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리아 제7기 라오스 동물의료봉사활동기①] 문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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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새벽, 라오스에 도착한 뒤 간단히 잠을 자고 라오스 국립대학교로 출발했다. 처음으로 들어간 강당에서는 먼저 도착한 라오스 친구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이후 바로 한국 학생 1명과 라오스 학생 2명의 짝꿍을 정했고, 각자 짝꿍과 앉아 오민재 수의사님의 청진 강의를 들었다. 수의사님께서는 봉사에 도움이 될 기본적인 신체검사 항목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셨고, 청진 위치, 방법, 주의사항, 심잡음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 주셨다.

이후 라오스 학생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 학생들이 데려온 강아지와 함께 직접 신체검사 및 청진을 해보는 실습 시간을 가졌다. 영어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해서 걱정이 컸지만, 직접 시범을 보이고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라오스 친구들이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 앞으로 진행할 봉사의 합을 미리 맞춰보는 시간이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신체검사 실습 중인 바이오필리아 학생들과 라오스 수의과대학 학생들

청진 강의 후에는 점심을 먹고 라오스 친구들이 안내해 준 근처 시장에서 수박 주스와 망고를 먹었다. 수박 주스의 얼음 상태가 걱정되었지만, 무더운 낮에 처음 먹은 스무디는 너무 달고 시원했다. 짝꿍과는 영어나 번역기를 써서 대화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서로 친해지려고 다가오려는 노력이 느껴져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점심 이후, 두 번째 개회식은 라오스 국립대 농대 부학장님과 윤헌영 교수님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그 뒤로 문화교류를 위한 라오스 학생들의 공연과 우리의 동아리 공연이 진행됐다. 라오스 학생들은 라오스의 전통춤을 보여주었는데, 간단한 발동작이 반복되는 형태라 나중에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K-POP 공연과 응원단 공연을 했는데, 모두들 호응을 잘해주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같이 화랑 공연을 했던 친구들이 연습할 때 고생했던 모습이 떠오르며 더더욱 공연을 해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공연 후에는 건대 수의대에 있는 동아리들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라오스 대학교에는 아직 과 동아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이제 막 도입해 보려는 단계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의 동아리 소개가 그들의 준비에 발판이 되어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춤, 응원단, 아카펠라, 밴드, 축구, 편집부 등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 활동을 소개했다.

라오스 학장님께서는 어떻게 바쁜 학교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물어보셨고, 윤헌영 교수님께서 각자의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 스스로도 동아리 생활을 2년 동안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서 크게 공감되는 말씀이었고, 지난 학교생활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동아리 소개 이후 박용승 원장님의 마무리 인사로 개회식이 마무리되었다. 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 라오스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어느덧 봉사활동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전에는 사원에서 마지막 소동물 봉사를 마무리하고 저녁에는 폐회식이 진행되었다. 폐회식에는 봉사에 참여한 건국대학교 교수님들과 수의사님들 및 학생들, 라오스 대학교 교수님들과 학생들뿐만 아니라 그 밖에 도움을 주신 분들도 함께하였다. 박용승 원장님과 라오스 국립대 쑤라싹 교수님이 사회를 보시고 각 대학의 교수님들과 학생들의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현정 교수님과 솜다리 언니가 소감을 이야기하다가 울컥하였을 때, 같이 눈물이 날 뻔했다.

건국대와 라오스 국립대의 교수님과 학생들의 소감을 들은 후, 건국대학교의 물품 기부와 라오스 대학교의 감사 선물 증정식이 진행되었다. 기부 물품에는 소동물 백신과 주사기와 같은 의료 물품이 포함되었고 라오스대학에서는 라오스 기념품과 티셔츠를 준비해 주셨다. 물품 기부와 선물 증정식 이후에는 맛있는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봉사를 무사히 마무리함에 감사하며 라오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송아지 고기와 숙소에서 제공한 여러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봉사 마지막 날임에도 여전히 원활히 소통하긴 어려웠지만 영어와 번역기를 사용하여 라오스 친구들과 봉사를 마친 소감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층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선물 증정식

농림부 공무원이자 숙소 사장님을 시작으로 라오스 학생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교수님들께서 노래를 부르는 학생에게 돈을 주시길래 라오스 친구에게 물어보니 라오스에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전통이 있다고 하였다.

라오스 학생의 마이크를 건네받아 혜민이가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무슨 노래를 할까 기대하였는데 [장윤정의 짠짜라]를 불러 모두가 박장대소하였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몸이 아파 폐회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방에서 쉬고 있던 친구도 혜민이의 짠짜라를 듣고 당장이라도 뛰쳐나오고 싶었다고 했다. 혜민이 덕분에 한층 더 흥이 돋아 이번엔 라오스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 모두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라오스 전통춤을 배우고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양손을 뒤집으며 리듬을 타기도 하고 한 명씩 원 중앙으로 나와 막춤을 추고, 다 함께 박자에 맞춰 발을 구르기도 하였다. 열심히 발을 구르며 땅을 밟을 때 우리 사이의 남아있던 어색함도 함께 사그라지는 기분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즐거움이라는 감정 안에 하나가 되었다.

봉사의 막바지임에도 여전히 서로에 대해 새로 알아가며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이 컸고 다음 날 다가올 헤어짐이 싫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 봉사활동에서 함께 보낸 시간과 추억은 영원할 것을 알기에 슬픔은 뒤로 하고 서로가 하나가 된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다.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료봉사 동아리 ‘바이오필리아’가 지난 2025년 1월 6일부터 10일까지 라오스 방비엥에서 해외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관련기사 : ‘베풀고 나누는 수의사로 성장하는’ 바이오필리아 7기 라오스 해외봉사).

이번 봉사에는  지도교수인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과 한현정 교수, 박용승 건국대 수의대 특임교수, 4명의 동문 수의사와 15명의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 라오스 동물의료 봉사활동기’는 라오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이오필리아 제7기 해외봉사단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총 4편에 걸쳐 봉사활동기를 전달합니다(1. 문화교류 2. 대동물봉사 3. 소동물봉사 4. 나아가야 할 방향).

[바이오필리아 제7기 라오스 동물의료봉사활동기①] 문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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