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생 검역본부 실습 확대될까..수의대·검역본부 협력 체계화 모색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이사회 개최..대학동물병원법 제정 노력 지속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수협, 회장 주홍구)가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최정록)와 수의학 교육·연구 협력을 체계화한다.
임상 교육 개선의 토대를 마련할 대학동물병원법 제정 노력도 지속한다.
한수협은 4월 23일(목) 대전 일원에서 전국 수의과대학 학장단이 모이는 이사회를 개최했다.

국가시험 개편 청사진 함께 그려야
부검 등 검역본부 강점 실습교육 확대·학점 부여 제안도
검역본부 동물보건실습교육센터 2028년 건립
여름 학-관 협력 방안 토론회 예정
이날 이사회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강순례 기획조정과장이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수의사 국가시험 ▲수의학 연구 협력 ▲학생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이 도마에 올랐다.
검역본부가 주관하는 수의사 국가시험은 문제은행 기반 출제문항 공개, 실기시험 도입 등 개선방향에 공감대는 있지만 동력이 없는 채로 표류하고 있다. 국가시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검역본부-대학의 주요 협력 과제로 지목됐다.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김대중 원장은 “현행 수의사 국가시험 출제 지침은 2011년 개편된 후 만15년 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의 개편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수의대 최양규 학장은 “농식품부가 5년 단위로 수립·운영하는 동물복지종합계획처럼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에도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정 소송이 벌어질만큼 문항 공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당장은 어렵더라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청사진은 만들어야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학장은 “실기시험 도입 계획이 있어야 학교도 이에 맞추어 실습 교육 인프라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남상섭 교수는 “2020, 2021년 농식품부 연구용역을 통해 국가시험의 문제 현황과 개편 방안을 모두 마련한 바 있다”면서도 국가시험위원회의 개편, 민간 이양 등을 주요 방향으로 지목했다.
수의대생이 검역본부에서 실무를 접할 수 있는 교육 협력에도 기대감을 보였다.
충북대 수의대 김수종 학장은 “1+5 학제 개편 등으로 실습교육 수요는 더 늘어났다”면서 “방학 때 학생 몇 명이 방문하는 것보다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대 수의대가 방학을 활용해 농장동물 임상, 말 임상에 대한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이를 타 대학 학생들까지 수강하여 학점을 받는 사례를 모델로 제시하면서다.
제주대 수의대 학장인 주홍구 회장도 “농장동물 임상교육 프로그램도 처음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지금은 완전히 자리잡았다”면서 “대학에서도 학점을 부여할 수 있게 되고, 충분치는 않지만 관련 예산도 지원 받는다”고 말했다.
검역본부가 수행하는 정밀진단이나 역학조사는 수의대생들이 다른 곳에서 접하기 어려운 경험이 된다. 특히 다양한 동물종에 대한 부검이 강점이다.
최양규 학장은 “수의대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부검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면서 “검역본부가 주기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전국 수의대생이 참여하여 학점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검역본부도 교육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동물보건교육실습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1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김천 본원에 지상 3층, 총면적 2,522㎡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한수협과 검역본부는 협력 방안 구체화를 위한 협의를 이어간다. 5월 사전회의를 거쳐 7~8월에 학-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학동물병원설치법 ‘대학 스스로 주도해야’
대학동물병원설치법 제정 추진 경과도 공유했다.
지난해 12월 개최한 수의학교육 개선 국회토론회 이후 한수협은 TF를 꾸려 대학동물병원 개선을 위한 법 제·개정을 모색했다.
수의대생 임상실습 교육을 강화하려면 결국 대학동물병원에 보다 많은 인력과 재원, 케이스가 필요한데 대학 본부에 순익 대부분을 상납하는 현행 구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TF는 ‘대학동물병원설치법’ 제정안 초안을 마련해 수의사회, 대학,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3월 관련 의원실에 최종안을 전달했다. 발의에 앞서 법제실, 농림축산식품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TF의 서울대 수의대 조제열 학장은 “전문가를 길러내는 교육병원으로서 대학동물병원의 정체성을 법적으로 확립하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누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학이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