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다 `개식용 종식 국제 컨퍼런스`

개식용 금지에 대해 최초로 논의의 장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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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물보호·복지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평가받는 ‘개식용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논의의 장이 최초로 펼쳐졌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이하 카라)가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이다.

8월 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 개식용 종식 국제컨퍼런스는 20년 넘게 진전 없이 제자리에서 답보 상태를 거듭하던 개식용 문제를 더 이상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시대요구적인 움직임’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고질적 동물학대의 온상 ‘개식용’ ▲개식용 산업에 대한 국내외 대응 활동 ▲개식용 산업 종식을 위한 대안 모색 등 3개 섹션으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이정미 의원, 앤드류 플럼블리 HSI 캠페인 매니저,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 전진경 카라 이사, 아담 파라스칸돌라 HSI 이사, 데지 유 중국 Vshine 사무총장, 서국화 변호사, 코니치앙 대만 SPCA 사무처장 등이 발표자로 나서 국내외 실정 및 해결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식용 문화가 존재하는 중국과 대만의 동물보호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 중국과 대만의 개식용 현실 및 금지 활동을 설명해 현실감을 더했으며, 국내 개농장 개들을 구출해 미국 등 해외로 입양 보내는 HSI 관계자들도 자신들의 경험을 직접 소개해 큰 관심을 받았다.

컨퍼런스 참석자는 개식용 반대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중국과 2001년 개도살 금지법이 통과됐으며 최근 개식용 금지법이 발의된 대만의 상황을 들은 뒤 “중국과 대만 모두 개식용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또한 개식용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 정도로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정계, 학계, 수의계,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했다. 동물복지국회포럼의 공동대표인 박홍근 국회의원과 포럼 회원인 한정애 국회의원을 비롯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를 비롯한 동단협 관계자 등이 컨퍼런스장을 찾았다.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제인구달(Jane Goodall)도 영상을 통해 이번 컨퍼런스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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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 참여도 돋보여

그간 개식용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수의계도 이번 컨퍼런스를 적극 지지했다.  손은필 서울시수의사회장,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강종일 전 한국동물병원협회장,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 등 수의계 인사들도 대거 행사장을 방문했다. 

미국 출장으로 인해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한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을 대신해 이기옥 대한수의사회 부회장도 행사장을 직접 찾았으며,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축사를 통해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를 꺼려했고, 전통이라는 이름속에서 아무도 과감하게 문제제기를 못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사회가 보다 바람직하게 변할 수 있는 시점이 온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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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VS 육견협회 반대 시위

한편, 이 날 컨퍼런스가 열린 서울역사박물관 1층 아주개홀은 약 300명 이상의 참관객들과 각종 언론사의 취재 인력으로 가득찼다. 사전 신청을 받았음에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에 앉아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정도였다. 또한 각 세션 후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도 질문과 건의사항이 끊임없이 제기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수의과대학의 동물실험 문제, 개식용 반대를 위한 국회의 적극적인 움직임 부족 등 날카로운 지적과 질문도 이어졌다. 

그러나 개식용 종식에 대한 아주개홀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컨퍼런스 장 밖에서는 이번 컨퍼런스에 반대하는 육견협회 관계자들의 항의 시위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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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람복지도 안 되는데 개복지가 웬 말이냐’, ‘동보단체 탄압에 사육농가 다 죽는다’, ‘동보단체는 각성하라, 개 사육자도 국민이다’, ‘개고기 합법화 하라’, 왜곡보도 일삼는 언론부터 박살내자’ 등의 피켓을 들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육견협회 관계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기조발제자로 참여한 이정미 의원(정의당,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에게 항의하듯 ‘정의당 해산하라’, ‘정의당은 개 사육농장들의 피눈물이 보이지 않는가’ 등을 외치며 정의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일부 육견협회 관계자는 정의당 당사를 항의 방문했으며, 컨퍼런스 며칠 전부터 이정미 의원실로 항의 전화를 했다.

하지만, 사전 집회 신청을 하지 않은 관계로 종로 경찰서로부터 제재를 받고 더 이상 집회를 진행하지 못한채 자리를 지키다 컨퍼런스가 종료되기 전 모두 자리를 떴다.

임순례 카라 대표는 “국제 컨퍼런스 한 번으로 개식용 근절에 대한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리라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지속적인 토론의 장과 다양한 연대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합의를 도출해내어 종국에는 개식용 금지, 반려동물 식용 금지를 통해 한국 동물복지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자 하는 것이 카라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개식용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다 `개식용 종식 국제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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