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 식용 문제,생명권 관점에서 보호해야 ―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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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아침 한통의 문자가 왔다.

“오늘 초복 보양식 드시고 올 여름 건강 하세요”

해마다 복날만 되면 받은 문자를 보면서 개고기 식용 찬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수의사로서 생각이 참 많아진다.

“사람들은 어떻게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을까?”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조용한 산사에서 명상을 하거나, 에어콘이나 선풍기 등 냉방 기구에 도움을 받아 방안에서 더위를 물리치거나. 산이나 바다로 더위를 피해 피서를 떠나거나,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자장가 삼아 낮잠을 즐기거나, 이열치열로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아이스크림이나 냉면 같은 시원한 음식을 먹고 더위를 물리치는 등 여러 방법들을 동원 한다.

뜨거운 여름나기만큼 이나 개고기 식용 찬반 의견 논쟁은 뜨거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프랑스 여배우가 한국에서는 여름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먹는다고 야만스럽다 라고 비난했을 때, 한국 사회는 생명 존중이라는 생명권 접근 보다는 우리민족의 전통 문화 자존감을 비하 시킨 점에서 그 반작용으로 인해 개고기 식용 문제가 도리어 국회에서 합법화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난 적도 있다.

개고기 식용 합법화 의견에 찬성 입장을 들어보면..

첫째 “우리 민족 전통적으로 내려온 음식문화인데 무엇이 문제 인가?”

둘째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적이고 비위생적인 도축 시설과 유통과정을 위생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개선하여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면 된다”는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다.

개고기는 우리나라만의 전통 음식이 아니라 서구에서도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의 공급원 역할을 하는 먹거리로 이용 되었지만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동물복지와 생명권의 향상으로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이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 등 몇몇 국가에서만 전통 음식이라는 이름하에 사육/유통/공급 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공급되기 위해 기르고 있는 개들의 사육 환경을 보면 마음껏 뛰어다니며 운동할 수 있는 공간에서 사육되지 못하고 2~3마리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사육된다.

그러다보니 움직임에 제한이 있고, 겨우 앉았다 일어서거나 제자리에서 빙빙돌 수 밖에 없다. 그런 울타리에 적게는 몇 십마리 부터 많게는 1000여마리를 집단적으로 가두어 사육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전염병 감염 노출, 스트레스 증가는 물론, 자가 진료라는 수의사법을 악용해 수의사 처방 없이 과량의 스테로이드, 성장 호르몬제, 항생제를 무한정 반복 투약하는 일도 벌어진다.

위생적인 방법으로 사육, 도축 그리고 합법적으로 유통한다 해도 빠른 성장을 위해 성장 호르몬제 투약과 항생제 내성이 된 그리고 스트레스에 만연된 개 고기가 정말로 사람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로써 정력을 높여주고 미용에 도움을 주는 참 좋은 식품일까?

아니다. 이런 개고기를 먹게 되면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도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 참 걱정이 많이 된다.

 

개 식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닭, 돼지, 소등에 비해 개가 다른 동물 보다 존엄 하거나 가치 있는 동물이여서가 아니다.

개는 1만 2,000~1만 4,000년 전 유라시아에서 기원하여, 적어도 1만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왔으며, 인간은 개에게 먹이와 안식처를 주었고 개는 인간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인간과 개는 서로 정서적으로 의존하며 성장해왔고, 이해관계와 애정의 결속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수세기에 걸쳐 점점 견고해졌으며, 이처럼 인간과 오랜 세월동안 정서적으로 더 가깝고 친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전통문화와 관습도 시대 상황에 따라 발전 하거나 사라지게 된다.

오랫동안 당연시 되었던 가부장적인 관습들이 지금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고, 젖먹이 갓 난 애가 있는 공공장소에서도 스스럼없이 흡연을 했지만 지금은 식당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파트에서도 흡연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고 문화가 된 것처럼 동물을 죽여서 먹는 육식문화도 사실 당연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 개고기를 먹는 거라면 기술과학의 발달로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줄 영양제나 건강식들이 이미 매우 발달 되어있다.

농경시대부터 단백질 공급원으로 먹었던 전통 음식이었다고 해도, 현재는 기업형으로 개를 집단 사육 하면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로 범벅이된 개고기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정력과 미용에 도움이 되는 안전한 음식이 아니다.

천만 반려인 시대에 개고기를 먹는 일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동물보호와 생명권 차원에서 개 고기 식용 문제는 전통 음식문화가 아닌 생명권관점에서 보호해야 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개식용 문제는 단순한 전통 음식이라는 먹거리 문제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와 우리사회가 동물보호와 생명 존중이라는 건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다.

김재영 프로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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