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강원대 글로벌 패스파인더 `일본 북해도 수의학 시설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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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 글로벌 패스파인더(Global Pathfinder) 후기

팀명 : Global Vet 팀

탐방 기간 및 장소 : 2015.02.14~2015.02.20, 일본 북해도

후기 작성자 :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11학번 김선룡

수의학도로서 본과 3학년을 앞둔 이번 겨울방학에 그 어느 때보다 보람되고 값진 경험을 했다.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의 2개 학부와 수의과대학 수의학과에 동물생명6차산업 특성화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출범하게 되었는데, 이 곳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일환인 ‘글로벌 패스파인더(Global Pathfinder)’ 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선발된 네 팀 중 우리 팀은 우리나라와 지리적 위치와 정서가 비교적 유사한 일본을 탐방장소로 정했다. 그 중에서도 북해도로 가서 수의학과 관련하여 반려동물 및 산업동물에 대한 인식과 문화, 선진적인 의료기술 등을 보고 체험하여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을만한 점을 찾고자 했다.

우리 팀은 일본의 북해도 지역 중에서 겨울에 눈 축제로 유명한 삿포로를 중심으로 아사히카와, 노보리베츠 등을 탐방하였는데 그 곳에서 경마장, 동물실험시설 및 지역 동물병원, 동물원, 수의과대학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북해도 수의과대학을 방문하여 이번 패스파인더 지도교수님이신 이민재 교수님과 친분이 있는 아구이 교수님(북해도 수의대 실험동물의학교실)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다.

아구이 교수님과 질의응답 하는 시간에 인상 깊었던 내용은 ‘일본은 우리와 달리 수의학과정 6년을 마치면 석사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인정해 주어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바로 박사과정(Ph D.)으로 입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보통 4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3년 동안 매 1년마다 1편은 논문을 쓴다면 (총 3편) 3년 만에 졸업이 가능하며 이러한 대학원 과정은 꼭 일본어가 아니라도 영어로 대부분 진행된다고 하니 유학생들도 수업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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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실험동물관리시설 내부>

교수님의 말씀을 다 듣고 우리는 대학내의 SPF(Specific Pathogen Free ; 특정병원체부재)동물들이 있는 실험동물 관리 시설을 견학하게 되었는데 그곳은 입구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역복을 입고 덧신, 캡, 마스크를 착용한 후에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방에 들어갈 때 마다 슬리퍼를 바꿔 신는 등 외부와의 철저한 격리를 통해 실험동물들이 외부의 병원체에 감염이 될 소지를 원천봉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실험시설 내부에는 일반적으로 실험동물하면 떠올리는 마우스, 랫드 뿐만 아니라 개, 닭 등 여러 종의 실험동물들이 관리되고 있었다.

실험동물 관리 시설을 들린 후에는 북해도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을 견학하였다.

일본 전역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고 하는 이 동물병원은 병원이라기보다는 마치 실험센터와 같은 외관을 지녔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깔끔하고 세련된 Reception과 안락한 환자 및 보호자 대기실이 있고, 그 곳을 지나 더 내부로 들어가면 크게 내과와 외과로 구분한 다수의 진료실과 중앙에 위치한 처치실을 중심으로 임상병리실과 입원실이 있었다.

위층에는 수술실과 세미나실, 직원휴게실, 안쪽에는 영상진단을 할 수 있는 X-ray 촬영실, 2D 및 3D초음파를 갖춘 초음파실 , CT 및 MRI 촬영실이 있었고,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Radiotherapy)시설도 겸비되어 있었다. 우리가 견학할 때 마침 한 환자가 Nasal tumor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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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 처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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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 중인 환자

북해도 수의대 견학한 다음날에는 수의과대학과 축산대학만으로 이루어진 라쿠노가쿠엔 대학교를 방문했다.

대학 내에 젖소 축사가 있고, 180두의 젖소를 키움으로써 장차 미래의 대동물 수의사 및 축산업자가 될 학생들에게 쉽게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대학은 수의학과 축산학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경우라서 더욱 인상 깊었다.

또한 이 학교에는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소, 말 등의 대동물의 수술실과 입원실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처럼 반려동물과 산업동물의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시설을 갖춘 동물병원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인프라를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라쿠노가쿠엔 대학교가 소와 같은 산업동물 관련 동물의료기술에 특화되어 있듯 우리 강원대학교 동물병원도 우리학교 동물병원만의 특화된 의료서비스와 기술 등을 발전시킬 방법을 모색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이 대학의 또한 학생들이 농장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여름방학 때 실습을 의무화하고 있었다.

이 현장실습은 학교에 180두의 실습용 젖소가 구비되어 있어 자체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어있었다. 게다가 국내에는 없는 수의간호학과를 두어 수의사를 도울 검증된 수의테크니션 양성에도 힘쓰고 있었는데, 이러한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제도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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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노가쿠엔 대학 부속 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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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노가쿠엔 대학 내 젖소 축사

하루는 삿포로에서 벗어나 기차로 두세 시간 가량 달려 아사히카와에 들러 북해도 최대의 동물원이라 불리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방문하였다.

아사히카와에 공항이 생긴 게 이 동물원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물원이 유명한 이유는 과거 한 때 폐장 위기까지 갔던 동물원을 1995년에 취임한 신임 원장이 ‘자연학습 체험 프로그램’, 동물의 생태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행동 전시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변화를 모색하였고, 이러한 혁신적인 운영을 통하여 회생은 물론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우리에 갇힌 동물을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자연스러운 생태를 관찰하고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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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사이를 산책하는 펭귄들

그 중에서 우리가 직접 본 것은 펭귄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것은 2시 반이 되면 2열의 관광객들로 둘러싸인 길을 펭귄들이 줄지어 걸어가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마치 동물원에 있던 사람들 전부가 몰려온 듯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러한 특별한 이벤트와 경영방법, 아이디어 등을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적용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5일차에는 2일차 때 견학했던 북해도 수의대 부속 동물병원 측에서 감사하게도 시내 로컬병원을 소개해 주셔서 지역 동물병원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삿포로에서 지하철로 대략 30분정도 떨어진 kiksuen 역에 위치한 TAKAHASHI 동물병원이었다. 진료실간의 방벽을 없애 서로가 진료 중에도 서로에게 조언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게 한 특이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이 병원은 5층 건물로 행동학 교정실 등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없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실제로 유럽에서 동물행동학으로 학위를 받은 전문가를 초빙하여 교정을 한다고 한다. 이후 운 좋게도 이곳 원장님께서 삿포로 시내 야간전문동물병원을 소개해주셔서 그 곳에도 가 볼 수 있었다.

매일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영을 하는 이곳은 우리가 늦은 시간에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대기하는 환자, 보호자들이 많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X-ray, 초음파, 수술실, C-Arm 등의 장비를 갗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 병원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삿포로 시내의 동물병원 원장님들이 서로가 과도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상생을 위해 의기투합하여 지은 곳이기 때문이었다.

늦은 시간의 진료는 모두 이 병원으로 보내고 나머지 병원들은 저녁쯤에 문을 닫음으로써 오후9시, 10시 심지어 24시간 동물병원들이 즐비하여 서로가 무한경쟁을 하는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임상 세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이 뇌리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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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전문동물병원의 수술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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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전문동물병원의 처치실

일본에서 보낸 지난 7일 간의 패스파인더 활동을 되돌아보니 북해도행에 앞서 사전에 컨택할 시설과 그 지역에 대해 알아보고 경연을 위한 일정 준비 등 준비과정에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북해도에 가서는 동물원의 경영시스템, Radiotherapy 등 접하기 힘든 의료기술, 라쿠노가쿠엔 대학의 대학 운영 시스템, 병원 간의 과도한 경쟁이 아닌 상생을 위해 설립된 야간전문동물병원 등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 돌아와서 추후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할 만한 것들을 보게 되었다.

이번 패스파인더 활동을 하면서 식견을 넓히고 보다 더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이 개인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나아가 우리나라 수의계 전반에 있어서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까지도 본 것 같아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앞으로 글로벌 패스파인더에 많이 지원하여 더 큰 세계를 보고 인상 깊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얻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철저히 준비하여 떠난다면 더욱 보람 찬 패스파인더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 패스파인더를 다녀왔기 때문에 아쉽게도 더 이상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보고 느낀 점들과 더불어 앞으로도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하려는 자세로 매사에 노력할 것이다.

[실습후기]강원대 글로벌 패스파인더 `일본 북해도 수의학 시설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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