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구경거리로 취급하는 체험동물원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카라, 쥬쥬동물원 손해배상 청구 승소판결 기자회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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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가 16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정론관에서 쥬쥬동물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승소판결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체험동물원의 전시 형태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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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기자회견에는 박홍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와 서국화 변호사 및 카라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카라는 지난 2013년 10월 2일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테마동물원 쥬쥬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그러나 이듬해 5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쥬쥬에 대한 기소유예 및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소유예 판결을 받은 쥬쥬 측이 카라의 활동가들을 무고죄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2014년 7월의 일이었다. 동시에 쥬쥬는 카라에 대해 ‘비방 게시물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자 2015년 10월 카라에 대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약 4년의 걸친 카라와 쥬쥬의 법적공방은 올해 7월에서야 끝이 났다.

카라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무고죄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졌고, 쥬쥬의 항고에 대해서도 2015년 7월 항고기각으로 마무리됐다.

카라를 대상으로 진행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2016년 8월 쥬쥬가 패소했고, 연이어 항소했으나 올해 7월 18일 최종적으로 쥬쥬의 항소가 기각됐다.
  

카라 측은 “소송과정에서 그동안 반복해온 쥬쥬의 거짓된 주장에 대한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법원은 카라 활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점과 의혹에 대한 검증절차를 통해 제보내용의 진실성을 믿을 만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송은 동물원 동물의 복지 증진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가 동물원과 벌인 최초의 소송이었다”며 “이 소송에서 카라가 승리함으로써 이후 전시동물 복지개선 활동에 중요한 분기점과 단서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시민단체로써 동물권의 주장을 위해 결행했던 소송에서 동물들을 위해서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길고 힘든 과정이었다”며 “그럼에도 끝까지 제보자를 공개하지 않고 법적 쟁점을 이어왔고 단 한 차례도 밀리거나 타협하지 않고 전선에 섰으며 결국 승소했다. 우리들 뒤에 있는 동물들의 말 없는 응원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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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행동욕구를 가진 수달에게 주어진 단조로운 사육장)

  

“테마쥬쥬 동물원 및 그 외 체험동물원의 동물복지를 요구한다”

카라 측은 쥬쥬와의 법적 분쟁이 끝난 것을 소개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여전히 체험동물원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동물들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카라는 “여전히 모성애가 강한 오랑우탄 ‘오랑이’는 새끼를 안고 아스팔트 바닥에 전시되고 있고, 어린 새끼 ‘쥬랑이’는 오랑우탄으로서의 삶이 거의 박탈된 채 자라나고 있다. 사자는 지쳐 시멘트 바닥에 늘어져 있고, 사막여우는 모래 한 톨 없는 전시장에서 고스란히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다. 호랑이는 개집과 유사한 철물 구조물과 시멘트 바닥에서 더위를 이길 길이 없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무리생활을 하는 영특한 동물 바다코끼리는 좁은 수조에서 홀로 지낸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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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도의 기온 속 뜨거운 철장에 기대어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는 사자)

  

이어 “이러한 동물들의 고통이 우리나라 체험동물원에 일반적으로 만연되어 있다”며 “테마쥬쥬의 카라에 대한 민사소송이 기각된 기쁜 소식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지금도 난립되어 성업 중인 많은 체험동물원의 부적절한 사육 환경과 전시 행태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숙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라는 마지막으로 “동물원 동물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동물권 진영의 활동은 결국 여러 체험동물원의 전시 형태를 긍정적으로 개선하여 생태동물원을 지향하게 할 것이고,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과 상호 존중의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동물을 구경거리로 취급하는 체험동물원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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