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EVET 의무화 경과 해명‥반려임상 `소용 없는 규제` 지적

대수, EVET 의무화 경과 보고..일선 동물병원 `약국은 그냥 파는데 전산보고해도 무슨 소용`

등록 : 2020.02.26 13:33:22   수정 : 2020.02.26 13:33:2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수의사처방제 전자처방전 의무화를 앞두고 일선 동물병원에서 비난여론이 폭발하면서 대한수의사회 중앙회가 해명에 나섰다.

대한수의사회는 26일 홈페이지에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 사용 의무화 관련 수의사법 개정 경과 보고’를 게재했다. 대수는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홍보 부족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EVET) 사용 의무화 필요성과 지부 공문 등 의견수렴 절차 경과를 전했다.

하지만 다수의 임상수의사가 시행 코앞까지 EVET 의무화를 몰랐다는 점에서 절차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반려동물 임상에서는 처방대상약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라면 EVET 의무화보다 약사예외조항 삭제가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수 ‘처방제 단속, 항생제 내성 대응 위해 EVET 의무화 동의’

반려동물에선 효과 기대 어려워..처방대상약 오남용 줄이려면 약국예외조항부터 없애야

대수는 EVET 의무화가 처방대상약품의 유통규제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수의사처방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동물용의약품도매상과 결탁한 처방전 전문 수의사들을 통해 불법 처방전이 발행되면서, 농장들은 여전히 수의사 진료 없이도 처방대상약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VET 의무화를 통해 처방전 발행내역, 수의사의 직접 사용내역 모두 전산화되면 과다처방 등 불법의심사례를 잡아낼 수 있다. 수의사의 실질적인 관리영역 밖에서 사용되는 처방대상약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다.

대수는 “EVET 의무화를 통해 불법적인 처방전 발행 및 약품 유통을 단속·제한할 수 있는 자료가 생성된다”며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항생제) 내성문제 예방을 위한 주요한 자료로서 우리나라 보건증진에 대한 수의사의 사회적 기여를 높이기 위해 법 개정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일선 수의사들이 주로 문제 삼는 지점은 투약·판매 등 직접 사용한 내역까지 전산보고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어차피 반려동물은 물론 농장동물 임상수의사들도 직접 진료한 동물에 대해 처방전 발급을 요구받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반려동물 임상의 경우 EVET 의무화에 처방대상약품의 유통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처방제 약국 예외조항이 아직도 유지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들이 사용내역을 전산보고한다고 그 구멍이 작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이버멕틴을 제외한 심장사상충예방약은 처방대상약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처방대상 심장사상충예방약을 그냥 구입할 수 있는 것에 반해, 수의사는 동물을 직접 진료한 후에야 처방·판매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상황에서 동물병원이 심장사상충예방약 판매 내역을 EVET에 기록한들, 약국을 통한 오남용은 줄일 수 없다.

반려동물 임상에서 ‘EVET 의무화는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규제를 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부·산하단체 의견수렴절차 거쳤다’ 해명..절차보다 실질적 홍보로 개선돼야

시행유예, 계도기간 설정, 과태료 처분 유예 등 추진

‘일선 동물병원의 동의도 없이 규제 신설을 받아들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세심하게 소통하고 홍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밀실에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 공개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EVET 의무화가 포함된 수의사법 개정안 입법예고 과정에서 전국 지부 및 산하단체에 공문으로 의견을 조회했으나 별다른 의견이 회신돼지 않았고, 법안이 국회에서 심의되던 2019년까지 진행된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에도 EVET 의무화 관련 내용이 사업계획에 포함됐지만 질의나 반대의견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수의 임상회원들이 EVET 의무화를 미리 알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이 같은 절차 자체의 문제도 지적된다.

지부나 산하단체로 공문을 전해도 해당 내용이 일선 회원들까지는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선 회원들의 규제와 직결된 중요 사안의 경우 행정적 절차만 거치기 보다 다각도의 홍보채널을 가동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허주형 차기 대한수의사회장 당선인도 “지부에 보낸 공문에 답변이 없었다고 하지만 지부에서도 일선 회원까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며 새 집행부에서는 대 회원 소통 운영을 개선할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수의사회는 일선 수의사회원 대상 홍보 부족과 EVET-전자차트(EMR) 연동이 미비한 점을 들어 시행유예나 계도기간 설정, 과태료 처분 유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주형 당선인이 보이콧까지 시사하며 전면 시행 보류 및 재협의를 선언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선방안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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