면 그 누구라도 결국엔 성공할 수 있다. 무조건 막고 떨어트리려고 시험을 만든 게 아니란 걸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중간에 길을 바꾼다고 할지라도, 이미 자신의 것이 된 수의학 공부 경험은 한국에서의 경쟁력을 남부럽지 않게 올려줄 것이다. 너무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 진유나·홍상원 수의사

 

 
오피니언
화제의 신제품

[신간]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설채현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