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 AVMA 인증, 핸즈온 교육 확대가 핵심

커리큘럼 조정 등 인증 후 내실화가 관건..한미 면허상호인증 협상에 영향 줄까

등록 : 2019.05.21 10:02:56   수정 : 2019.05.21 10:02:5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7일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미국수의사회(AVMA) 교육인증 기념 콜로퀴움을 개최했다.

이날 콜로퀴움은 서울대 수의대의 교육인증 준비과정을 소개하는 한편 핸즈온(Hands-on)교육 확대와 커리큘럼 조정, 교원 양·질 개선 등 향후 과제를 함께 조명했다.

AVMA 인증과정을 소개한 김용백 서울대 교수

AVMA 인증과정을 소개한 김용백 서울대 교수

AVMA 인증, 핸즈온 교육 확대·대규모 시설 투자가 기반

서울대 수의대는 2010년부터 자체평가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AVMA 교육인증 추진을 본격화했다.

이날 인증과정을 소개한 김용백 서울대 교수는 “수의임상교육 강화, 교육 선진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AVMA 인증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진행된 AVMA 교육위원회 자문실사에서는 조직, 재정, 시설, 임상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흡점이 확인됐다.

수의학 교육실 전담인원 부족부터 △대학 내 진료·연구시설의 안전관리 △임상교육 공간 △농장동물 임상교육 여건 △학생들이 임상경험 획득할 기회 △임상전담 교원 △외부실습기관 관리 등 이날 소개된 자문실사 지적사항은 국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국내 수의학교육의 문제점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핸즈온이 아닌 관찰(observing) 위주의 임상교육이라는 것이 AVMA의 주요한 지적사항이었다”며 “동물병원 증축과 로그북 프로그램 벳노트(VET-NOTE)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임상로테이션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자문실사 지적사항이 집중된 시설·장비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신축 반려동물병원과 평창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평창 대동물병원, 수의생명공학연구동, 수의생명자원연구동 등 임상·연구 시설 확충에만 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김 교수는 “AVMA 인증은 서울대 수의대의 과거·현재 구성원은 물론 서울대 본부, 정부, 수의사회 등 유관기관의 아낌없는 협조에 힘입은 산물”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서울대 수의대는 전세계에서 50번째로 AVMA 교육 인증을 획득했다. 7년 기한의 완전 인증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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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자체적으로 NAVLE 준비..인증 후 내실화가 관건

AVMA 인증으로 당장 거둘 수 있는 성과는 졸업생들의 미국 수의사 진출이 쉬워졌다는 점이다.

2019년도 서울대 수의대 졸업생부터는 ECFVG나 PAVE 등 미국 수의사 국가시험(NAVLE) 응시자격을 얻기 위한 별도의 준비과정 없이 곧장 도전할 수 있다.

이미 본과 4학년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NAVLE 응시를 준비하는 자체 스터디들이 조직되고 있다.

학장 재임시절 AVMA 인증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류판동 교수는 “졸업생들이 미국에 가기 쉬워진 것은 부수적인 효과일 뿐 AVMA 인증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졸업생들이 사회가 수의사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개선하고 그 결과를 검증받는 국제적인 트랙에 올랐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날 콜로퀴움에 참여한 서울대 수의대 교수진들도 앞으로의 교육 내실화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오경 교수는 “임상분야의 역량을 높이고, 연구분야에서도 졸업생들이 바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자면 커리큘럼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일본이나 국내 의학계가 채택하고 있는 2+2 체제로의 전환을 예로 들었다.

2+2 체제는 본과 2학년까지 이론교육을 끝낸 후 3, 4학년 모두를 현장실습에 기반한 심화교육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심화교육 과정을 통해 부속 동물병원 진료에 참여하거나, 대학원 실험실에서 직접 연구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등 수의사로서의 역할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다.

학년 구성을 유지하더라도 임상·기초·예방 분야별 통합실습이나 예과 교과과정 조정 등의 방법도 제시된다.

김용백 교수는 “(미국과 비교하면) 수의대생들의 수준은 높지만, 핸즈온 측면에서 경험은 부족하다”며 “임상술기, 부검 등의 핸즈온 교육 개선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 및 기초예방 분야의 교육개선, 교원 확충 및 연구윤리 제고 등이 과제로 꼽혔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교원 확대와 커리큘럼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AVMA 인증을 계기로 대학 구성원과 학생들도 그에 걸맞게 변화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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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수의사 면허 상호인증 협상, 변화 계기될까

국제 통상전문가인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의 AVMA 인증은 대미 협상에서 좋은 카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측을 상대로 면허상호인증(MRA)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한미 수의사 MRA 협상 과정에서 수의학 교육 인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것과도 상통하는 진단이다.

이날 임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수의서비스는 여타 전문직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방되어 있다.

국내 환자가 해외의 동물병원을 이용하는 것은 막지 못하지만, 해외 수의사가 원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해외의 수의사 면허를 국내 면허로 인정해주지 않고, 국내에서 동물병원을 개설하려면 국내 수의사 면허를 요구하는 등 실질적인 개방 수준은 낮다.

임 교수는 “수의서비스를 비롯한 전문직종은 해외진출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분야”라면서도 “기브앤테이크가 일반적인 국제 통상에서는 상호 시장개방으로 인한 국내 시장교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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