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데바 확보, 대학동물병원법 제정’ 임상수의사 양성 위한 제도 개편 서둘러야

“우후죽순 전문동물병원, 기준 세워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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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수교협, 회장 한호재)가 4월 10일 서울역 일원에서 2026년도 제2차 회의를 열고 교육·연구 관련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는 수의학 교육 관련 현안을 공유하는 최고협의체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수협), 대한수의학회, 한국임상수의학회, 한국수의임상교육협의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한국수의교육학회 등 학계 단체와 10개 수의대 학장단, 대한수의사회와 한국동물병원협회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협의회는 임상실습 교육에 필요한 카데바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대학동물병원법은 한수협 안을 국회로 넘겨 의원입법을 기다리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전문동물병원이 보호자 선택권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회장 한호재)가 4월 10일(금) 서울역 일원에서 2026년도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역량 있는 수의사를 양성하는 실무 교육의 핵심은 실습이다. 이론만 익힌 채 곧장 실제 환자를 진료하며 경험을 쌓는 방식은 위험하다. 사전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하려면 카데바(cadaver)가 필요하다. 수의대생은 해부학 실습을 하며 처음 메스를 잡는다. 수의사가 되어서도 각종 수술이나 인터벤션을 익히기 위해 카데바 워크숍을 찾아다닌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최이돈 회장은 “최근에는 실습 교육 기회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수의대생과 수의사 모두 실습 교육을 원활히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정식 실험동물이 아닌 사체가 활용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동물보호 의식이 높아지면서 수의대생들도, 동물병원 직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리당 250~300만 원을 호가하는 실험견을 구입해 곧장 죽여 카데바를 만드는 것도 여의치 않다. 수의과대학에는 연 2천만 원의 예산도 없어 해부학 실습이 파행으로 치닫는다. 수의사 대상 실습강의 비용도 치솟는다. 그런데도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최이돈 회장은 “한국동물병원협회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ISVPS 실습 교육도 상당한 고가다. 최근에는 신교무역이 매개하는 중국의 교육(Enjoy 교육)을 찾아가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실습 교육을 만들 수 있는 역량도 있고 수요도 있는데,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강원대 수의대 윤병일 학장도 “수의해부학 실습을 위한 카데바 구입비용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매번 제시되는 대안은 안락사된 유기동물의 사체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매년 수만 마리의 유실·유기동물이 안락사되는데 한 편에서는 멀쩡한 실험견을 사서 죽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을)이 지난해 관련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유실·유기동물을 보호하던 동물보호센터가 동물 사체를 처리할 때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하거나 동물장묘업을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수의학 연구·교육에 제공하는 경우는 예외를 두도록 한 것이다(본지 2025년 6월 23일자 ‘안락사된 유기동물 사체, 수의학 교육 기증 허용’ 동물보호법 개정안 나와 참고).

법 개정에는 동물보호단체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장도 취임 직후 동물자유연대를 찾았다.

‘실험동물의 희생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것은 동물복지에도 부합한다’는 당위와 ‘유기동물이 죽어서까지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감성 문제가 교차한다.

우연철 회장은 “유기동물은 동물실험에 활용할 수 없다는 현행 동물보호법의 규정이 사체가 된 이후에도 적용되는지는 교통정리가 필요한 문제”라면서도 “동물보호단체는 ‘사체 기증’을 우선해야 한다고 하지만, 기증만으로 (수의학 교육·연구 수요가) 해결되는 나라는 해외에도 없다”며 제도 개편 필요성을 지목했다. 올해 안에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한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제주대 수의대 주홍구 학장은 “수의해부학 교수진들부터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소지를 매우 꺼린다”면서 교육을 위해 유실·유기동물 사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명확히 정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동물병원법 제정도 수의학교육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의대생들이 졸업 전에 실질적인 임상 경험을 쌓으려면 대학동물병원의 진료 케이스와 인력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러자면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수협은 지난해 개최한 수의학교육 개선 국회토론회 이후 TF를 꾸려 대학동물병원법 제정안 마련에 나섰다. TF가 마련한 초안에 수의사회, 대학,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달 최종안을 관련 국회의원실에 전달했다.

제정안은 수의과대학이 설치된 대학이 별도 법인의 대학동물병원을 설립하도록 하고 ▲동물 진료 ▲수의학교육을 위한 임상실습 ▲전문의 양성을 위한 전공의 수련 ▲수의학 연구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방역·진단 지원 ▲수의공중보건 향상과 유기동물 보호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현재의 각 대학동물병원이 대학동물병원법에 따른 법인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국유재산 무상 양여 근거 규정도 포함했다.

TF에 참여한 이기창 전북대 교수는 “대학동물병원 제정을 위한 최종안은 여야 양당의 의원실에 제출했다. 현재 의원실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최이돈 회장

대학동물병원법 제정안이 대학동물병원의 역할로 전문의 양성을 포함한 것을 두고 내부적인 시각차도 있다. 아직 전문의 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았는데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의 제도화를 포함해 전문동물병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날 수교협에서도 제기됐다.

최이돈 회장은 “최근 전문동물병원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다”면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특정 진료과의 전문을 내세운 동물병원이 실제로 얼마나 역량을 갖췄는지 검증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의 제도 도입 방안이 구체화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면서 각 진료과목별 학회는 자체적인 전문의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일선에서는 전문 동물병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최 회장은 “(전문적인 동물의료서비스를 원하는) 보호자도 제대로 병원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문의 제도나 상급동물병원 체계를 도입하는데 있어 강력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데바 확보, 대학동물병원법 제정’ 임상수의사 양성 위한 제도 개편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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