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부생부터 책임수의사에 교수까지..강원대 안상진 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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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이 2024년 2학기에 안상진 신임 야생동물질병학 교수를 임용했습니다. 안상진 교수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동대학에서 석·박사 과정, 야생동물구조센터 책임 수의사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안상진 신임교수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9월에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질병학 교수로 임용된 안상진입니다. 저는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2015년에 학사 학위를 받은 후, 지도교수님이신 김종택 교수님의 야생동물질병학 실험실에 입학하여 석·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설립되어 야생동물 구조 업무를 시작했던 강원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책임수의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경험을 쌓았고, 동시에 강원대학교 수의예과 동물학,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야생동물의학 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모교에서 교수로 임용된 것은 저에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영광입니다. 강원대학교에서 처음 학문을 시작하고, 많은 성장과 배움을 이뤄낸 제가 이제는 그 배움을 후배들에게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섰다는 사실이 저를 설레게 하면서도 동시에 깊은 책임감을 안겨줍니다.

최근에는 ‘나에게 꿈을 심어주고 지켜주신 은사님들처럼, 나도 과연 후배들의 꿈을 지켜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꿈을 심어주고 지켜주는 길 위에 서 있는 지금, 그 길의 끝에서 후배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기대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합니다.

또, 예과 2학년 때 만들었던 동아리의 지도교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꿈도 이룰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야생동물질병학 강의를 진행 중인 안상진 신임 교수

1년 전 데일리벳 학생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갈 것 같네요(웃음). 많은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모습을 보며,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저는 보호자가 없는 야생동물에게도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을 제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강원대학교에서 수많은 분들의 따뜻한 가르침과 도움을 받으며, 제가 가진 능력으로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에게 기여하는 삶을 꿈꾸게 되었고, 그 꿈의 대상을 ‘보호자가 없는 야생동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 책임수의사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장딴지근 파열을 8개월 동안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낸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일어서지도 못했던 산양이 조금씩 일어서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케이지를 박차고 산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DMZ 내에서 방생된 산양이라는 점에서 제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도 소중하지만, 저에게 있어 꿈을 향해 지속적으로 달려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동물뿐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목표를 가진 센터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이 제 인생에서 중요한 페이지로 남아 있습니다.

장딴지근 파열 산양 방생 모습

박사 학위로 산양을 연구 테마로 삼았고, 야생동물, 특히 멸종위기종에서 수의학, 유전학, 생태학 등 종합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야생동물에서의 질병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였으며, 특히 CT, MRI를 활용한 단면 해부학 연구를 통해 야생동물의 정상 상태와 질병을 더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 직접 경험한 현장의 이야기를 학생들과 나누며, 야생동물 보호와 수의학에 대한 더 큰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연구적으로는 다양한 야생동물의 정상 해부학적 자료를 확립해 질병 진단 및 치료 연구를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신종 질병이나 해외 전염병의 유입에 대비한 연구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야생동물 질병 특성화대학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전문가 양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10년간 수의사로 몸담았던 강원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센터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이제는 야생동물과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야생동물 분야 선생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변화의 방향을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활동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고, 수의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자양분이 되어주었습니다. 데일리벳 대표님들 덕분에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접할 수 있었고, 그것이 제 진로를 설정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이와 같은 경험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으니, 학문에만 머물지 말고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을 꼭 잡으셨으면 합니다. 실습이나 동아리 활동 등 여러분의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큰 자산이 되어줄 것입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기 단체 사진

수의학은 단순한 지식을 쌓는 학문을 넘어, 생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책임을 요구하는 숭고한 길입니다. 특히 야생동물 분야는 이성만으로는 할 수 없는 감성적인 면모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분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길이 무엇이든, 그 길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길 바랍니다. 교수로서, 그리고 선배로서, 여러분이 한 걸음씩 내딛는 그 길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어승현 기자 ecc0825@naver.com

[인터뷰] 학부생부터 책임수의사에 교수까지..강원대 안상진 신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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